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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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미국 경제가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저금리와 약(弱)달러 기조가 이어지는 속에서 제조업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제조업 회복기를 감안하면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인 증시에 추가적인 상승 기대감까지 남겨뒀다.

지난주 미국 고용시장은 선행지표인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57만6,000건으로 전주 대비 19만3,000건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3월 14일 25만6,000건 이후 최저치다. 미국 내 고용상황이 나아지면서 경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덜어냈다. 미국 노동 통계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6%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 컨센서스(0.5%)를 상회했지만, 계절적·산업 영향에 큰 에너지 부문이 상승을 주도해 실질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낮아졌다.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9.8%를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5.8%)를 크게 웃돌으며 소비심리 회복을 가리켰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1인당 1,400달러 지급한 재난지원금 효과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매 판매 업태별로는 의류점 18.3%, 백화점 13.0%, 레스토랑 13.4% 등 대면서비스업에서 크게 증가해 경제 정상화에 속도를 냈다.

미국 내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각종 경제 지표는 이미 미국 경제 정상화를 가르키고 있지만, 장기금리가 하락하고 약달러 지속, 부진한 제조업황 회복 등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19일 오후 3시 기준 미 국채(10년물) 금리는 1.571%로 전일 대비 0.12% 하락했다. 연초 2%를 향해 달려가던 상승하던 랠리와 사뭇 다른 풍경이다. 경제 성장률에 비례해 금리가 상승해야만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하락 안정세를 걷고 있다. 또한 미국 달러화는 경기 상승 중에도 약달러가 지속되고 있다.

출처=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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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이러한 미국 경제 가시화 속에서 3가지 수수께끼로 △경제지표 빅 서프라이즈에도 금리가 하락하는 이유 △강한 미국 경기사이클에도 달러화 강세 주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제조업 생산활동 등을 꼽았다.

박상현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의 잇따른 빅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시중 금리 하락원인으로 수급요인, 경제 및 물가 지표의 선반영 영향, 코로나19 백신 공급 차질, 경기 모멘텀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경기가 반등 모멘텀의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견해와는 다소 다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3월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소매판매 호조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며, 일시적으로 경제지표와 금리 간 괴리현상이 나타나지만 점차 해소될 것으로 바라봤다. 또 물가 압력이 2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금리상승 폭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달러화도 4월부터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통상적으로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 달러화가 상승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금리 하락과 정책 기대감 소멸, 유로화 가치 반등 등에 영향을 받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박 연구원은 향후 달러화가 뚜렷한 추세를 가지고 움직이기보다 박스권 내 등락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 스마일 상의 달러는 강달러 현상이 나타나는 양극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극단의 안전자산 선호도 아니고 미국 경제 호황을 바탕으로 한 긴축기조 국면도 아닌 중립적 위치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또 이러한 달러화 위치는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각종 선행 지표 호조에도 실제 제조업 생산활동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괴리는 업종별 차별화 현상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미국 내 제조업 활동이 IT 등 하이테크업종과 비(非)하이테크업종 간 차별화 현상이 충분히 해소되지 못하면서 빠른 생산활동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밑도는 설비가동률이 미 연준의 물가 압력 상쇄 현상을 지지하는 지표로, 고용시장과 제조업 활동에 있는 슬랙(유휴 여력)은 비용상승 물가 압력이 우려 만큼 크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각종 제조업 업황 서베이 지수가 수십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제조업 산업지수 및 설비가동률은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미국 경제 호조 속에서 수수께끼 같은 현상도 동시에 가시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