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의 힘> 윤갑석 지음, 오랜 기억 펴냄.

지금은 ‘초저금리 시대’이면서 매년 수백조 원의 돈이 풀리는 ‘돈의 홍수시대’이다. 하지만, 정작 쓸 수 있는 돈은 부족한 시대이기도 하다. 빨라지는 돈의 가치하락 속도만큼 내 주머니의 돈도 줄어든다. 이 때문에라도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책 속 ‘왜 부동산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한가?’라는 부분에 저자의 생각이 압축돼 있다. 내용을 요약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정부는 돈을 계속 풀 것이다. 돈이 무한정 풀리다 보니 돈의 값어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편 부동산 투자가 위험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지금 부동산 가격이 꼭지에 도달했다고도 한다. 그러나 돈의 가치가 이렇게 빨리 떨어지면 부동산보다 현금이 더 위험할 수 있다.

앞으로도 집값의 오르내림과는 상관없이 거주에 들어가는 비용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오르는 전셋값, 전세의 월세로의 전환은 시대의 큰 흐름이다. 개인들의 입장에서는 매월 지급하는 월세가 은행 대출이자보다 높아지면 집을 구매하게 될 것이다.

개인들은 전 재산의 75~80% 정도를 부동산에 묻어둔다. 만약 전세로 산다면 재산을 ‘사용이익’만을 목적으로 투입하는 것이다. 집을 구매하여 실거주를 한다면 ‘사용이익’과 ‘처분이익’을 함께 기대하는 것이다. 두 경우는 투자의 방법과 관심범위에서 완전히 차이가 난다.

지금까지 부동산은 사 놓기만 하면 수십 배씩 올랐다. 1969년 340만 원에 분양된 한강맨션 27평형은 현재 시세가 26억원 정도다. 50년 동안 75배 급등했다. 1970년 1월 29일 택지개발을 통해 여의도 택지를 분양했는데 전체 물량의 1.4%만 분양됐다. 언론은 “분양가가 너무 비쌌다”고 지적했다. 당시 분양가는 평당 1만~1만 2000원이었다. 지금은 평당 1억 원이다. 1000배 이상 올랐다.

부동산은 계속 오를까? 그렇지는 않다. 간과할 수 없는 변화가 생겼다. 폴 몰런드는 <인구의 힘>에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고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인구”라고 강조했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 도래했다는 것이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어들면 주택 수요가 줄어 집값이 하락하게 될까? 그렇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인구수가 아니라 세대수이다. 현재도 자발적으로 1인 가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당분간 주택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주택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다. 역세권, 중소형, 대단지 아파트는 인기가 꾸준할 것이다. 아파트 거주 가구는 2000년 전체의 36.6%에서 2019년 51.1%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자금 여력이 없는 젊은 층과 다세대 주택 거주자들을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의 수요가 확실하게 뒷받침될 것이다.

2019년과 2020년 집값이 정점이라고 판단하여 주택을 매도한 후 전세나 월세로 살면서 현금을 보유하고 있던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매도 후 집값이 50~60% 상승했다.

집값 변동은 빅데이터로 정확히 분석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의 예측이 항상 맞는 것도 아니다. 집은 능력만 된다면 전세보다 자가(自家)가 좋다. 집은 투자의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가족의 안정과 평안을 위한 보금자리 역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