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양양공항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이가영 기자
한적한 양양공항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이가영 기자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국내선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지방공항도 수혜를 입을지 주목된다. 오랫동안 적자에 시달리던 지방공항 입장에서는 기대가 커질 수 밖에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상춘객 수요에 따른 반짝 수요 증가일 뿐이지 실제 수익성 제고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너도나도 국내선 늘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선 노선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코로나19로 국제선이 대부분 막히면서 차선책인 국내선으로 수익성 제고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제주 취항편은 크게 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제주 기점 항공편(출발·도착 합산)은 3일 495, 4일 500편, 5일 484편, 6일 477편, 7일 470편, 8일 489편, 9일 499편 등 일평균 487편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같은 기간 488편 수준까지 회복한 수치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해의 경우 226편으로 이상 줄어 반토막 이하로 줄어든 바 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증편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대한항공은 김포·부산·광주·청주발 제주노선을 일 평균 39편, 아시아나항공 약 57.6편을 운항하고 있다. 이 가운데 4월 들어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LCC들은  2019년 대비 10~30편가량 항공편을 늘렸다. 

제주 뿐 아니라 여타 국내선도 속속 늘어나는 추세다. 제주항공은 오는 29일부터 무안~제주 노선에 주 2회 부정기 운항을 시작한다. 무안공항의 제주노선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전면 중단된 바 있다. 이용객 추이에 따라 정기선 전환과 증편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진에어는 최근 하계 운항 스케줄을 계획하면서 국제선과 국내선 노선을 각각 6개, 14개로 확정했다. 다만 운항 편수는 지난해 11월 계획된 동계 운항 보다 김포~제주는 14회, 김포~울산은 7회 증편했다. 

티웨이항공은 ▲김포~제주 ▲대구~제주 ▲부산~제주 ▲광주~제주 ▲청주~제주 ▲김포~부산 등 기존 6개 국내선에 지난 2일부터는 부산~양양, 광주~양양 등 2개 노선 운항에도 나섰다. 티웨이항공이 올해 1월 4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양양 노선을 중단한지 약 90일 만이다. 아울러 대구, 청주 등 지방공항 노선과 김포~부산 노선 운항 편수를 늘렸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28일 울산~김포, 울산~제주 등 울산 노선을 중심으로 국내선 증편에 나서고 있다. 부산~김포, 김포~제주 노선도 임시편을 추가 편성했다. 신생항공사 에어로케이 또한 오는 15일 청주~제주 노선의 첫 정기편 운항에 들어간다. 

출처=각사
출처=각사

지방공항 수요 ‘반짝’ 그쳐… 비인기 노선 중단도

항공업계가 국내선 확대에 사활을 걸면서 지방공항 활성화로 연결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사들이 이익이 적은 지방 노선을 우선적으로 중단시키면서 지방공항들은 직격타를 맞았다. 시설은 운영됐지만 여객기를 이용하는 고객은 사실상 전무했던 탓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사들이 국내선 영업에 집중하면서 지방공항 수요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무착륙 관광비행을 지방 공항까지 확대하겠다 밝힌 점도 지방 공항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는 김포공항 국제선 시설을 대상으로 무착륙 관광비행을 위한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해공항과 대구공항의 실사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이르면 내달 중 지방공항의 무착륙 관광비행이 개시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방공항 활성화로 연결짓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요 증가가 일시적일 것으로 보여서다. 날씨가 따뜻해지며 국내선 여행 수요는 늘었지만 다시 확산세를 띄고 있는 코로나19 때문이다.  또한 국내선 출혈경쟁이 격화하고 있어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항공사들이 비인기 지방노선 정리에 나설 것이란 시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의 경우 비인기 국내선의 경우 폐지하기도 했다”며 “항공기를 세워두는 것 보다 나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비인기 노선이라도 취항·유지해왔지만 출혈 경쟁으로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정리하는 곳들이 속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방공항 활성화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