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치킨 매장. 출처=bhc
bhc치킨 매장. 출처=bhc

[이코노믹리뷰=이정민 기자] 프랜차이즈업계가 위생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안전관리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프랜차이즈 업체 식품위생법 위반 논란이 지속된 가운데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음식점 위생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서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위생 시스템 개선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하고, '안전 사각지대' 오명의 뿌리를 뽑겠단 각오다.

8일 관련 업계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위생등급 획득에 사활을 걸고 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은 최근 위생 서비스 질 개선을 통해 2일 기준 총 408개 매장 중 195개 매장이 매우 우수, 우수 등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129개 매장에서 불과 4개월여만에 70여개를 추가 획득한 것이다. 롯데리아도 지난해 115개 매장에서 최근 20여개 매장이 추가 인증을 완료했다. 이밖에 맥도날드가 49개, 맘스터치는 20개 매장이 등급을 받아, 위생등급제 평가 참여로 인증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피자업계의 경우 도미노피자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자체 위생 감사제도인 'OER(Operations Evaluation Report)' 시스템을 운영해 제품별 유통기한과 냉장·냉동고 규정온도 준수 등 식자재 신선도 유지 및 위생 관리를 강화하고 있고,  전체 466개 매장 중 이날 기준 436개(약 94%) 매장이 모두 음식점 위생등급제 '매우 우수' 등급을 받는데 성공했다. 이달 말까지 남은 모든 매장 평가를 완료할 예정이다. 그 뒤로 피자헛 29개, 피자알볼로 6개 등으로 나타났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도 위생 시스템 재정비에 돌입하고 있다. bhc치킨은 최근 가맹점별 음식점 위생등급을 추진, 현재까지 270여개 매장이 심사를 통과했다. 올해 초 위생등급제 인증을 받은 매장 수가 전체 1500여개 중 7개로 인증률 약 0.4%에 불과했으나 2개월만에 18%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나머지 매장들에 대한 등급 심사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아울러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전 가맹점 '클린 위크(Clean week)'를 실시하며 위생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 대한 세부 점검을 진행했고, 가맹본부도 위생등급을 획득한 가맹점에게 별도의 인증패, 홍보물, 판촉물, 스티커 등을 지원하며 위생증진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 최근 위생등급 획득 매장 수를 지난해 30여개에서 62개까지 늘렸다. 

위생등급제. 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위생등급제. 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날아오른 배달시장에 가맹점 수 폭증...위생 관리 시스템 결함 '수면 위'

위생등급제는 식약처가 음식점의 위생을 높이고 식중독예방과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해 2017년 5월 도입한 제도다. 식품위생법령 평가 항목을 현장 평가해 점수에 따라 '매우 우수(별3개)', '우수(별2개)', '좋음(별1개)' 등 3단계 등급을 부여한다. 

하지만 이는 업계 내 위생 문제 해소로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해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3년간 치킨과 햄버거 프랜차이즈 가맹업체의 경우 식품위생법 위반이 각각 425건, 391건으로 총 826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위생 기준 위반 및 위생 취급기준 위반과 이물 혼입 등이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복통, 구토, 식중독, 설사 등 위해정보도 증가했다. 

깊어진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뒤늦게 가맹점을 대상으로 위생 교육 체계화하는 등 시스템을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선 위생등급제 인증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코로나19 속 식품 및 외식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프랜차이즈 업체 대부분은 가맹점 매장 수를 늘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한 비대면 기조가 강화되면서 음식배달이 대세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월 기준 온라인쇼핑 중 음식서비스 상품군 거래 규모는 2조1,988억원으로 전년(1조518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5404개로 전년보다 612개(12.8%)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속 배달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맹점 수를 늘린 탓에 그간의 위생 시스템 결함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체계적인 위생 시스템 구축없이 가맹점 수를 급격히 늘리면서 위생등급제 인증이 지체된 것이다. 특히 위생등급제는 가맹점주들이 직접 신청해야하고 심사 기준도 까다로워 이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가맹점주가 많아 설득에 어려움이 있다. 그간 안전 및 위생등급제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지 않아 소비자들과 신뢰 제고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인지도 향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게다가 배달 특화 매장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위생 사각지대'가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친다.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이 없다는 배달 전문 매장의 특성상 일반 매장에 비해 위생 관리에 소홀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 비위생적 식재료 관리 및 해충 방지 시설 등 매장 청결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프랜차이즈업계는 보다 안전한 외식문화 조성을 위해 각 매장의 위생 수준을 높이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근 '안심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위생등급 보유 매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올해부터 음식 배달을 위한 포장지 등에 위생등급 지정 사실 표시하거나 광고할 수 있어 매출과 직결되는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장 내부와 외부에도 위생등급 지정 표시물 게시할 수 있게 돼 참여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가 늘어나면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에 있어 결함을 통감하고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점주들에 대한 위생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교육 동영상 및 점검 체제 마련을 위해 지난해부터 힘쓰고 있고 올해 시스템 확립에 집중하며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