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부동산 관련 플랫폼을 찾다가 우연히 열어보게 된 ‘부동산 플래닛’. 직방, 다방 등 부동산 플랫폼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플래닛’이 가지고 있는 차별성을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이 궁금증을 해결해 줄 정수민 대표를 만나 창업부터 목표까지 물었다.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사람은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편리함 찾다 창업으로

‘부동산 플래닛’을 이끌고 있는 정수민 대표는 무역과 국제경영학을 전공하고 학사행정 업무를 맡아 일을 시작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행정업무에 대한 지루함이 들던 2001년 경 벤처붐이 일었다. 관심이 있던 IT기업으로 갈 방법을 고민하다 정규 석사과정을 원격교육으로 제공하는 e-러닝 업체에 입사해 사업부 팀장을 거쳐, TF팀으로 발탁되면서 오래된 시스템을 차세대 시스템으로 개발하는데 참여도 했다. 이후 부동산 실무를 배우기 위해 오피스 빌딩 컨설팅 업체로 이직하면서 자연스럽게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람은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부동산 플랫폼을 개발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편리함과 효율성이었다. 그동안 고객들이 원하는 지역 또는 요구사항을 얘기하면, 직접 조사하고 분석해 자료를 보기 쉽게 작성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정보를 취득하기 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지불돼야 하는 데이터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생명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빨리 자료를 받고 싶어 하니 ‘시간적인 효율화를 어떻게 하면 만들어 낼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플랫폼을 개발하는 시작점이 됐다. 이처럼 정 대표가 고민하는 것들이 부동산업계나 자료를 요청하는 기업, 건물주 등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으로, 의사 결정 도구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서비스로 제공을 하다가, ‘부동산 플래닛’ 플랫폼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됐다.

상업용 부동산, 맞춤형 데이터 제공할 것

‘부동산 플래닛’ 개발시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정보는 점점 더 좋아지는데, 부동산플래닛 플랫폼에서의 수익 모델은 광고모델 즉, 매물 등록비 등을 받는 그런 모델 밖에는 사실 없는 것 같았다. 정 대표는 “우리도 공인중개사들에게 영업을 해 회원가입을 시켜야하나 이런 고민도 많이 했다”며 “그러나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가 잘 하는 것은 데이터를 조사하고, 가공하고, 의미 있는 정보에 조금 더 취중해서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것에 집중을 했고 또 앞으로도 지금 구축된 것으로 새로운 가공 데이터를 만들어서 제공을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공공데이터 기반이었다면, 몇 해 동안 쌓인 데이터들이 있고, 그 데이터와 기존에 오프라인 회사에서 가지고 있던 발품 데이터를 결합해서 세상에서는 구하기 힘든, 회사 나름대로의 고급데이터 만들어서 구독 모델로 하고 유료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기존 회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상당하다. 공공데이터 수준이 아닌 현장을 찾아 분석한 데이터다”라며 “일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부동산이 거시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개별 자산의 히스토리 등 부분이 중요한데 이런 데이터는 얻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개별 빌딩의 히스토리를 5년 동안 쌓았고 가령, 어떤 빌딩이 손바뀜이 일어났을 때 어떤 기관투자자가 매입을 했을 때 임대료가 많이 오르더라, 아니면 이 빌딩의 건물주는 매년 임대료를 올리는 느낌이더라, 또는 동일한 조건으로 연장하는 곳이더라 하는 소소한 데이터부터, 어떻게 이전을 하고 있는지 등 다방면의 데이터를 다 모았고, 여기에 공공데이터를 가미해서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는 “일을 해보니 동일한 데이터라고 하더라도 임차인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건물주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 투자자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가 다르다. 제공하려고 하는 서비스는 각각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부동산 플래닛, 차별성은 ‘상업용’

직방·다방·피터팬의좋은방구하기 등은 주거용에 강점을 갖고 있는 플랫폼이다. 부동산 플래닛은 상업용 부동산 플랫폼으로 타깃팅 되어 있다. 상업용 부동산이라고 하면 대다수가 상가만 생각하는데, 오피스, 상가, 리테일, 호텔, 물류, 기업이 운영하는 임대주택 등이 상업용 부동산에 속한다. 그는 “어떻게 보면 B2C냐 B2B냐 이런 차이로 이해하면 된다. 우리는 개인이라고 하더라도 타깃층이 약간 다르다”고 설명했다. 질문 내용 중에 “상가, 아파트, 연립 이렇게 구분이 돼 있으면 편리한데 왜 지도에 한번에 다 올려서 혼란스럽다. 안그래도 보기 힘든데”라는 질문이 많다. 그런데 상업용 부동산을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토지라는 것은 한정된 자원이고, 그 토지에 어떤 건물을 지었을 때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관련된 정책이라든지 정부의 규제나 사회의 전반적인 트렌드에 따라서 토지위에 호텔, 상가, 오피스 등이 지어진다. 우리는 토지를 자원으로 해서 땅이 중요하고, 그 땅에 뭘 지어야지, 또 가장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는 것이 상업용 부동산 쪽 일이기 때문에 그들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창업에 나선지 1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창업당시 플랫폼 사업자는 아니었고, 오프라인 업체였다. 정 대표는 “돈을 벌려면 제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팔아야 하는데 우리는 제품이 부동산이었고, 부동산 서비스가 능력이었다”며 “적어도 서비스를 하려면 제품에 대해 잘 알아야 했다. 그래야 좋은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단순히 매물을 매칭하는 중개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개별 부동산 하나에 대해 많은 정보를 구축했다. 처음에는 전부 발품을 팔아야했기 때문에 절대적 시간과 체력 등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 있는 서울 주요빌딩이 3,000~5,000개 정도. 나머지 다 해서 10만개 정도 있는데 빌딩 3,000개 정도를 정말 면밀히 공부를 하면 부가가치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데이터 업데이트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히스토리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매월 주요 빌딩에 대해서는 현재 시점의 데이터를 마감 처리해서 월별, 연도별, 시계열 자료가 가능하도록 엑셀로 등으로 구축했다. 앞을 보고 2013년에 이 데이터를 전산화하면서 내부 전산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해외 상업용 부동산 사이트를 철저히 벤치마킹 하면서 상업용 플랫폼까지 갈 수 있었다. 현재 베이스는 공공데이터고 이제부터 발품 데이터가 결합되면서 유료 서비스가 만들어 질 예정이다. 그는 “회사가 만든 데이터를 다른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며 “의미 있는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AI기술, 분석기술을 계속 R&D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기관투자자나 전문 투자자 대상의 유료서비스를 실시하고 일반인들한테는 좀 더 쉽게 만들어 제공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확신과 신념을 가져라

처음 오프라인 회사에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봤다. 누가 상업용 부동산에 관심이나 가지겠냐. 신뢰도는 얼마나 되겠냐 하는 얘기였다. 막상 만들어 냈다고 해서 돈도 안 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대다수였다. 그는 “이런 비슷한 플랫폼을 준비하는 분들도 같은 얘기를 들을 것이다. 모르는 영역이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신념을 가지고 포기하지 말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의 아마존 같은 회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오픈된 정보보다 더 고급정보들을 효율적인 비용으로 만드는 것이 1차 목표이고, 2차로는 이것과 관련된 오프라인 서비스를 부동산과 연계해 상업용부동산 개발, 취득, 보유, 처분까지 일련의 과정을 해 줄 수 있는 서비스 구축이 최종 목표다. 또한, 정 대표 개인적으로는 데이터를 분석·예측할 수 있는 AI기술 등 세상에 나와 있는 기술을 잘 활용하는 회사, 또 잘 쓸 수 있게 공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부동산 업계의 서비스가 생각만큼 선진화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