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에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상반기 S 시리즈, 하반기 노트 시리즈를 출시하는 패턴이 사라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에 주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갤럭시S21 FE 렌더링 이미지. 출처=렛츠고디지털
갤럭시S21 FE 렌더링 이미지. 출처=렛츠고디지털

경고음 커진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8일 미국 시장에서 갤럭시S21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밝혔다. 출시 후 4주간 기록한 판매량이 전작의 3배를 넘는다는 설명이다. 2019년 갤럭시S10의 대성공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애플의 홈그라운드인 미국에서 갤럭시S21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삼성전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실제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은 약 7994만2700대의 아이폰을 출하해 시장 1위에 올랐으나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는 6211만7000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애플에 이어 2위로 밀렸다. 전년 대비 출하량은 11.8%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시장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여전히 점유율 1위지만 20% 선이 무너지며 위기감이 커지는 중이다.

화웨이가 미국의 압박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물론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그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월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포가 21%의 점유율로 1위, 비보가 18%의 점유율로 2위, 화웨이와 애플이 17%의 점유율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점유율이 하락했으나 그 반사이익은 삼성전자가 아닌 오포 등이 흡수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예상 랜더링 이미지. 출처=렛츠고디지털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예상 랜더링 이미지. 출처=렛츠고디지털

프리미엄 반전 카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신화에 경고등이 들어온 가운데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반격 카드는 '라인업 교체'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갤럭시노트 시리즈 단종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17일 주주총회를 통해 갤럭시노트 시리즈 단종은 없을 것이라 선언했다. 그러나 하반기 갤럭시노트21 출시를 두고는 여지를 남겼다. "하반기 갤럭시노트 출시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상반기에 S 시리즈를, 하반기에 S펜으로 무장한 스타일러스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를 출시한 바 있다. S 시리즈가 순수 프리미엄 스마트폰 콘셉이라면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S펜과 넓은 디스플레이를 자랑하는 패블릿 스마트폰 콘셉이다.

다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전반적으로 대화면 디스플레이 트렌드로 변하며 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경계가 모호해졌고, 올해 상반기 갤럭시S21 울트라에 S펜이 전격 지원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굳이 상하반기 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나눠 출시할 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언팩을 통해 갤럭시S21 FE 5G를 출시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8일 외신 등을 통해 삼성전자의 올해 신제품 출시 일정 일부가 유출된 가운데 8월 갤럭시 S21 FE 언팩이 잡혀있는 것도 이러한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통상적으로 8월은 갤럭시노트 공개일이다.

일각에서는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상반기 갤럭시S 시리즈를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하드웨어 폼팩터 변화를 통해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2 등 다양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전략이다. 상반기 갤럭시S 시리즈 최상위 라인업에 S펜을 지원하고 하반기 폴더블 스마트폰 일부에도 S펜을 탑재시키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를 바탕으로 상반기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 플립 시리즈를 동시에 출시하고 하반기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상반기 S 시리즈, 하반기 폴더블 시리즈로 출시 라인업을 확립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언팩의 숫자를 줄이는 한편 일반 프리미엄 라인업과 폴더블 출시를 분리시키며 제품에 대한 확실한 집중도를 담보하는 전략이 유력하다.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서 갤럭시A가 공개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서 갤럭시A가 공개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중저가 A 시리즈, 기초체력 중요하다

애플이 아이폰이라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매출만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수익 80%를 가져가는 것처럼, 시장에서 실제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영역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다만 전체 시장 주도권을 보장하는 것은 중저가 라인업이기 때문에 각 제조사들의 경쟁 역시 치열하게 벌어지는 추세다.

삼성전자도 승부를 걸었다.

삼성전자가 17일 온라인을 통해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Samsung Galaxy Awesome Unpacked)을 열고, 신형 갤럭시 A 시리즈 스마트폰 3종을 전격 공개했다.

주인공은 갤럭시 A52, 갤럭시 A52 5G, 갤럭시 A72다. 6400만 화소 렌즈를 포함한 후면 쿼드 카메라와 슈퍼 아몰레드(Super AMOLED) 디스플레이, 대용량 배터리, 방수방진을 지원하며 노트PC, 태블릿, 웨어러블 등의 갤럭시 기기와 쉽게 연동될 뿐 아니라 뮤직 쉐어(Music Share), 버즈 투게더(Buds Together), 프라이빗 쉐어(Private Share) 등으로 무장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은 "삼성전자는 최첨단 기술을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혁신 기술의 대중화를 선도해 왔다"며 "갤럭시 A52·A52 5G·갤럭시 A72는 소비자들이 원하고 기대하는 최신 혁신과 강력한 기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삼성의 의지를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중저가 라인업에서 보기 어려운 초고화질 카메라와 최대 120Hz 고주사율 지원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스펙이 다수 중저가 A 시리즈에 녹아든 분위기다. 이를 바탕으로 MZ세대를 겨냥하는 한편 중저가 라인업을 넘어 ‘가성비 시장’을 노린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