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흡연자를 위한 영양캔디를 만들고 있는 ‘빅애프터’의 김근호 대표는 창업관련 컨설팅을 요청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런데 의외로 김 대표의 대답은 단호했다. “후회만 하지 말라”는 것. 우여곡절 끝에 현재 ‘빅애프터’를 창업한 그가 왜 이런 얘기를 했는지 들어볼 수 있었다.

빅애프터 김근호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빅애프터 김근호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첫 창업 ‘패션잡지’...실패 두렵지 않았다

김근호 대표는 이제 막 30살이 된 젊은 CEO다. 하지만 창업 경력은 무려 5년이나 된다. 2년 전부터 시작한 흡연자를 위한 영양캔디를 생산·판매하기 이전까지는 패션잡지를 발행한 발행인이자 대표였다. 군 생활을 하면서 취미생활로 패션잡지를 접했던 것이 유일한 낙이었고, 이는 곧 자신의 취업 목표가 됐다. 하지만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패션 쪽과는 전혀 연결고리도 커리어도 없었다. 여러 번 면접도 봤고 인턴으로 지원도 해봤지만 취업의 문을 열지 못했다. 그래서 스스로 패션분야 커리어를 쌓아 보자는 생각으로, 창업한 것이 온라인 패션 매거진 ‘아이템’이었다. 이런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패션 업계로의 취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런 노력 때문이었을까? 1차 서류 전형에서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회사에서 면접 기회가 왔다. 결과는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낙방’이었다.  김근호 대표는 “이후부터 취업 도전을 못하겠더라. 그래서 온라인으로만 진행했던 매거진을 지면으로 발간해 전국 대형 서점에 출간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곳간에 곡식이 없으니 아르바이트 등으로 비용을 충당하면서 운영을 이어갔다. 하지만 4호까지가 한계였다. 그렇다고 매거진에서 완전히 손을 떼진 못했다. 김 대표는 “패션 매거진을 만들어 수익금을 기부하자는 프로젝트를 기획해 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모았더니 50여명이 되더라. 그들이 각 1페이지씩 맡아 글을 썼고, 판매를 해 나온 수익은 기부를 했다. 당연히 수익은 ‘제로’. 솔직히 말해 적자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첫 창업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빅애프터 김근호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빅애프터 김근호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흡연, 막을 수 없다면...” 의문이 제품 탄생 배경

김 대표는 패션 매거진 창업 실패를 ‘타산지석’ 삼아 온라인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를 공동창업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각자의 길로 갈라섰고, 국내에서 아이템을 찾던 중 ‘영양제’에 눈을 뜨게 됐다. 특히 그는 자신 주변의 흡연자를 보면서 담배 사업은 정말 잘 되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흡연자들에게 진짜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이 무엇일까” 항상 되짚어 물었다. 한번은 엄청나게 골초인 친구를 보면서 이러다 죽겠구나 싶어 금연과 관련된 제품을 선물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흡연자들의 라이프를 개선해 줄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고 ‘흡연자를 위한 영양제를 만들자’라는 콘셉트로 ‘빅애프터’를 창업하게 됐다. 애프터는 ‘이후’라는 뜻도 있지만 흡연자들 사이에서의 ‘식후 땡’ 개념도 담겨있다. 사명인 ‘빅애프터’는 더 큰 다음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가겠다하는 취지로 브랜드화 했다.

회사의 슬로건 역시 ‘더 큰 다음을 생각합니다’이다. 아직은 사업 초기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는, 최근 시드머니(투자를 위한 종잣돈) 투자를 받으면서 다음 라인업들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금 우리의 제품을 좋아해 주는 단골들이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단계이고 훨씬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나가는 그때부터가 본격적인 사업의 시작이 아닐까한다”고 말했다.

절실함과 성실함으로 제품 개발 성공

그가 처음 흡연자를 위한 영양제를 만들겠다는 생각만 했을 때는 정말 막연했다. 영양제를 만드는 방법,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조차도 아예 몰랐으니 말이다. 그나마 자신 있는, 늘 하던 방식대로 공장리스트를 뽑고, 직접 발로 뛰면서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 당시 방문했던 공장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흡연자를 위한 영양제는 세상에 없다. 안하는게 아니라, 없어서 못한다’라는 식으로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김 대표는 “3개월을 돌아다닌 끝에 한 공장으로부터 흡연자용 원료 특허를 획득한 교수님의 연락처를 받아 무작정 찾아갔고 꾸준한 설득 끝에 진심을 알아보시고 원료 사용을 승인해 주셨다”며 “이후부터 개인투자자를 찾아다니면서 엔젤펀딩을 받고 자금을 모아 제품 생산에 나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애프터스’ 제품은 담배를 끊게 할 수 없다고 해서 방치해 둘 수도 없으니, 조금이라도 관리해주자 하는 마음으로 개발된 흡연자용 영양제다. 금연을 시작하면서 캔디를 많이 찾는 점에 착안해 흡연자들의 유해물질이 배출 될 수 있는 성분을 넣은 캔디로 도움을 주자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빅애프터 김근호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빅애프터 김근호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과감하게 시작하되, 후회하지 말라

그는 5년 전 첫 창업을 준비할 때 ‘창업론’이라는 수업을 들었다. 창업을 하고 싶어 들었던 수업인데 교수님은 오히려 ‘창업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정말 그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휴학계를 내고 창업에 나섰다. 막상 창업을 하고보니 교수님이 왜 그런 충고를 해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당시 교수님은 “창업이 정말 힘들고 앞으로도 힘든 일이 많을 것이다. 회사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등 많은 시스템을 배우고 이후에 창업해도 늦지 않다"고 했는데 당시에는 그 충고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절대 후회하지 않았다. 그리고 창업을 원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창업은 그 만큼 쉽지 않다. 돈을 많이 번다는 생각도 하지마라”며 “그래도 과감하게 시도를 해보라. 다만, 후회를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영양제 시장서 한 획 그을 것"

아직까지 똑같은 제품을 찾지 못했다고 김 대표는 자부한다. HAT라는 특허 원료의 역할이 체내에 쌓여 있는 유해물질을 배출해 준다. 임상시험 결과를 살펴보면, 니코틴, 타르, 다이옥신, 일산화탄소 등을 배출해준다는 것인데, 원래는 분말 형태의 가루로 되어 있다. 하지만 분말을 사용하기 너무 불편해 이를 캔디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결국 캔디화 된 독보적인 제품이 탄생하게 됐다.

김 대표는 지속적인 변화를 줘야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 중이다. 면역력 제품군의 영양제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차별화 전략으로 ‘영양제계의 노브랜드’를 선언했다. 영양제가 생각보다 몸값 대비 마진이 높다. 이를 잘 활용해 고객에게 물리는 마케팅 비용을 확 덜어내면 합리적인 금액대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영양제에 발을 디딘 이상 한 획을 긋겠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영양제의 브랜드화 및 나만의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올바를 영양제를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가는 단계를 밟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식약처에서 정한 함량과 원료 등에서도 타 제품과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으면서 광고 마케팅 비용을 줄여 착한 가격임에도 좋은 영양제를 공급할 수 있도록 말이다.

흡연자용 캔디 '애프터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흡연자용 캔디 '애프터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