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사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실적을 전년 대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등 보급 기반을 확충한 것이 실적에 유효했다.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별 전기동력차 판매량 순위. 출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별 전기동력차 판매량 순위. 출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1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인용한 글로벌 자동차 통계 사이트 마크라인즈(MARKLINES)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전기동력차 판매량은 19만8,487대로 집계됐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판매실적은 전년(12만4,114대) 대비 59.9% 증가했고,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6.1%에서 0.6%P 증가한 6.7%를 기록했다. KAMA는 지난해 현대차가 체코공장에서 코나 일렉트릭을 생산함으로써 유럽지역에 더욱 활발히 공급하고, 양사가 한국에서 포터 일렉트릭과 봉고 EV 같은 전기화물차로 높은 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이번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1위는 테슬라(44만2,334대)로, 2019년에 이어 선두 위치를 고수했다. 폭스바겐그룹(38만1,406대), 제너럴모터스 그룹(22만2,116대)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폭스바겐은 인기 순수전기차 모델 ID.3를 비롯해 아우디 이트론, 포르쉐 라이칸 등 고가 전기차 모델로 호응을 얻었다. 제너럴모터스는 중국 합작법인을 통해 현지 출시한 홍광 미니(Hongguang Mini)로 성과를 냄에 따라 순위를 전년 대비 크게 끌어올렸다.

이번 업체별 순위는 순수전기차(BEV)를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외부로부터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기동력차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지난해 전세계 전기동력차 판매량은 294만3,172대로 전년(203만4,886대) 대비 44.6%나 증가했다. KAMA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친환경차를 더욱 많이 보급하려는 국가별 정부의 보조금 지급 등 정책적 노력 덕분에 이 같은 증가폭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순수전기차(BEV) 모델별 판매량 순위. 출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지난해 순수전기차(BEV) 모델별 판매량 순위. 출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지난해 전세계 순수전기차 판매 순위에서는 테슬라의 모델 3(33만6,302대)가 16.6%의 유일한 두자릿수 점유율을 보이며 1위를 지켰다. 훙광 미니(12만6,603대), 르노 조에(10만1,103대), 테슬라 모델 Y(7만527대),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5만5,981대), 폭스바겐 ID.3(5만5850대)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KAMA는 갈수록 업체간 전기동력차 출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시장이 확장해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여전히 보편적인 제품인 내연기관차에 비해 상품 매력도가 떨어지는 만큼, 전기동력차를 확산시키기 위한 정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아직은 전기동력차가 내연기관차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 보조금 확대와 충전인프라 구축 확대, 충전 편의성 제고 등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정부는 앞으로 기업들이 전기동력차를 더욱 많이 생산·보급할 수 있도록 영업 환경을 개선해줘야 한다”며 “또 소비자들을 위해 충전 편의성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