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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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미국발 국채금리 상승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심화 되면서 운수·화학 등 경기민감주가 주목받고 있다. 두 업종의 경우 기저효과 등으로 올해 가파른 실적 개선도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해당 업종의 주가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단기 주가 상승 모멘텀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가장 크게 상향된 기업은 대한항공(003490)이다. 대한항공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887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284.25% 상승했다. HMM(011200)(45.19%)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큰 폭으로 상향됐다.

이는 비행기를 통한 화물 수송은 물론 컨테이너 해운 운임이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전국공항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26만1,000톤(전년 동기 대비 13.1% 상승)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IT, 반도체, 자동차 부품 등 주요 제품 등의 수요가 양호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운행 항공기 감소에 따른 Belly cargo(여객기 화물칸) 부재 현상으로 운임 강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인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뿐만 아니라 중국 컨테이너운임지수(CCFI)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CCFI는 중국 모든 항구에서 출발하는 전체 노선의 운임 평균을 낸 것이다. SCFI가 선행지표라면 CCFI는 실제 운임들의 평균지표로 장기계약 운임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26일 기준 SCFI는 2,775.29포인트로 전주보다 100.64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높은 운임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CCFI는 2,059.52포인트로 전년 대비 127.5% 급등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17.4% 상승했다.

출처=한국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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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주에 대한 눈높이도 올라갔다. LG화학(051910)의 경우 이날 기준 올 1분기 영업이익 87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1.9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외에 롯데케미칼(011170)(59.87%), 금호석유(011780)(24.68%) 등 대한유화(006650)(흑자전환)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 텍사스 한파의 여파로 주요 미국 업체들이 셧다운을 진행하면서 미국 현지 폴리프로필렌(PP),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가격이 각각 전월 대비 41.8%, 17.8% 급등한 것이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유가 상승 부담에도 컨테이너 수급 부족과 미국·일본의 공급 차질 여파로 제품가격 재차 강세 여건이 갖춰졌다”라며 “올해 1분기 화학주 실적 강세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운수·화학 기업들의 주가가 이미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증권가에서는 단기간에 해당 업종의 주가 모멘텀이 훼손되지는 않으리라 전망했다.

실제 HMM과 팬오션은 올 들어 각각 45.51%, 16.93% 상승했고, 같은기간 LG화학(4.97%), 금호석유(58.96%), 롯데케미칼(16.3%)도 급등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운주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은 크게 상반기 이후 시황에 대한 불확실성과 해운시장이 만성적인 공급과잉 시장이었던 과거에 대한 우려"라며 "글로벌 해운사들과 밸류에이션을 비교할 경우, 아직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 또한 "이달 중 미국 추가 재정부양 통과와 함께 대규모 인프라 투자계획이 공개되고, 중국 양회에서도 유사한 경기부양책이 발표될 전망"이라며 "운송‧화학‧철강‧금속‧기계 등 전통적인 경기민감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