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각국의 친환경 기조에 따라 올해도 전기차 시장의 강한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필수부품인 2차전지(배터리)주 주가는 전망과 달리 주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성장이 예상되는 2차전지 업종은 조정 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배터리 3사의 최근 1개월 주가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배터리 3사의 최근 1개월 주가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2차전지 대장주인 배터리3사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의 주가 수익률은 각각 -9.84%, -7.44%, -16.22%를 기록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최근 10거래일 동안 각각 7거래일, 6거래일 하락하며 주가가 떨어진 날이 오른 날보다 더 많았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점유하는 비율이 오는 2025년 10%에서 2040년 58%까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웨드부시증권은 지난 2일 향후 10년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규모가 5조달러(약 56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시장 조사 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기차 시장의 가치는 2500억달러(약 280조원)로 평가됐다.

배터리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분야는 단연 전기차 배터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각국의 친환경 기조와 함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소형 전기차인 BMW i3 한 대에는 배터리 기본단위인 배터리셀이 총 96개가 장착된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수록 2차전지 시장이 함께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최근 글로벌 배터리셀 시장 점유율 2위, 4위, 5위를 차지하고 있는 LG화학(19%), 삼성SDI(5%), SK이노베이션(4%)의 주가 수익률이 최근 2주간 두 자릿수로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 주가는 지난 2주간 평균 11% 하락하며 코스피 지수(-3%) 대비 하회했다”고 말했다.

2차전지 관련주들이 부진한 이유로는 △전기차 수요가 작년 4분기 집중되면서 올 1분기 상대적으로 저조한 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과 배터리 화재로 인한 잡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점 등이 지적됐다. 리튬, 코발트, 니켈 등 2차전지의 주원료 금속 가격이 지난해 12월 대비 각각 58%, 48%, 10% 뛰면서 원가 부담이 높아진 점도 부담이다.

김 연구원은 “3가지 악재 모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 자체를 훼손시킬 수 있는 요인은 아니다”며 “2분기부터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본격화로 이동 수요가 늘고, 1분기에 선반영된 영향이 2분기부터 해소될 것이란 분석이다.

조정 국면을 매수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종을 둘러싼 노이즈들이 일시적 요인인 만큼 현 조정국면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품질과 주원료 금속 확보에 안정성을 갖췄는지, 선제적인 현지(소비지) 진출 생산 등이 이뤄지고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가치주 강세 당분간 지속…조정시 2차전지 등 성장주 매수해야"

가치주 강세에 따른 성장주의 상대적 소외현상에도 전문가들은 2차전지 업종과 같은 구조적인 성장주에 대해서는 조정 시 비중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반기까지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가 상대적으로 큰 가치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연준의 금리 상승 속도 제한과 관련된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최근과 같은 가치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소폭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추가적으로 낮아진다면 2차전지, 반도체와 같이 구조적 성장이 예상되는 섹터 내 우량 종목에 대한 비중 확대 기회”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또한 “KOSPI가 흔들리고, 변동성이 커질수록 매수 강도를 높여갈 때”라면서 “KOSPI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확대 전략과 2차전지, 인터넷 등 구조적 성장주에 대한 최선호 의견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