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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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이성희 기자] 미래에셋대우(006800)와 현대차증권(001500)이 주주 친화적 배당정책을 발표했지만 주주들 사이에서 배당 규모가 기대치에 다소 못 미친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현대차증권은 지난 25일 2020년 결산 배당계획을 발표했다. 보통주 기준 미래에셋대우는 주당 200원(총 1,301억원), 현대차증권은 주당 675원(총 842억원) 등이다.

현대차증권은 작년에 비해 배당금을 늘렸고, 미래에셋대우는 배당금은 줄었지만 자사주 소각을 병행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다만 두 회사 주주 일부는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대우는 배당금을 줄인 점 △현대차증권은 배당성향이 지난해에 비해 낮은 점 등을 이번 배당에서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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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주당 배당금 60원↓…"자사주 소각 규모 감안해야"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실시할 2020년 결산 배당금을 주당 200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집행한 배당금(주당 260원)에 비해 60원 줄어들었다. 배당총액 역시 1,821억원에서 1,301억원으로 520억원 감소했다. 다만 배당과 별도로 자사주 1,000만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6월 1,300만주 소각에 이어 두 번째이다.

미래에셋대우 배당 계획 발표 후 주주 일각에서는 2020년 영업이익이 증권사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둬 배당금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오히려 줄어들어 당황했다는 반응이다.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도 발행주식수가 6억주를 넘기 때문에 1,000만주(발행주식의 약 1.5%) 소각이 주가부양에 큰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배당만으로는 주가 부양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자사주 매입 소각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며 "지난해 680억원, 올해 830억원 등 소각 자사주 규모만 1,500억원에 배당금 1,300억원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총 2,800억원을 투입해 주주환원 성향은 34.12%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 "발행주식 수가 많아 주가가 무겁게 움직인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며 "배당을 비롯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당성향 줄어든 현대차證, …"배당 지속 확대 중"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실시한 배당(주당 600원)에 비해 주당 75원 늘린 역대 최고액(주당 675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총액은 237억원으로 작년(215억원)보다 10.2% 증가했다. 반면 배당성향은 28.2%로 전년 30.0%에 비해 1.8%포인트(p) 떨어졌다.

배당을 발표한 지난 25일 현대차증권은 잠정실적 정정공시를 통해 순이익 규모가 기존 936억원에서 842억원으로 줄었다고 함께 밝혔다. 일부 주주 사이에서는 굳이 손실 충당금을 4분기에 반영, 뒤늦게 정정공시를 낸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배당금을 예상보다 축소해도 배당성향은 높이는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정정 전 순이익으로 계산할 경우 배당성향은 25%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규정에 따라 라스베이거스 호텔 투자 관련 충당금을 4분기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잠정실적을 발표(1월28일) 이후인 2월9일 최종 3,000억원의 손실이 결정됐는데, K-IFRS 규정에 따라 감사보고서 제출 이전에 발생한 주요사항은 지난 분기에 포함해 처리해야 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이번 배당금은 역대 최고 배당금으로 업계 상위 수준의 배당을 매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주 친화적인 배당정책 기조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4분기 충당금 반영으로 정정된 실적 역시 연간 기준 사상 최고 실적"이라며 "2020년 사업연도에 투자 관련 손실을 모두 털어낸 만큼 올해 수익 다각화를 통한 지속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대차증권은 최근 4년간 △2018년 주당 400원 △2019년 450원 △2020년 600원 △2021년 675원 등 2018년 이후 매년 배당금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배당총액은 2018년 117억원에서 올해 237억원으로 102.6%(12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