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Z홀딩스와 라인의 경영 통합이 1일 완료됐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만남에 따른 아시아 및 글로벌 슈퍼앱 전략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매출 2조엔(한화 약 21조 2,000억원),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액인 2,250억엔(한화 약 2조 4,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Z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라인과 야후재팬의 만남을 넘어 일본 시장을 정조준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추후 아시아 시장으로 진격하려는 슈퍼앱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일본의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 및 현지 인재 양성 등 공격적인 육성으로 의미있는 다국적 행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출처=Z홀딩스
출처=Z홀딩스

드디어 만났다
Z홀딩스와 라인은 지난 2019년 11월 경영 통합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이래 같은 해 12월 경영 통합 계약서를, 2020년 8월에는 업무 제휴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Z홀딩스는 약 2만3,000명의 임직원과 200개 이상의 서비스를 보유한 일본 최대 규모의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며 일본 내 3억 명 이상의 이용자와 1,500만 개 이상의 클라이언트를 확보하는 한편 일본 지자체와 함께 3000건 이상의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야후 및 라인의 핵심 사업 분야인 검색 및 포털, 광고, 메신저 사업을 강하게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커머스에서는 라인을 매개로 다양한 가능성 타진이 벌어진다. 라인에서 친구에게 선물을 보낼 수 있는 ‘라인 기프트’, 여러 친구와 함께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공동 구매’, 인플루언서의 상품 소개 영상을 시청하며 사람들과 교류하거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 등을 출시한다는 설명이다.

온오프라인 매장의 상품 데이터를 연계함으로써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구매 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쇼핑 경험 ‘크로스 쇼핑’을 비롯해 중장기적으로는 온라인과 더불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가변적 가격을 제공해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마이 프라이스 이니셔티브’ 서비스도 검토하고 있다.

로컬 및 버티컬에서는 AI를 통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음식배달 서비스 ‘데마에칸’이 보유한 일본 최대 규모의 배달 인프라 활용도 검토한다. 배달의민족과 함께 야심차게 일본 배달 시장 진출을 시도했으나 한 차례 쓴맛을 본 상태에서, 다시 일본 시장으로 들어간 배달의민족과 간접전투를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광고 분야에서는 ‘야후재팬’과 ‘라인’, ‘페이페이(PayPay)’가 연계하여 사업자에게 새로운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한다

핀테크에서는 최적의 금융상품을 제안하는 시나리오 금융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 페이페이와 라인페이의 가맹점 제휴 등으로 2021년 4월 말 이후 일본 전역에 300만개 이상 분포하는 페이페이 가맹점 중 MPM(Merchant Presented Mode, 가맹점 제시) 방식을 이용하는 가맹점에서 라인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022년 4월 라인페이의 QR 및 바코드 결제를 페이페이와 통합하기 위한 협의도 진행 중에 있다.

공공분야에서는 행정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재난대비, 헬스케어 등 일본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중점적으로 검토된다. 여기에 AI를 중심으로 각 사업의 성장을 위해 향후 5년간 5000억엔(한화 약 5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실시, 5년간 글로벌 및 일본에서 약 5,000명의 AI 분야 엔지니어를 증원할 계획이다. 라인의 주요 해외 시장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쌓은 노하우와 경험을 Z홀딩스의 글로벌 및 일본 시장에 도입해 역량을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다.

통합 기념 이미지. 출처=갈무리
통합 기념 이미지. 출처=갈무리

커머스, 그리고 일본
Z홀딩스의 등장 중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커머스다. 일본 커머스 시장을 정조준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무엇보다 라인을 매개로 의미있는 전략이 펼쳐질 전망이다.

스마트 스토어 프로젝트를 통한 이커머스(EC) 솔루션이 눈길을 끈다.

올해 상반기 네이버의 이커머스 전문성을 접목한 ‘스마트 스토어 프로젝트’를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비즈니스 운영자에게 사이트 개설•운영•분석 툴 뿐만 아니라, 고객 서비스 및 트래픽 추천 툴을 포함한 EC 솔루션을 제공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이 한 화면에서 온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할 수 있는 툴도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는 지난 2018년 국내의 온·오프라인 SME(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를 위해 선보인 무료 온라인 스토어 구축 플랫폼으로, 네이버의 첨단 기술력이 적용된 다양한 편의 기능과 무료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비즈어드바이저'를 통해 사업자들의 쉬운 창업을 이끌어 왔다.

흥미로운 대목은 '네이버의 SME 전략 핵심인 스마트 스토어가 일본에서 어떤 전략적 포인트를 보여줄 것인가'에 있다. 이는 네이버가 '어떤 인프라를 지원하는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단은 플랫폼 자체 및 추가적 기술 지원 외에 사업 전반에 관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라인과 야후재팬의 커머스 비즈니스의 핵심 툴로써 일본 SME의 온라인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고, 이용자들에게는 새로운 메신저 커머스 경험을 제공하는 선에만 머물 것으로 보인다.

다만 Z홀딩스의 전략의 성과에 따라 네이버가 국내에서 노하우를 키운 스마트 스토어 전략을 일본에서 강하게 추진, 이 과정에서 네이버의 노하우가 더 밀접하게 전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Z홀딩스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회사답게 현지의 민감한 사회적 문제까지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눈길을 끈다. 5,000명의 일본인 AI 과학자를 양성하고 현지 고령화 문제 등을 해결하는 한편 이를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으로 나아간다는 다국적 기업 전략이 선명해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