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차차차 홈페이지 화면. 출처=KB차차차
KB차차차 홈페이지 화면. 출처=KB차차차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자동차금융 위주의 캐피탈사들이 연달아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카드사가 공격적 영업으로 자동차금융 시장 점유율을 확장해나가는 상황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공산이다. 특히 카드사는 국내 7개 전업 카드사 중 4곳이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한 만큼 차 금융 데이터 사업 확장이 시급하다는 시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B캐피탈은 오는 3월 금융당국에 마이데이터 2차 예비허가에 나선다. 자동차 금융 기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았다. 마이데이터란 각종 기관과 기업에 산재하는 신용정보 등 개인정보를 확인하고 직접 관리해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마이데이터가 허용되면 개인은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금융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진행 중인 기업들은 기존에 은행 계좌잔액부터 대출잔액, 카드 결제액, 가입해둔 보험상품, 주식투자액 등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부동산과 자동차 등 실물자산도 조회할 수 있도록 앞다퉈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실물자산도 마이데이터 서비스 내역에 포함되면서 자동차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캐피탈사들의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가장 먼저 마이데이터 사업 문을 연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 매출 물량에 힘입어 국내 자동차금융시장에서 선도적인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지분 59.7%, 20.1%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캡티드 할부리스사로서 신차금융 등 우량담보자산 비중이 높다. 자동차금융자산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7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신차금융 21조원, 중고차금융 1.8조원대 이다. 그동안 신차 위주로 사업을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중고차 매매 시장에도 뛰어들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활용할 전망이다.

KB캐피탈은 미래 성장 동력 마련으로 마이데이터를 점찍어 놓고 있다. 이곳 역시 자동차금융자산이 전체 영업자산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신차금융 29%, 중고차금융 16%, 오토리스 21%, 렌터가 10% 등이다.

KB캐피탈은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를 바탕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할 계획이다. KB차차차는 2016년에 출시한 온라인 중고차 매매 플랫폼이다. 출시 당시 중고차 매물은 1만5247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기준 14만대를 돌파해 가장 많은 중고차 매물을 보유한 곳이 됐다.

이들 업체가 마이데이터 사업을 활용할 경우 자동차 등록원부, 사고이력, 보험내역 등을 통해 자동차 매매와 유통, 금융연계 등 종합적인 자동차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

예컨대 차량 시세 변동, 소유자 정보, 담보·저당권을 활용해 오토론 등 금융상품 개발은 물론 주행거리나 사고이력 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신차·중고차 매매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 보유차량의 시세변동을 반영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자동차금융 중심의 캐피탈사들의 디지털 사업 확장에 대해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온라인 비대면 플랫폼 활성화를 꼽았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으로 대출모집인 제도의 1사전속 법제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대출성 상품 온라인 판매대리와 중개업자에 대해 1사 전속을 적용하지 않게 제도화될 것으로 예장돼 있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판매대리중개채널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동차금융의 성격상 기업이 중심이 아닌 개인이 중심인 리테일금융 이란 점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은 경쟁력 확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업의 지속성을 확대하기 위해 공정성을 담보하고 제공하는 영업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단순히 자산 및 금융의 공급자와 수요자만을 연결해 주는 수준을 넘어 실물자산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가격을 제시해 주거나 마이데이터 등을 통해 고객을 위한 금융과 실물에 대한 자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라면서 “이 경우 과거와는 다른 자문서비스에 대한 충실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하므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