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어느 단지라도 먼저 사업이 승인돼야 후발 주자가 (사업을 진행하기가) 쉬울 것입니다" (정자동 느티마을 3, 4단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가 지난 23일 성남시로부터 리모델링 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 중에서는 최초로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시공사는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이다. 

한솔5단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한솔5단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한솔5단지 리모델링 사업은 수평 및 별동 증축 방식이다. 건폐율은 11%에서 27.64%로, 용적률은 170%에서 277.16%로 늘었다.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 12개동에서 16개동, 1,156세대에서 1,271세대로 늘어난다. 올해 안으로 주민 이주와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사 기간은 2021년 12월부터 2024년 12월, 3년이다. 

올해로 1기 신도시(분당, 평촌, 산본, 일산, 중동)는 준공 후 30년이상 된  단지가 많아 건물 노후도가 심하다. 리모델링 사업은 정부가 민간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면서 반사 효과를 누리고 있다.

재건축은 준공된 지 30년이 넘어야 추진할 수 있지만, 리모델링은 15년 이상이면 가능하다. 또한, 안전진단등급이 D~E여야 통과 가능한 재건축과 달리 B등급 이하여도 추진이 가능하다. B등급이 나오면 층수를 높일 수 있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해지고, C등급 판정시 수평 증축과 별도 건물 증축도 허용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 A씨는 "지금은 (재건축이) 규제가 많아, 리모델링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면서도 "리모델링 실적을 가진 회사들이 몇 개가 되지 않는다. 삼성물산, 쌍용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이 정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100% 동의하는 사업은 없다"  


이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지가 (조합원들의)동의도 받기 어렵고, 재건축이 가능하면 재건축을 하지 리모델링은 (조합원들이)하지 않는다"며 선호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솔5단지 정문 앞에는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플래카드를 걸어 놓은 주민 B씨는 "모두가 동의한 게 아니다"며 "반대하는 분들이 20여 명 정도 있다"고 전했다. 

B씨에 따르면 현재 조합은 매도청구소송 중이다. 매도청구는 재건축이나 정비사업에서 사업 미동의자에 대해 그 소유토지 등을 시가로 매도하도록 청구하는 것을 말한다. B씨는 "한 사람이라도 매도청구소송에서 조합이 승소를 못하면 사업은 진행할 수 없다"고 했다.   

한솔5단지 리모델링 주택조합 관계자 C씨는 "토지 소유 확보를 위해 갈등이 있는 것이라며 "소송 중이라 말씀을 드리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성남시 리모델링 관계자는 "매도청구는 사업계획 승인 신청 반려 사유가 아니"라고 답했다. 이어 "(한솔 5단지는) 지금 매도청구소송 2심이 진행 중이다"며 "만약에 패소한다면, 조합에서 다시 사업을 진행해야 할 상황"이라면서도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한솔5단지 리모델링 주택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다음 일정은 시공사(포스코건설, 쌍용건설)와의 본 계약이다. 이어 "이주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한다"고 했다. 본 계약이 끝나면 올해 하반기에 분담금 확정 총회가 예정돼 있다. 조합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1,000세대가 한꺼번에 리모델링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서울에서는 수선개념으로 리모델링이 됐다. 세대수가 늘어난 리모델링은 처음"이라고 했다.

추가 부담금이 얼마가 될 지는 관건이다. 건설사 관계자 A씨는 "리모델링은 (공사) 기간은 짧은데 일반분양 물량이 없으니 추가 부담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물은 다 거두고, 호가는 계속 오른다" 


리모델링 호재에도 불구하고, 공인중개업자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정작 시장은 좋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솔5단지 인근 D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내 아들이 집을 산다고 하더라도 나는 말릴 것"이라며 "시장이 엉망"이라고 지적했다. E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좋은 물건이 없다"고 전했다.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한솔5단지 전용 41.85㎡는 지난1월 30일 6억3,500만원(2층)에 매매 거래됐다. 18일에는 8억원(15층)에 신고가를 갱신했다. 지난 23일 이후 매매 호가는 지속 상승한 상황이다. 8억원 선에 맞춰지는 모양새다. D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계획 승인 후)매물을 다 거뒀다"고 전했다. 

한편, 성남시는 향후 무지개 4단지와 느티마을 3,4단지, 매화마을 1,2단지 등에도 행정과 재정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지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첫 타자가 잘 해야 나머지 사업장들이 사업 진행하기 쉬울 것"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