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최근 게임사들의 '억압적인 행태'에 맞서 이용자들의 ‘트럭 시위’가 광범위하게 번지는 가운데, 그와 정반대의 현상이 펼쳐지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은 최근 모금을 통해 ‘커피 트럭’을 마련, 운영사인 스마일게이트 회사로 보낼 계획을 세웠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코로나19 시국과 재택근무 등 환경 탓에 이를 고사했으나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는 설명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일부 이용자들이 직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금을 하고 23일 커피 트럭을 보내려고 했다”면서 “다만 코로나19 시국이 여전하고 재택근무 중인데다가 내부 공사도 진행 중이라 나중에 상황이 괜찮아지만 보내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커피 트럭 계획이 무산되자 관련 커뮤니티에선 대안으로 판교역 내부에 광고를 집행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몰려있는 판교에 공개적으로 스마일게이트를 격려하자는 것이다.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확률형 아이템 논란 · 게임사의 운영 불만 등에 따라 확산되고 있는 ‘트럭 시위’와 대조 된다. 국내 게임 이용자들이 개발자를 지지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집단 행동을 벌인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비결은 뭘까. 식상하지만 '신뢰'다.

로스트아크는 지난 2018년 11월 출시된 PC 온라인게임이다. 모바일 게임이 대세가 된 시장 환경에서 간만에 등장하는 ‘PC 대작’으로 관심을 받았다. 퀄리티 높은 액션과 탄탄한 스토리·연출이 호응을 얻었다. MMORPG 장르임에도 PC방 주간 최고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로스트아크 이용자들과 스마일게이트 간 신뢰 관계가 형성됐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금강선 로스트아크 디렉터에 대한 이용자들의 지지가 견고하다. 금강선 디렉터는 이용자 행사에 직접 나서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는 한편 이용자와 약속한 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조금 늦더라도 반드시 지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금강선 디렉터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갈무리
스마일게이트 금강선 디렉터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갈무리

금 디렉터는 지난해 12월 진행된 온라인 유저 행사 ‘로아온(LOA ON)’에 실시간 라이브 방식으로 참여하며 그동안 로스트아크의 행보를 점검하고 2021년 로드맵 계획을 공개했다. 당시 금 디렉터는 문제가 생겼던 콘텐츠에 대해서는 “명백히 저희가 잘못 계산한 부분”이라고 인정하는가 하면 게임 내 일부 콘텐츠가 저녁 시간에 고정돼 진행되는 것과 관련해 “이제는 유저들이 게임에 맞추는 게 아니라 게임을 유저에 맞춰야하는 시대”라며 개선을 약속했다. 또 "앞으로도 게임 다운 게임을 만들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유튜브에서 진행된 온라인 행사에는 2만여명의 이용자들이 동시에 참여했는데, 친근하고 신뢰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 금 디렉터에 대해 “빛강선”을 외치며 환호 했다. 현재까지도 커뮤니티에는 금 디렉터를 향한 응원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들의 팬덤 형성에 성공한 모습이다.

한편 로스트아크에는 최근 논란이 되는 확률형 아이템을 비롯해 과도한 과금 유도 등에 대한 불만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어 타 게임 이용자들이 유행처럼 유입되고 있는 이색적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관련 커뮤니티에는 ‘뉴비를 위한 팁’ 등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PC방 분석 사이트 더로그에 따르면 로스트아크는 최근 7일(2월18일~24일) 동안 PC방 점유율 9위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의 10~11위 수준에서 상승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