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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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코로나19로 가속도가 붙은 온라인 쇼핑 흐름에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전대미문의 위기에 봉착했지만,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오프라인은 영원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직접 보고, 만지고 구매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온라인이기에 존재하는 쇼핑의 한계를 오프라인이 채울 수 있다면 오프라인은 온라인과 충분히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미 시도되고 있는 온라인·오프라인 투트랙 전략은 앞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더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감을 자극하라… 엔터테인먼트, 선택 아닌 ‘필수’

오프라인이 가지고 있는 절대적인 강점은 반론의 여지 없이 ‘체험’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지고, 듣고, 맡아보고, 먹어보는 행위는 온라인에선 간접적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엔 온라인에서 라이브커머스 방송(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 등을 도입하고 있지만, 이 역시 향수, 화장품 등 오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제품군의 경우 쇼호스트의 설명만이 얻을 수 있는 상품 정보의 전부다.

이에 전문가들은 체험 요소를 극대화하는 것이 오프라인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이라고 전망한다. 소비자들에게 ‘쇼핑 공간’으로 인식된 오프라인 유통 점포가 ‘경험의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요소를 매장 곳곳에 배치하는 것이다.

특히 억지스러운 체험이 아닌 매장 특성과 잘 어우러진 체험 요소를 도입하는 것이 관건이다. 삼정KPMG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일률적으로 동일한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및 주변지역 유동인구 특성 등을 고려해 매장 각각을 다르게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상품 구매를 위해 실물을 보려는 소비자의 방문이 많은 매장의 경우 물건을 자세히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는 쇼룸 전용 매장 구성을 고려하고, 재미를 위해 방문하는 소비자가 많은 매장은 간단한 이벤트나 행사를 기획해 펀슈머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소비자 특성과 매장 특성에 따라 전면에 배치하는 상품이 달라지듯 소비자 맞춤형 체험 요소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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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과 4차산업 혁신 기술을 통한 체험을 오프라인에서 보다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경쟁력 강화 요소다. 가령 현재 많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도입한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서비스는 사실 오프라인에서 경험했을 때 극대화된다. 스타필드에서 운영하는 VR스토어가 대표적인 예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오프라인 업체에서 이미 놀이방 등 체험할 수 있는 요소를 도입하고 있지만, 더 나아가 온라인에서 한계가 있는 것을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풀어나갈 지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온라인과 기술을 결합한 체험을 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O4O 전략, 오프라인엔 ‘기회’… 관건은 ‘물류센터’

물론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온라인 진출은 필수요소다.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온라인을 떼어놓고 오프라인의 생존을 얘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O4O(Online for Offline, Offline for Online·온라인을 위한 오프라인,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전략의 방향이 앞으로 유통업체의 향후 입지를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국내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유통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이미 앞다퉈 온라인에 진출한 바 있다. 신세계의 SSG닷컴, 롯데의 롯데온이 대표적이다. 다만 소비자들은 신세계, 롯데의 신뢰도 높은 이름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철저히 구분했다.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쿠팡, 마켓컬리 등 강자들의 아성을 깨기엔 시기적으로 한 발 늦게 진출한 탓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업체들이 온라인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존재한다고 말한다. 바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병합이다. A마트에서 고민하던 상품을 A 유통기업 온라인 몰에서 구매할 경우 멤버십 할인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소비자의 구매 경로를 긴밀히 연결시키는 것이다. 오히려 오프라인 점포를 갖고 있는 유통업체에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삼정KPMG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소비자의 구매여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비자의 구매여정 중 온·오프라인 각각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 최종 구매 발생 지점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이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통합적인 온·오프라인 채널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삼정KPMG 이슈모니터 제113호
출처=삼정KPMG 이슈모니터 제113호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프라인 업체들은 도심 변두리에 창고나 물류센터를 강화해 온라인 시장에서 보다 빠른 배송이 가능하도록 물류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기존 갖고 있는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물류센터 자체를 늘리는 것이 주요 생존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식자재마트, 동네 슈퍼와 협업을 통해 물류거점으로 삼는 기업이 추후 유통업계에서 승기를 쥐게 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대형 오프라인 점포는 인건비를 비롯한 고정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조영상 공주대 산업유통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점포수를 줄이고 동네 슈퍼나 식자재마트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물류센터를 효율적으로 늘리는 방법을 고려해야한다”며 “이를 온라인 업체에서 채택할 경우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격차는 지금보다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