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이달 기관의 투자 성적표가 개인과 외국인보다 훨씬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은 지난 1월에 이어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받아내며 증시 하단을 지지하고 있지만, 투자수익률은 제일 저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증시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당분간 일정범위 내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리플레이션을 대비해 백신 접종 이후 경기회복에 따른 탄력적인 반등이 예상되는 경기민감주 등으로의 순환매가 나타날 것이라 관측도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의 2월(1일~24일) 순매수 1위는 S-Oil(010950)이다. 지난 1일 대비 수익률은 22.73%다. 이어 롯데케미칼(011170), KT(030200), 신세계(004170), OCI(010060), LG디스플레이(034220), DL(000210),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SK하이닉스(000660), KB금융(105560) 등을 순매수했다. 해당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은 16.45% 다.

외국인의 경우 LG화학(051910)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외에 SK하이닉스, 셀트리온(068270), 카카오(035720), 포스코(005490), SK텔레콤(017670), 네이버(035420),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HMM(011200), 롯데케미칼 순으로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45%로 기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다만 개인의 경우 이보다 더 낮은 –2.66%를 기록했다.

개인은 삼성전자(005930), 기아차(000270), LG전자(066570), 현대모비스(012330), 피비파마(950210) 등 시총상위주와 공모주 중심으로 순매수 했지만, 2월 중순 들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하면서 해당 종목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작년 말~연초에 이어진 급등이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가 횡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투자종목은 변화하고 있다. 지난 1월 외국인은 LG화학, 엔씨소프트(036570), SK텔레콤, 하나금융지주(086790) 등을 순매수했다. 이를 2월 순매수 종목과 비교하면 여전히 대형주·성장주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철강, 운수, 헬스케어 등 다양하게 담고 있다.

순매도 금액 또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지난 1월 5조4000억원이었지만 이달 들어 1조4250억원에 그쳤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리플레이션’을 대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 따른 경기침체)에서 벗어났지만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로 통화가 팽창하는 국면을 말한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리플레이션 관련주를 고를 때도 금리 상승이 가파를수록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업종·종목을 고를 필요가 있다"며 "금리 상승폭이 가팔라질수록 코스피 대비 수익률이 높았던 업종은 화학, 비철금속, 철강, 건설, 유통, 금융(은행·증권·보험)이다"고 설명했다.

올 26일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경기민감주에 대한 비중 확대를 추천하는 의견도 있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증시는 실적장세 정점으로 경기 민감주, 신흥국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며 "경기 민감주에서는 전통 범주에서 확장해 여행·레저, 은행·보험, 에너지, 산업재를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