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커머스를 진행중인 중국의 왕홍. 출처= 신세계면세점
라이브커머스를 진행중인 중국의 왕홍. 출처= 신세계면세점

[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면세업계가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위기 상황이 지속돼 오프라인 면세점만으론 생존이 어려워진 탓이다. 업계는 특히 비대면 소비 흐름에 맞춰 라이브커머스 방송, 모바일 선물하기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 4일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 ‘럭스몰 라이브’에서 첫 방송을 시작했다. 라이브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12월 신설된 라이브커머스 전담 조직은 정기적으로 내수통관 면세품 판매 라이브 방송을 편성하고, 라이브 방송을 제공하는 여러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

신세계면세점도 라방에 뛰어들었다. 지난 18일 중국 최대 규모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과 ‘틱톡’을 통해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했다. 이날 방송에는 찰나(刹那), 이수혜(李书慧) 등 수십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왕홍’(인플루언서)을 호스트로 섭외해 중국 현지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상품을 선보였다.

신세계면세점은 카카오톡 선물하기로도 활로를 넓혔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단독 브랜드관을 열고 끌로에·로에베·롱샴·발리 등 30~40여개 브랜드, 500여 가지의 럭셔리 패션 상품을 판매한다. 가격은 정상가 대비 최대 68% 저렴하다.

신라면세점은 신라TV를 통해 정기적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초 인터넷면세점을 통해 선보인 통합 여행 플랫폼 서비스 신라트립에서는 내수통관 면세품 판매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비대면으로 언제 어디서나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구매·판매하는 것이 일상이 된 시대”라며 “쇼핑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시공간을 넘어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판로도 좋지만… "정부 추가 지원도 절실" 

면세업계가 이처럼 온라인 판로를 모색하는 것은 기존 판로였던 오프라인 면세점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업계의 전체 매출은 15조5051억원으로 전년 24조8000억원보다 37.6% 줄었다. 지난 1년간 면세점을 이용한 고객은 내국인 약 738만명, 외국인 329만명 등 총 1067만명 가량이다. 이는 2019년 이용객(내국인 약 2843만명, 외국인 2002만명) 수와 비교하면 4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업계는 당장 손 놓고 있을 수 없어 온라인 판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 또한 시급하단 입장이다. 현재 온라인 판로를 통해 판매하는 제품은 정부가 일시적으로 허용한 내수통관 제품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사실상 매출을 회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아닌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세계적인 위용을 자랑하던 한국 면세 시장이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며 “면세 한도를 한시적으로 늘려주거나 한도를 미리 가불하는 방식, 제3자반송을 다시 허용하는 방안 등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