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전체적으로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신규 성장테마인 우주, 전고체 배터리,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글로벌 증시가 전체적으로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신규 성장테마인 우주, 전고체 배터리,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바이오·친환경·전기차'가 주도해 온 국내외 증시에서 '우주산업·전고체배터리·인공지능(AI)'이 새로운 성장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 10년물 금리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공존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해당 업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아크인베스트먼트 등 우주 산업 투자 본격화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위성시스템 개발업체 쎄트렉아이(099320)는 올들어 119.37%(17일 종가 기준) 급등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45.96%), LIG넥스원(079550 )(36.55%), 한국항공우주(047810)(44.96%),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274090)(47.45%), AP위성(211270)(99.49%), 인텔리안테크(189300)(62.26%) 등 우주산업 관련주가 모두 견조한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도 우주관광업체 버진갤럭틱의 주가가 올해 130% 이상 상승한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 역시 지난주 8억5000만달러(약 9413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기업가치가 작년 8월(460억달러) 보다 60% 이상 성장한 740억달러(약 82조원)로 급증했다.

최근 미국 혁신기업의 선두주자들과 글로벌 투자사들이 잇따라 우주 산업 투자에 나서면서 우주 산업화가 머지 않았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2020년대 중반까지 저궤도(LEO) 위성 1만 개 이상을 쏘아 올려 전 세계를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으로 연결하는 ‘스타링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최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 우주 산업기업 블루오리진 경영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우주복을 입은 마네킹이 운전석에 앉은 테슬라의 빨간 스포츠카가 지금도 우주 어딘가를 떠다니고 있다. 출처=스페이스X
우주복을 입은 마네킹이 운전석에 앉은 테슬라의 빨간 스포츠카가 지금도 우주 어딘가를 떠다니고 있다. 출처=스페이스X

아울러 테슬라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작년 막대한 수익을 올린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우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3월 말 상장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아크인베스트먼트는 혁신적 성장 테마를 선정해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 증시에 상장된 우주산업 관련주는 제한적이다. 특히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과 같은 관련 산업 선두주자들도 상장된 상태가 아니다”며 “향후 우주항공산업 ETF 등이 출시된다면 국내 관련 업체들의 주가 또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현재 우주산업 규모는 3000억달러(약 300조원) 수준으로, 향후 관련 기업 상장이 계속된다면 20년 이내에 1조달러(약 11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AI 관련 신규 상장 잇따라 …와이더플래닛·뷰노·씨이랩 

최근 인공지능(AI) 관련주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가온미디어(078890)(111.59%), 로보스타(090360)(60.51%), 싸이맥스(160980)(6.9%) 등이 모두 AI 관련주로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언택트)·무인화 흐름에 AI 산업 확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35.2% 수준으로 2022년에는 3조9230억달러(약 43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리딩투자증권
출처=리딩투자증권

아울러 기업공개(IPO) 열풍 속에서 AI 관련 기업들이 속속 상장에 나서고 있다. 이달 26일 코스닥 상장 예정인 뷰노는 딥러닝 자체 개발 엔진(VONU Net)을 보유한 국내외 유일 의료부문 AI 선도기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내의 전산화된 의료환경으로 기반으로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플랫폼, 제약사 등의 다양한 파트너쉽을 통해 성장 모멘텀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상장 예정인 AI를 활용한 영상분석 플랫폼 기업 씨이랩과 금융특화 AI 솔루션을 보유한 핀테크 기업 핑거, 빅데이터 전문기업 와이더플래닛 등도 AI 산업 확대에 대한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핑거는 국내 금융권 스마트뱅킹 레퍼런스를 최다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꿈의 전지' 전고체 배터리 기대감↑

기존 2차전지와 비교해 고밀도 충전이 가능하고 화재 위험이 적어 업계에서 ‘꿈의 전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 또한 관련 주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실제 국내 배터리 3사 중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 가장 적극적으로 진행 중인 삼성SDI(006400)는 올들어 28.1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 상장된 씨아이에스(222080)와 아바코(083930)도 각각 61.71%, 38.96% 상승했다. 동화기업(025900), 이수화학(005950)도 10% 이상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고체 배터리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2차전지의 부재료인 전해액과 분리막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전해액은 발화물질이 포함돼 이를 대체할 경우 화재·폭발 등의 위험성이 낮아지고, 부피 감소와 빠른 충전이 가능해진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고체전지' 기술 관련 인포그래픽.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고체전지' 기술 관련 인포그래픽. 출처=삼성전자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고체 배터리가 개발된다면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동일 주행거리 차량 공간 내 배터리 탑재 공간이 50% 절약되거나, 주행거리가 2배 개선될 것”이라며 “고체 전지의 고용량과 경량화의 장점은 휴대용 모바일 기기에도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대감에 비해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빌 게이츠와 폭스바겐이 투자해 관심을 끈 퀀텀스케이프(QS)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우위에 있음에도 3년 뒤인 2024년 양산 검증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도 양산까지는 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 연구원은 “전고체 전지는 차세대 전지로 불리는 데 부족함이 없다”라면서도 “양산을 위한 개발이 단기간에 성공할 것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