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확인 장치 스마트워치

지난 1월 12일, 독일 도이체벨레(DW) 방송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전에 스마트워치로 미리 결과를 알 수 있다며, 이것이 앞으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마트워치의 웨어러블 건강기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방송은 이런 가능성의 사례를 미국에서 찾았다. 미국 뉴욕의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 연구진은 애플워치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기 7일 전부터 심박변이도(HRV)의 변화를 추적했고, 이것으로 조사 대상자의 면역체계 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2000년 4월 29일부터 9월 29일까지 직원 297명에게 애플워치를 착용시키고, 반응을 지켜봤다. 그러자 양성 반응을 보인 이들의 심장박동 변화가 음성 반응이 나온 대상자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심박변이도에 영향을 준 것이다.

마운트 사이나이 아이칸 의대 부교수인 로버트 허튼 박사는 “무증상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들로 인한 확산이 문제인 것을 감안하면, 진단 검사 이전에도 식별이 된다는 것은 앞으로 코로나19 관리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런 사실은 이미 지난 2002년 11월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소개된 적이 있었다. 미국 스탠더프대 연구진은 5,262명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스마트워치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 검사 이전에 알게 해준다고 밝혔다.

답보상태의 스마트 액세서리

스마트폰의 발전과 달리, 스마트워치, 스마트글래스의 성장은 더디다. 스마트워치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 검사 이전에 알게 해줄 수 있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현재까지 스마트워치의 활용도는 낮은 상황이다. 굳이 구매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스마트글래스는 지난 2012년 초 구글에서 처음 선보였다. 스마트워치보다 혁신적이었지만, 카메라 촬영 기능에서 사생활 침해와 보안 문제가 야기됐다. 결국 구글은 구글글래스 출시를 중단했고, 산업용 제품만 공급 중이다. 스마트워치보다 수요가 없다.

스마트워치와 마찬가지로, 스마트글래스도 코로나19로 전환점을 맞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확대가 이뤄지면서, 스마트글래스는 개별 기능의 통합되고 있다. 건강과 의료 분야에서, 스마트안경의 기능의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애플과 알파벳 산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IT 기업들이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개인용 스마트글래스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과 애플은 올해 2021년부터 잇따라 패션 아이템으로 사용할 경량화한 제품을 출시 예정이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 투옹 응웬은 스마트글래스에 대한 관심이 대중에게 확산되려면, 5-1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고, 포토용 스마트안경을 내놓은 소셜업체 스냅 CEO 에반 스피겔은 스마트글래스 대중화를 최소 10년으로 예상했다.

가트너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스마트글래스 시장 성장을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웨어러블 기기 시장 규모는 애플워치나, 가상현실(VR) 헤드셋의 인기로 매년 20%, 22%씩 성장해 2024년에 1천 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600만 불의 사나이와 소머즈

1973년 3월 7일부터 1978년 3월 6일까지 미국 ABC에서 방영된 SF, 액션 드라마 ‘600만 불의 사나이’가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파일럿 스티브 오스틴이 실험비행 중 사고를 입자 가공할 위력과 스피드를 가진 초인으로 만든다는 내용이었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는 ‘소머즈’라는 타이틀로 소개된 ‘바이오닉 우먼’도 있다. ‘600만 불의 사나이’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ABC가 제이미 소머즈라는 사고 후 장애를 입은 여성을 생체 공학적으로 재활시켜, 초인적인 역량을 갖게 만든다는 설정이었다.

이들 SF 액션 드라마는 이후 ‘로보캅’과 같은 사이보그(cyborg) 시리즈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사이보그는 인공두뇌학(cybernetic)과 유기체(organism)이 결합된 신조어로, 기계적인 도움을 받아 신체의 한계를 극복한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이다.

사이보그 드라마의 기원이 된 ‘600만 불의 사나이’와 ‘소머즈’가 장애인 기능 향상을 목적으로 과학기술적 상상력을 활용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미국의 SF 영화는 비이성적 목표를 지향하는 초인들이 만들어내는 비현실적 상상에 활용되고 있다.

2012년 전후로 처음 선보인 스마트워치와 스마트글래스가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스마트워치와 스마트글래스 착용 목적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약화된 기능 개선을 위해 제작되었다면, 시장 규모는 확대되었을 것이다.

스마트폰과 연결된 웨어러블 컴퓨터

스마트워치, 스마트글래스가 대중성을 얻지 못하는 것은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마트워치, 스마트글래스가 사람의 약화된 오감 기능 향상을 지원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스마트이어폰이 인공와우나, 보청기 역할을 한다면, 수요가 생겨난다.

스마트워치, 스마트글래스의 대중화에 10년이 걸린다는 예측은 10년 내로 이들 의 용도를 찾아내 대중에게 설득하겠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지금 만들어내는 스마트워치나, 스마트글래스는 대중들을 설득할 수 없는 ‘기술을 위한 기술’ 장치란 뜻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클라우드 컴퓨팅, 자율주행, 가상현실 등으로 설명되지만, 이런 내용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비현실성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은 ‘600만 불의 사나이’와 ‘소머즈’처럼 약화된 기능 향상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

사람은 노화되면, 기능이 퇴화된다. 그래서 보청기, 안경, 휠체어, 인공심장박동기, 인공관절, 인공장기를 활용한다. 웨어러블 컴퓨터는 이런 현실적 필요를 충족시켜, 노화나 장애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 영위가 가능한 스마트피플 완성을 목표해야 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컴퓨터는 어떤 관계가 될까? 웨어러블 컴퓨터는 스마트폰의 통제를 받는다. 액세서리 장치에 각각을 작동하는 컴퓨터를 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뇌의 기능을 담당하고, 각각의 장치는 스마트폰 통제를 받는다.

스마트폰은 웨어러블 컴퓨터의 콘트롤러이다. 스마트폰으로 보청기 역할을 겸하는 이어폰과 시력 보안과 정보 안내를 제공하는 스마트글래스, 촉각과 미각 기능을 대신 담당하는 스마트워치를 통제할 것이다. 그래서 스마트폰은 이 모든 기술의 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