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다논 장 전문 브랜드 액티비아가 비건 인증 대체 요거트 ‘식물성 액티비아’를 출시했다. 출처=풀무원다논
풀무원다논 장 전문 브랜드 액티비아가 비건 인증 대체 요거트 ‘식물성 액티비아’를 출시했다. 출처=풀무원다논

[이코노믹리뷰=이정민 기자] 식품업계가 '비건(Vegan·완전채식주의자)'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들은 이제 비건이 단순한 먹거리 습관을 넘어,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써 자리잡고 있다고 보고, 출시 상품과 범위를 확대하며 힘을 쏟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004990)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는 이달 중 비건 신제품 '퓨어코코넛'을 출시, 기존 '코코넛 파인애플', '캐슈바닐라'까지 총 3종의 라인업으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오는 21일까지는 비건 아이스크림을 활용한 자신만의 조리법을 공유하는 콘테스트 '비긴 비건' 이벤트도 진행한다. 나뚜루는 지난해 5월 비건 아이스크림 첫 선을 보인 후 약 20만개의 판매고를 기록한 바 있다.

공식적 비건 인증을 받은 식물성 요거트도 출시됐다. 국내외 비건 시장 확대 트렌드에 맞춰 풀무원다논 장 전문 브랜드 액티비아는 '식물성 액티비아'를 선보였다. 비건 인증은 동물 유래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에만 주어진다. 해당 제품은 기존 요거트의 주 원료인 우유 대신 코코넛, 콩, 오트 등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화제를 모았다.

식물성 치즈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던 농심(004370)은 모든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화한다. 식물성 대체육과 떡갈비, 탕수육 등의 조리 냉동식품, 소스, 치즈 등 18개 제품을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했다. 앞서 지난 2019년 비건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든 롯데푸드(002270)는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제로미트'를 선보여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6만개를 돌파한 바 있다.

'필환경' 시대...비건 시장은 선택 아닌 필수

이처럼 비건 시장이 무섭운 속도로 성장하는 이유는 '필환경' 시대가 도래하면서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친환경, 윤리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은 꿀뿐만 아니라 계란, 우유 등 동물로부터 생산된 모든 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완전한채식주의자를 뜻한다.

지난해 기준 국내 비건 인구는 약 150만명, 비건과 채식주의자를 합친 인구 수는 약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세계적으로 환경·지속 가능성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비건 시장은 매년 평균 9.6% 성장해 2030년에는 116조원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수 년 전부터 이미 '비거니즘(Veganism)' 열풍이 휩쓸었던 미국에서 비건 시장은 이미 주류로 자리를 잡은지 오래다. 미국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가 비건 음식이나  상품을 대대적으로 들여오면서 '유기농·비건 마트'로 탈바꿈했다. 또 '초식 정육점'이라는 이름의 채식 정육점이 2016년 미네소타주 미니아폴리스에서 개업하기도 했다.미국 비건 시장의 매출은 지난 2년 사이 29% 증가한 50억달러(약 5조 6270억원),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전년(약 5조 629억원) 대비 11%(약 563억원) 상승을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며 4년째 비거니즘을 실천하고 있는 제니 리 씨는 "동물과 관련된 식품을 일절 섭취하지 않는 것에서 더 나아가 화장품, 옷, 신발, 생활용품 등도 제조 과정에서 동물에게 해가 없는 상품을 소비하고 있다"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쉽게 다양한 비건 제품을 만날 수 없었지만 우리 비건 커뮤니티가 달러를 소비하며 꾸준히 수요가 있음을 증명해준 덕에 선택권이 다양해졌다. 이제는 어느 마트에 가도 살 수 있는 음식과 물건이 많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치 있는 소비를 지향하는 비건 열풍은 일시적인 트렌드 현상이라기 보다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업계 내에서 보고 있다"며 "앞으로 늘어날 채식 인구를 겨냥한 비건 상품을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계속해서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