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전통시장 먹거리 배송. 출처= 쿠팡
쿠팡 전통시장 먹거리 배송. 출처= 쿠팡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함으로 안정적 투자 재원을 공급받는 글로벌 브랜드의 성장을 도모하는 중이다.

문제는 쿠팡의 행보에 호재만큼의 악재와 시행착오, 고민들이 겹쳐있다는 점이다. 이커머스 ‘탑 티어’ 쿠팡의 야심찬 행보와 그리고 현재의 한계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쿠팡이 없는 세상을 고객들이 상상할 수 없도록 한다”

쿠팡을 대표하는 문구다. 그 연장선에서 쿠팡은 온라인 플랫폼을 근간으로 한 국내 유통시장에서 거의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전국단위 대형 물류센터의 구축이다. 그간 서울이나 수도권 인근을 중심으로 한 물류 인프라 구축에 집중했다면 이제 전국에 동일한 조건의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는 셈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에 걸쳐 쿠팡은 대구광역시, 광주광역시, 충북 제천시·음성군, 경북 김천시에 첨단 물류센터 건립을 확정하고 일부 지역 센터의 준공에 들어갔다.

이커머스 서비스와 고객의 최접점인 ‘라스트 마일(Last-Mile)’을 완성함으로 독보적 ‘기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기동력을 기반으로 쿠팡은 3자 물류(3PL)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13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쿠팡의 물류 부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화물차 운송사업자 자격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배송서비스의 다변화도 추구했다. 현재 새벽배송, 일반인 배송(쿠팡플렉스), 음식점 메뉴 배송(쿠팡이츠) 등으로 고객들의 다양한 배송 요구를 맞추고 있다. 

출처= 쿠팡플레이
출처= 쿠팡플레이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쿠팡은 장기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아마존식 락인 전략까지 도입했다. 아마존이 자사의 유료정기 회원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과 연동된 OTT 서비스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를 운영하는 것을 벤치마킹했다. 그 결과 쿠팡의 정기 유료정기회원 서비스 ‘와우’와 연동된 OTT ‘쿠팡플레이’이 탄생했다. 

쿠팡의 덩치는 점점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은 골드만삭스를 통해 올해 2분기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공개(IPO) 예비 단계를 통과했다. 보도에서 정확한 기업가치 평가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블룸버그는 쿠팡의 가치를 약 300억달러(33조495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쿠팡의 고민

쿠팡의 비전만큼 리스크도 선명하다.

일단 ‘잊을 만하면’ 전해지는 쿠팡 물류센터 내 코로나 확진 소식은 자체적 고강도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가운데서도 계속 논란이 되고있다.

지난해 3월 쿠팡의 한 배송 직원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사건 이후, 배송 직원들에 대한 쿠팡의 처우 문제는 이제 정치권에서도 예의주시하는 사안이 됐다. 쿠팡 측은 동종 업계 최고의 근무 여건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최근에는 현재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처우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들이 더해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쿠팡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당장 이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쿠팡의 고민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지난달 쿠팡은 자사의 음식점 메뉴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의 배달 수수료에 대한 개편안을 내놓았다. 개편안의 요지는 그간 각 음식점들에 제공한 배달료 무료 혜택을 폐지하는 대신 약간의 수수료를 받고, 라이더(배송 담당자)들에게는 기본 최저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배송난이도에 따라 배송 수수료를 차등해 지급하는 것이다. 관련 업계는 “서비스에 대한 수익성을 개선 방안을 도모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개편되기 전의 쿠팡이츠 정책. 출처= 쿠팡
개편되기 전의 쿠팡이츠 정책. 출처= 쿠팡

그러나 결론적으로 라이더들의 수익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라이더들의 불만이 커지는 중이다. 1회 배송에 고객 1명의 주문만을 처리하는 쿠팡이츠 서비스의 원칙을 적용하면 기본 수수료가 낮아졌기 때문에 라이더들의 수익은 최저임금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적자기업’이라는 아킬레스건을 아직 극복하지 못했다. 물론 이커머스 기업의 재무는 ‘충분한 기간을 두고 회전되는 현금 흐름’이라는 독특한 특성이 있어 이를 일반 제조기업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속된 외형 확장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점이 나스닥 상장과 기업가치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지난 10여년 동안 보여준 성장의 궤도와 국내 업계에 미친 영향을 고려하면 기업 가치는 높게 평가될 수 있다”라면서 “그러나 투자자들이 지난 4~5년 동안 꾸준하게 누적된 영업적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라고 말했다.        

진짜유통연구소 박성의 소장은 "쿠팡이 추구하고 있는 '이상적인' 서비스의 방향성은 현실적인 부분과 부딪치는 부분들이 있었다"라면서 "나스닥 상장을 전제한 기업 평가에서 쿠팡이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고자 한다면 사업적 이상과 현실에서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그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재정적 안정성 혹은 현재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장기 관점의 비전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