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사람에 의해 주로 이뤄지고 있는 자산운용업 중에서도 AI(인공지능)가 더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특히 투자전략을 데이터에서 추출하거나 포트폴리오가 나왔을 때 실제 트레이더(trader)들이 시장에서 사거나 파는데, 이런 부분들을 사람보다 월등히 앞선 AI가 대신해 준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보다 시장이 큰 해외에서도 트레이닝룸은 점점 축소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AI 등 기술들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금융상품, 주로 ETF(Exchange Traded Fund) 상품들을 만들고 있다. 이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는 김형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대표를 만났다.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김형식 대표 사지=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김형식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투자? 공학적 접근이 큰 도움

김형식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경제학 석사를 수료했다. 그가 투자분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병역 특례로 관련된 회사를 다니게 되면서다. 번역 프로그램 개발회사를 다니면서 일부 정보를 처리하고 증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면서 주식을 처음 접했다. 당시 정보를 처리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 관심과 재미가 붙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투자분야에 대한 지식을 좀 더 쌓고자 경제학 분야로 대학원을 선택하게 됐다. 김형식 대표는 “분명히 경제학에서 바라보는 투자의 관점과 공학에서 바라보는 투자의 개념은 다르다”며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우리는 공학적으로 접근을 하는 회사다. 금융, 경제학에서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개발)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창업을 한지는 5년 정도 됐다. 현재 함께 하고 있는 직원들은 거의 10년 정도 비숫한 업무를 해왔던 전문가들로, 각자가 맡은 부분이 있다. 그는 “교집합이 없는 부분에서 힘을 모아 만들었다. 이 분야에서는 AI로 접근한다고 보면 전 세계적으로도 유일무이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적의 함수 뽑는데 AI '최고'

AI나 퀀트(quant : 수학·통계에 기반해 투자모델을 만들거나 금융시장 변화를 예측하는 사람)를 사용해서 접근하는 방식들은 대부분 데이터 안에서 어떤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렇게 하니 이런 수익이 나더라’라는 패턴을 찾는 것이다”라며 “수익이나 퍼포먼스가 좋을 만한 함수를 찾는 것인데 이처럼 다양한 경우의 수를 좁히는데 AI가 유용하다. 우리는 바로 이런 AI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우의 수를 좁히기 위해서는 다양한 샘플도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잘된다는 것을 심어 줄 수도 있고, 처음부터 가이드를 해주면서 ‘배워봐라’하는 경우도 있다. 또 ‘0’부터 환경을 만들어 주고 학습할 수도 있는데 모델마다 차이는 있다.

김 대표는 “예를 들어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시가총액대로 투자하는 방식에 가깝다. ‘빚이 많은 순서대로 투자를 해보자’하면, 자기자본이익률(ROE), 부채(debt) 등 여러 가지 함수를 대입해 적용할 수 있다. 또는 ‘자산가지 대비 시장가치로 해보자’ 등의 연산으로도 적용할 수 있는데 대신 조·경까지 경우의 수가 방대해 진다. 그래서  AI로 학습을 시켜 경우수를 좁히고, 최적의 함수를 뽑아내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김형식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김형식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차세대 가치투자”

ETF는 사람이 운영하든지 아니면 어떤 지수를 보안해 ‘룰’을 만드는데, AI의 경우는 어떤 지수를 이기게끔 설계가 되는 경우가 많다. 김 대표는 “우리는 이러한 설계를 사용하고 있으며, 처음 출시한 것이 QRFT라는 ETF이다. 이는 S&P500 지수를 아웃퍼폼(약한 매수의견) 해봐라 하는 미션을 준 것”이라며 “AI가 계속 학습을 하면서 개발된 것이다. 작년 5월 말에 개발돼 시장에 상장 된지 1년 반 정도가 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S&P500)지수도 좋았지만 이 보다도 아웃퍼폼을 30% 정도 더 해 수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기술적인 관점이지만, 이기도록 설계됐고 실제 이기고 있다는 게 팩트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만들어진 AI모델을 토대로 한 ETF이다.

ETF로는 네 번째 상장이다. 그 중 최근에 나온 ETF는 쉽게 가치투자 ETF라고 정의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가치투자가 몇 십년 동안 잘 됐던 투자방식인데,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가 어려웠다. 여러 가지 분석이 있지만 과거에는 산업구조가 유형자산이었고 이에 대한 중요성이 컸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무형적인 자산이 더 중요해 지고 있다. 실례로 구글이나 아마존 등을 보면 물류시스템이나 브랜드, 이런 것들이 장부에는 나타나지 않는 무형자산도 가치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즉, 현재의 회계장부들은 유형자산만 들어가 있다보니 무형자산은 자산화가 안돼 있다. 그래서 산업별로 잘 개량해 보자. 바이오산업과 IT가 다르고, 브랜드도 달라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AI가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그는 “분명히 ‘룰’은 있는데 너무 복잡해서 사람이 개량하기 어려운 경우에 AI를 많이 활용한다. 그래서 무형자산을 개량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고, 내놓은 NVQ라는 가치투자ETF는 유무용자산을 같이 합친다. 하나의 자산으로 보고 이것과 대비해 시가총액이 싼 곳에 투자를 한다. 우리는 ‘차세대 가치투자다’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등 기술적용, 한국 보다 미국 우수

김 대표는 사실 기술 운영자체 부분에서 한국을 미국과 동일하게 바라봤다. 다만, 데이터나 기술을 적용하기에는 미국 시장이 더 나았다. 데이터도 많고. 국내의 경우 회계시스템이 바뀌어 가는 과정이어서 AI가 학습을 하는데 반영하기가 어려웠고, 데이터 길이도 짧고, 한국은 변화무쌍해서 패턴을 잡기가 좀 더 어려운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미국은 학습이 잘 되어 있고, 시장도 컸다. 상품 판매도 중요하지만, 이 기술을 알리는 목적도 굉장히 중요했다.

그는 “최종적인 비즈니스 자체는 기술이 많이 공급이 돼야 한다. 다른 큰 회사들이 기술을 보고 이것을 (회사)내가 한번 써보겠다 하는 건수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한국보다는 미국에 큰 회사들이 많다보니 선택을 했고. 이런 큰 시장에서 S&P500지수를 AI를 통해 판매 할 수 있다 하면, 이 자체의 의미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는 최근 투자를 받았다. 김 대표는 “시기에 따라 보는 시각은 다르겠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가능성을 보고 시작했고, 또 이런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AI 기술로 잘 쓰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런 부분에 필요한 투자를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김형식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김형식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좋은 수익? 충분히 가능

김 대표는 애초에 AI 기술이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좋은 수익률을 내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에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큰 회사들이 자사의 해당 기술을 적용하고, 구매하는 모습을 꿈꾸고 있다. 비록 뉴욕에 상장하긴 했어도 금융분야의 벽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이를 허물고 싶다는 것. 김 대표는 “국내의 스타트업이 글로벌 레벨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임료가 좋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필요한 무엇인가가 있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부분으로 접근한다는 것 자체가 없는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라 힘든 부분이 있다. 대신 그만큼 관심을 많이 받고 있어 기회이면서도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검증이 필요한데, 이미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가 이 분야에서 선도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김형식 대표는 “지금 아주 중요한 순간에 왔다. 기회도 좋다. 회사의 목표도 이 기술이 잘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며 “다만, 지금은 가능성을 증명하는 과정에 있다. 충분히 잘 어필된다고 하면 이후에는 크게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