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아이들과 함께 있어서 세탁기만 빠르게 보고 나오려 했는데 아이들도 저도 신나게 놀다 나왔어요. 아이들은 게임하고 저는 평소에 사고 싶던 식기세척기, 인덕션까지 즐겁게 구경했습니다. 가전제품 매장에서 한참을 있었네요.”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을 다녀온 주부 A씨가 남긴 글이다. A씨 뿐 아니라 지난 1년간 인터넷 상에는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를 방문한 후 만족감을 나타내는 후기가 쏟아졌다. 기존 구경 위주의 가전제품 매장이 체험형으로 바뀐 후 방문 고객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 네티즌은 “아이가 등원하고 나면 메가스토어에 가서 커피 마시고 가전제품 구경한다”고도 했다.

메가스토어 잠실점 캠핑존 .출처=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캠핑존 .출처=롯데하이마트

롯데하이마트(071840)가 체험형 매장 ‘메가스토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오픈 전 세간의 우려와 달리 1년 만에 매출 성장률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며 고객 몰이의 주역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가전제품 매장은 딱딱한 분위기’라는 통념을 깨고 하나의 체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며 어른들의 놀이터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25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9일 '출범 1주년'을 맞은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은 오픈 1년 후 매출이 오픈 직전 같은 기간보다 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비심리가 침체됐던 지난해 7월에도 메가스토어 잠실·수원·안산선부점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35%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메가스토어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가 롯데하이마트를 진두지휘할 당시 만든 '미래성장동력' 모델로,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체험형 문화공간으로 리뉴얼 한 점포다. 가전제품 전시 뿐 아니라 일상적인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것을 특징으로 현재까지 총 8개점이 있다.

특히 1호점인 잠실점은 비스포크, 오브제 컬렉션, 롤러블 TV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은 물론 요트, 카라반에 이르기까지 가전 매장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상품 구색을 갖췄다. 수원점에는 셀프 빨래 방과 반려 동물 목욕 공간인 펫 스파룸이 마련됐고 울산점에는 유튜브 촬영을 할 수 있는 1인 미디어 존이 들어섰다.

라이프스타일, 일상을 채워넣자 고객들은 발걸음으로 화답했다. 또 4-50대·신혼부부가 주 고객층이었던 가전양판점에 MZ세대가 방문하기 시작했다.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유튜브 촬영존, 게임존 등은 주말이면 사람으로 붐벼 대기자가 발생할 정도다. 체험 시설이 대거 늘면서 아이들과 매장을 찾은 주부들 사이에서도 호평이 잇따른다.

이에 기존 가전양판점 매장이 '가전제품을 나열하는 장소'라는 통념을 깨는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부 B씨는 “이전 매장과 다르게 메가스토어는 구경하는 사람이 많고 구매하지 않아도 부담 없이 있을 수 있어 자주 들르게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과의 시너지도 한 몫을 했다. 롯데하이마트 라이브커머스 방송(라방) ‘하트라이브’를 메가스토어에서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매장을 노출시킨 것이다. 하트라이브는 롯데하이마트가 지난해 4월부터 모바일 앱에서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으로 현재 방송 횟수 100회 이상, 평균 시청자 3000여명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메가스토어의 대성공으로 롯데하이마트 실적도 크게 반등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하이마트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도 대비 67.4% 증가했다. 매출과 당기순이익도 6.5%, 89.8%씩 상승해 각각 1조473억 원, 408억 원으로 집계됐다. 롯데하이마트는 메가스토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올해 역시 추가 출점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2월 제주지역을 시작으로 3월 경북지역 등 올해 안에 10여개를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메가스토어는 가전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재미있는 매장”이라며 “리뉴얼 오픈 직후 프리미엄 가전제품 체험을 넘어 한층 더 높은 삶의 질을 경험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 전문 매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