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GovTech
출처= GovTech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통신3사가 5G 28GHz 주파수 실증에 돌입한 가운데 올해 상용화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모인다.

통신사는 앞서 정부로부터5G 주파수 28GHz와 3.5GHz대역을 각각 할당받았다. 현재 일반 고객용으로 구축한 5G 상용망은 3.5GHz 기반이다. 28GHz는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전송을 가능케 하지만 전파손실에 취약해 전국망 구축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밀리미터파(mmWave)로도 불리는 28GHz는 현실적으로 활용 가능한 무대로 제한적인 공간에서 초저지연·초고속 네트워크 환경이 필요한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 스마트오피스, 헬스케어 등이 지목되고 있다.

참고로 밀리미터 대역은 통상 30~300GHz 사이의 주파수 대역을 일컫는 말인데 이 대역의 파장이 1~10mm 정도 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통신사들 역시 일반 고객들을 위한 5G 망은 3.5GHz를 주력으로 삼는 한편 기업체를 위한 5G 망을 28GHz로 구축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정부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28GHz 대역은 전국민 서비스를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스몰셀 정도는 고려하지만 대개 B2B 분야에 쓰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 따르면 전 세계 38개국, 92개 사업자가 5G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그 중 22개 사업자만이 밀리미터파 대역에 대한 상용망을 구축해 서비스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지난해 말 본격적으로 5G 28GHz 대역 실증에 돌입했다. 다만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업은 많지 않다. 통신3사 관계자들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구체화 할수는 없는 단계라고 입을 모았다.

우선 공공 사업에 힘을 싣는다. SK텔레콤은 인천국제공항에 5G 28GHz 기반 MEC(모바일 에지 컴퓨팅)를 활용한 코로나19 방역 시스템을 만든다.

KT는 광화문 사옥 인근을 비롯해 수원, 서울, 대전, 대구 등에 28GHz 기지국을 구축하고 실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KT는 수원 공공체육시설에 비대면 강의를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구미 금오공대와 28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5G 실증을 시작했으며 전주에서의 MEC 연계 사업, 안산 반월·시화 공단 사업 등 총 세 군데 정부 사업을 연계해 진행하고 있다.

통신 업계는 밀리미터파의 단점으로 작용하는 특성을 극복하고 장점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전문가들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빔포밍 기술과 5G 스몰셀 등을 주시하고 있다.

빔포밍 기술은 많은 수의 안테나에 실리는 신호를 정밀하게 제어해 특정 방향으로 에너지를 집중시켜 거리를 늘리거나 간섭을 줄여 보다 나은 무선 채널 환경을 만들어 준다. 스몰셀은 소출력 커버리지를 갖는 기지국으로 밀리미터파의 짧은 커버리지 단점을 보완한다.

28GHz 대역의 주파수 특성을 이해한 설치 시나리오와 이에 맞는 서비스 발굴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나지현 실장은 이달 발간한 ‘28GHz 기술동향 및 이슈사항’을 통해 “28GHz 대역의 서비스 활성화를 위하여 B2C 관점의 접근과 동시에 B2B, B2G 관점의 접근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지현 실장은 28GHz의 B2C 서비스 측면에서는 전국망 커버리지 구축할 목적으로 활용하기보다는 사용자가 많은 지역에 5G 체감 품질 속도를 높이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나 실장은 “초기 서비스 발굴 관점에서는 스마트 공장, 스마트 시티와 같은 B2B 서비스와 학교망, 정부망과 같은 B2G 에서 시범서비스를 통한 제공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밀리미터파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망 구축 시나리오에 대해 “커버리지용으로는 3.5GHz 대역의 5G 서비스를 활용함과 동시에 대용량 서비스 제공이 필요한 곳에 28GHz 대역의 기지국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말기에 두 대역을 이중 연결해 커버리지 안정성을 확보하고 28GHz 대역은 보조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나 실장은 “LoS(직선 도달이 가능한 수준의 거리)가 보장되는 B2B에서는 28GHz 단독망 구축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8GHz 상용화 시점에 대해 “보통 IT 산업에서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 네 박자가 맞았을 때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보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 가기엔 멀었다”면서 “생태계가 좀더 갖춰졌을 때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5G 28GHz 대역은 3사가 각각 800MHz폭씩 할당받아 사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