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서울 주요 재개발 사업지인 흑석뉴타운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한 번 집중되고 있다. 최근 흑석2구역이 1차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지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선정 사업지 중 규모가 가장 큰데다 한강변에 접한 입지 역시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투자 매수세 역시 흑석으로 유입되면서 흑석2구역 전체가 또 한 차례 들썩이고 있다. 다만 향후 임대 비율 등의 변수로 인해, 기대감 속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2의 ‘아리하’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선정에 매물 전멸

지난 15일 국토교통부(국토부)와 서울시는 동작구의 흑석2구역 등 기존 서울 정비사업장 8곳을 공공재개발 사업의 첫 후보지로 선정했다. 공공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된 곳은 동작구 흑석2, 영등포구 양평13·양평14, 동대문구 용두1-6·신설1, 관악구 봉천13, 종로구 신문로2-12, 강북구 강북5 등 총 8곳이다. 주로 주거환경 개선효과나 공급 효과가 큰 역세권을 중심으로 선정됐다. 사업추진 기대감에 이미 선정 직후부터 일부 지역의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흑석2구역 일대 전경. 출처=네이버 거리뷰
흑석2구역 일대 전경. 출처=네이버 거리뷰

가장 많은 문의가 집중되는 지역 중 한 곳이 흑석2구역이다. 흑석2구역은 1차 후보지 8곳 중 사업지 면적과 사업 규모가 가장 커 사업성도 높다. 서울시에 따르면 흑석2구역의 사업면적은 4만5229㎡로 사업규모는 총 1310세대다. 해당 지역의 경우 흑석1구역과 함께 유일하게 추진위원회 단계로, 지난 2008년 구역지정과 이듬해인 2009년 추진위원회 승인이 이루어졌다. 해당 사업지는 2종주거와 준주거 지역으로 상가비율이 높아 사업 추진이 어려웠던 탓이다. 흑석역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흑석2구역은 흑석1구역처럼 상가가 많은 편이다. 상가 조합원 일부가 기존 재개발에 반대해 조합설립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흑석2구역은 9호선 흑석역 초역세권 중 하나로 한강 조망 등에서 특히 유리하다는 점이 강점이 있다. 사업지 바로 옆의 ‘아크로리버하임(아리하)’은 이달 초 84㎡의 매매가격이 20억3000만원을 넘겼다. 사실상 흑석2구역과 동일 입지인 만큼 아리하 이상의 미래가치가 기대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흑석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흑석역 초역세권, 한강 조망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아리하와 비견될 사업지다. 강남과 여의도 접근이 우수하고 교육시설도 좋아 입지 상으로는 향후 최소 아리하 정도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이 흑석뉴타운과 인근 아파트 전체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업자는 “공공재개발 선정이 인근 흑석9구역과 더불어 아리하 등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흑석2구역 내 주택 역시 가격이 뛰어오르고 있다. 해당 업자는 “대지지분이 30평인 2층 다가구 주택(40평 중반대 기준)의 경우 매매가격이 19억원 이상에 이야기가 되고 있지만, 물건이 없어서 매매가 안되는 실정이다. 실투자금이 그보다 낮은 물건은 이미 없다”고 말했다.

흑석2구역 일대 전경. 출처=네이버 거리뷰
흑석2구역 일대 전경. 출처=네이버 거리뷰

인근 다른 중개업소 대표 역시 “지금은 다시 매도인들이 매물을 잠그는 형편이다. 공공재개발 특성상 사업추진이 빨라, 이르면 연말 시공사 선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향후 상승 폭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시 매물을 거둬들이기 시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물이 빠르게 사라지는 형편인데도 매수를 원하는 문의는 훨씬 늘었다는 설명이다. 해당 업소의 대표는 “매수 문의는 많지만 매물 실종으로 실거래 성사는 드문 편이다. 간혹 매물이 올라오자마자 바로 여러 곳에서 매입 가격이나 세입 조건 여부, 갭 등을 전화로 문의할 정도로 관심이 높아졌다”라고 전했다.

흑석2구역 ‘기대 반 우려 반’...“향후 임대비율이 변수”

흑석2구역 추진위원회의 기대감도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이진식 흑석2구역 재개발 추진위원장은 “이번 공공재개발 선정으로 주민 동의율 요건이 낮아지는 등 사업 추진이 유리해진 상황이다. 추진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곳은 50% 동의서를 받으면 요건이 충족돼 공공계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지는 조합 설립을 목표로 동의서를 징구했지만 최종 동의율 요건인 75%에 살짝 미달하는 70%의 동의율 확보에 그쳐 사업이 정체된 바 있다.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새로운 동의서 징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용적률 변경에 따른 새로운 건축계획 수립과 사업성 분석도 준비 중이다. 종전자산 등을 다시 확인해 분담금을 계산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동의서를 다시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의 향후 변수 중 하나는 추후 제공해야 할 임대 비율이다. 특히 임대비율의 경우 정확한 내용 등이 마련되지 않아 조합원들의 불안이 큰 상황이라는 것이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국토부 등이 제시한 임대비율은 20%에서 50%까지 편차가 크다. 향후 시도지역 조례로 정해질 것으로 본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비율 등이 정립되지 않아 이에 대해 문의하는 조합원들이 많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임대비율에 대한 빠른 기준 정립과 제시가 필요하다. 흑석2구역의 경우 조합원이 많지 않으므로 향후 정해질 임대비율에 따라 손익이 달라져 이에 대해 우려하는 조합원이 늘고 있다. 임대주택 비율도 수익형 전세 등 유형이 다양하므로 종합적인 검토를 위해서도 관련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