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코리아의 중형 왜건 크로스컨트리 V60.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중형 왜건 크로스컨트리 V60.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볼보의 중형 왜건인 크로스컨트리 브이식스티(V60, 이하 V60)가 한국의 도로 사정에 맞는 '강력한 경험'으로 시장을 유혹하고 있다. 현재 왜건이 비인기 차종으로 꼽히는 한국에서 V60은 특유의 브랜드 감성과 양호한 상품성으로 북유럽 왜건의 진가를 보인다는 각오다.

V60의 측면부. 전장이 현대자동차의 중형 SUV 싼타페와 같은 반면 전고는 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보다 5밀리미터 밖에 높지 않다.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V60의 측면부. 전장이 현대자동차의 중형 SUV 싼타페와 같은 반면 전고는 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보다 5밀리미터 밖에 높지 않다.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V60는 낮고 긴 모양새를 바탕으로 날렵한 인상과 실용성을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

주요 제원별 수치는 전장 4785㎜, 전폭 1850㎜, 전고 1490㎜, 축거 2875㎜ 등에 달한다. 국산차와 크기를 비교할 때 앞뒤 길이인 전장이 현대자동차 싼타페와 동일한 반면 전고는 기아자동차 모닝(1485㎜)보다 5㎜ 높은데 불과하다. 전폭은 현대차 투싼(1865㎜)보다 15㎜ 좁다.

V60의 운전석 전경. 버튼을 최소화하면서도 목재 질감의 소재를 채택하는 등 인테리어에 볼보 브랜드 특유의 감성이 담겼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V60의 운전석 전경. 버튼을 최소화하면서도 목재 질감의 소재를 채택하는 등 인테리어에 볼보 브랜드 특유의 감성이 담겼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사람이 타고 내리기 편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땅에서 차량 하부까지 간격인 지상고가 30㎝이고, 운전석 시트의 엉덩이 닿는 부분까지는 60㎝에 달하기 때문이다. 성인의 무릎 높이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다리를 많이 들어 올릴 필요 없이 땅에 선채 그대로 엉덩이를 내밀어 앉을 수 있다.

V60의 2열에 영유아용 카시트를 2개 장착한 모습. V60의 전폭은 현대차 준중형 SUV 투싼보다 1.5센티미터 좁은 정도기 때문에 탑승자의 체격에 따라 좁게 느껴질 수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V60의 2열에 영유아용 카시트를 2개 장착한 모습. V60의 전폭은 현대차 준중형 SUV 투싼보다 1.5센티미터 좁은 정도기 때문에 탑승자의 체격에 따라 좁게 느껴질 수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1열 시트의 경우 높이를 넓은 범위 안에서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앉은 키 높은 탑승자도 여유로운 헤드룸을 확보할 수 있다. 전장이 길기 때문에 레그룸도 널널히 조성돼 있다. 전폭이 현대차 정도로 좁은 점은 운전석에서 한 팔을 걸치기에 편하지만, 2열에 탑승자 3명이 앉을 경우 좁게 느껴질 수 있다.

V60의 2열 시트를 접은 모습. 적재용량이 529리터에서 1441리터까지 확장되며 1열 시트 뒷부분에서 트렁크 말단까지는 2미터를 상회한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V60의 2열 시트를 접은 모습. 적재용량이 529리터에서 1441리터까지 확장되며 1열 시트 뒷부분에서 트렁크 말단까지는 2미터를 상회한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짐을 싣거나 차박하는 동안 몸을 뉘일 공간도 충분하다.

V60의 트렁크 용량은 529ℓ로 현대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509ℓ)보다 더 넓다.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1441ℓ 규모에 달하는 짐을 실을 수 있다.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등받이 상단 지점부터 트렁크 도어가 닫혔을 때 경계선 까지 길이가 165㎝에 달하고 1열 시트를 최대한 앞으로 이동했을 때는 2m 넘는 길이를 확보할 수 있다. 평탄화 매트 등을 이용하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다리를 뻗고 누울 수 있겠다. 가로폭은 트렁크 부위 기준 1m 정도로 성인 2명이 나란히 누워 있을 수 있는 너비다.

V60의 엔진룸 전경. V60는 2.0리터 가솔린 하이브리드 B5 엔진과 함께 48볼트 전기모터, 8단 기어트로닉 자동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V60의 엔진룸 전경. V60는 2.0리터 가솔린 하이브리드 B5 엔진과 함께 48볼트 전기모터, 8단 기어트로닉 자동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V60의 또 다른 강점은 주행성능이다. V60는 2.0ℓ 배기량의 B5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과 48V 전기모터를 비롯해 8단 기어트로닉 자동 변속기 등 구동장치를 탑재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m 등 수준의 구동력을 발휘한다.

스포츠 세단 못지않은 힘을 낼 수 있는 배경이다. 

두 페달은 누르는 발을 살짝 밀어내는 정도의 답력을 구현함에 따라 차량의 구동력을 매끄럽고 안정감 있게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차가 앞뒤로 덜컹거리지 않으면서도 속력을 가뿐히 끌어올린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도 엔진 회전수를 2000rpm 안팎으로 유지하며 엔진음을 크게 내지 않고 여유롭게 오른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땐 강한 제동력을 발휘함에 따라 신속히 감속할 수 있는 반면, 정지 상태에 도달할 땐 좀 더 세심히 조작해야 차가 흔들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운전석에 앉아 정면을 바라본 모습. 볼보의 심플하면서 강인한 감성의 인테리어 감성이 구현됐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운전석에 앉아 정면을 바라본 모습. 볼보의 심플하면서 강인한 감성의 인테리어 감성이 구현됐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조향 능력도 우수하다. 핸들(스티어링 휠)은 너무 가볍거나 묵직하지 않은 저항감을 발휘하며 회전함으로써 조작 실수 가능성을 줄여준다. 그러면서도 차량 진행 방향을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달리려는 경로로 정확히 이동할 수 있다.

V60(프로 트림)는 타이어로 독일 컨티넨탈의 19인치 프리미엄컨택트 6를 장착하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V60(프로 트림)는 타이어로 독일 컨티넨탈의 19인치 프리미엄컨택트 6를 장착하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현가장치(서스펜션)로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멀티링크 리프 스프링이 장착돼 높은 조향 성능을 구현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두 서스펜션은 각각 고급 세단과 SUV에 주로 장착되는 것으로 볼보 차량에 흔히 적용되는 조합이다. V60는 이 같은 장치를 바탕으로 인터체인지(IC) 출입 구간 같이 급격히 구부러진 길을 지날 때 탑승자 몸이 기울어지는 것을 최소화한다. 또 고속으로 달리는 중 차선을 급히 변경했을 때 안정적으로 위치를 바꾸는 한편 최종 수정된 경로에 도달하기 직전 천천히 차체를 움직이는, 묘한 경험을 제공한다.

두 서스펜션은 불규칙한 노면을 지날 때도 차체에 전달되는 충격을 짧게 흘려보내며 차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킨다. 고급 세단을 탔을 때 느낄 수 있는 노면 충격과 유사하다. 후륜 서스펜션인 멀티링크 리프 스프링은 구조상, 타이어를 덮는 휠 하우스의 규모를 줄임으로써 트렁크 공간을 확장하는데도 일조한다.

V60의 기어 콘솔. 볼보 특유의 시동 다이얼이 장착됐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V60의 기어 콘솔. 볼보 특유의 시동 다이얼이 장착됐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다만, V60의 연비는 탁월한 구동력과 반비례해 다소 낮은 수준이다.

V60를 타고 경기 가평군 청평면에서 출발해 경기 남양주시까지 64㎞에 달하는 구간을 달렸다. 신호등이나 교통량 등은 적었지만 급커브 구간이나 오르막길, 과속방지턱 등을 자주 만나 속력을 자주 조정했다. 급정거를 서너 차례 실시했지만 과속하지 않고 최대한 관성 운전했다. 차량에는 카시트에 착석한 영유아 2명과 성인 2명 등 총 4명이 20㎏ 정도되는 짐과 함께 올랐다. 이때 기록한 연비가 12.1㎞/ℓ에 달한다. 공인 복합연비 10.6㎞/ℓ에 비해선 소폭 높다.

V60는 이밖에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 차선유지보조 등 볼보의 탁월한 주행보조기능을 그대로 구현하고 험로(오프로드) 주행모드를 지원하는 등 매력적인 옵션들을 갖추고 있다. V60의 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율 5.0% 기준 판매가는 일반 트림 5330만원, 프로(por) 트림 5940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V60의 파노라마 썬루프를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V60의 전동식 파노라마 썬루프를 덮개만 개방한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한편 볼보는 여전히 국산차 업체들이 출시하기 꺼려하는 왜건 모델에 브랜드 고유 감성을 담는데 성공함으로써 승승장구하고 있다. 볼보의 주요 왜건 모델인 V60는 또 천장 낮은 주차장이나, 좁은 폭을 지닌 공도 등 국내 차량운행 여건에 최적화한 제원을 갖춘 차량이다. 실용성과 구동력 등 한국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요소들도 양호한 수준을 갖추고 있다. 볼보가 V60를 비롯한 왜건의 신차를 꾸준히 출시함으로써 소비자 선택폭을 넓히는데 공을 세우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