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신축년을 맞아 지방에서도 향토건설사들이 본격적인 마수걸이 분양에 나서고 있다. 포항에서도 5년여만에 새로운 신축 아파트가 선을 보인다. 포항의 중견건설기업 삼구건설은 7일 포항 이인지구에 ‘KTX포항역 삼구트리니엔’의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나섰다. 포항에서는 흔치 않은 역세권 입지라는 평가다. 다만 올해 포항에 예정된 분양 봇물에, 단지의 미래가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KTX 품은 이인지구 내 대단지...교육여건 등 우수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9층, 10개 동 총 1156세대 규모다. 전 타입 59㎡형, 67㎡형, 84㎡A·B형의 중소형 면적으로 구성된다.

'KTX포항역 삼구트리니엔' 모형. 출처=해당 홈페이지
'KTX포항역 삼구트리니엔' 모형. 출처=해당 홈페이지

해당 단지가 들어서는 포항시 북구는 현재 비규제지역이다. 따라서 청약 문턱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설명이다. 청약 조건은 만 19세 이상으로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 포항시·대구광역시·경상북도에 거주, 청약 통장 가입기간은 6개월로 예치금액은 포항시 200만원·대구광역시 250만원·경북 200만원의 조건이 필요하다. 유주택자와 세대원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하며 전매 제한과 재당첨 규정도 적용받지 않는다. 분양가는 3.3㎡당 1000만원 안팎이다.

KTX포항역 삼구트리니엔이 들어서는 이인지구는 포항시 북구에 조성되는 신도시 중 하나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해당 지구는 약 94만㎡ 규모로 주거용지가 주를 이룬다. 현재 포항 북구에는 상업지구인 성곡지구와 주거시설이 들어서는 초곡지구 등도 들어서 있다. 실제 이인지구 북쪽에는 학림천을 사이에 두고 농산물 도매시장과 성곡지구가 위치하고 있다.

이인지구는 해당 두 지구보다 포항역에서 훨씬 가깝다. 특히 단지가 들어서는 이인지구 24블럭은 해당지구 내에서도 포항역과 인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실제 단지와 역까지는 대략 700~800m 정도 이격되어 있다. 현재 해당 지구 내에 예정되어 있는 3개 공동주택 예정지 중에서는 가장 인접해 있다. 해당 역을 이용 시 역에서 동대구역은 30여분, 서울은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단지 바로 뒤에는 국도 28호선이 위치하고 있다.

개발지역인만큼 추가적인 교통호재도 있다. 내년 포항 삼척간 철도 개통 외에 창포동-성곡어가리 도시계획도로와 우현동 이인지구 간 도로 개통도 예정되어 있다.

다만 일반 교통 인프라는 다른 주거지구가 낫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북구 내 한 업자는 “KTX 수요가 포항에서 많지는 않아 큰 메리트로 보기는 힘들다. 또 기차 외 교통은 인근 초곡지구가 더 나을 수 있다. 이인지구는 더욱 내륙 안쪽으로 들어가지만 초곡지구는 7번국도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X포항역 삼구트리니엔' 의 조경시설. 출처=해당 홈페이지
'KTX포항역 삼구트리니엔' 의 조경시설. 출처=해당 홈페이지

이인지구는 주거용지로 개발 중인만큼 학교예정부지와 어린이공원, 부대 상업시설들도 자리하고 있다. 특히 현재 이인2지구를 포함해 이인지구 내에 학교 부지만 4개가 예정되어 있다. 이중 3개가 해당 단지와 상당히 인접해, 학세권 단지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인근업자의 설명이다.

82세대인 59㎡ 타입은 이면개방형으로 설계됐다. 소형 평면에서 오는 단점 상쇄를 위해 수납공간에 신경을 썼다는 평이다. 320세대 규모의 67㎡타입은 4베이 판상형 구조다. 맞통풍과 채광을 살린 실용성을 살린 설계가 특징으로, 워크인 드레스룸, 펜트리 등을 선보인다. 672세대가 공급되는 84㎡A타입 역시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된다. 침실통합형 구조를 통해 입주자의 취향에 따라 공간 활용의 선택지를 넓혔다. 84㎡B는 판상형 구조로 거실통합형 구조를 도입해 개방감을 살린 구조다.

'KTX포항역 삼구트리니엔' 84A 유니트. 출처=해당 홈페이지
'KTX포항역 삼구트리니엔' 84A 유니트. 출처=해당 홈페이지

단지 내에는 잔디가든·물빛정원·산수원 등 테마파크형 조경시설과 워터파크와 프레쉬 가든 등의 휴식공간도 조성된다. 잔디캠핑장과 GDR 골프연습장 등 차별화된 커뮤니티를 선보인다. 별동 3개 층에 들어서는 트리니엔 커뮤니티 플레이존에는 키즈·맘존, 익사이팅존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역세권 인프라에도 미래가치 ‘갸우뚱’

해당 단지에 대한 미래가치는 엇갈린다. 현지의 다수 업자들은 일반적으로 역세권 입지로 초기 프리미엄(웃돈)이 붙을 가능성은 있지만, 투자나 입주 측면에서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포항 북구의 한 부동산 업자는 “일부 로얄층에 한해, 김천 등처럼 역세권의 영향으로 프리미엄 가능성은 있다. 다만 분양 초기 이후에는 프리미엄이 붙는 폭이나 속도 등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분양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해당 단지의 미분양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이유는 올해 포항에 분양을 기다리는 아파트 물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역 중개업자들에 의하면 포항 흥해 일대에만 올 상반기까지 1만3000여세대의 주택 분양이 예정돼 있다. 지난 2017년 포항 장성푸르지오 분양 이후 신축 분양이 뜸하다가 올해 본격적으로 분양 물량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항역 부근의 한 중개업자는 “실제 흥해에만 현재 서희건설이 분양하고 있는 1000세대, 삼구건설 1150여세대, 한화 포레나 2500세대, 삼도 2차 380세대 등 굵직한 분양이 계획돼 있다. 7~8년전 8000여세대가 분양했을 때에도 물량 소화에 시간이 걸렸던 만큼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중순 이인지구 내에 대형브랜드 단지의 추가 공급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향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부분이다. 한화건설 등에 따르면 해당 지구의 24블럭에 포레나 단지의 공급이 예정돼 있다. 포항 북부 한 업자는 “포항에서는 삼구건설도 알아주는 건설사지만, 아무래도 브랜드 건설사의 선호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또 지구 내에 다른 아파트들이 추가로 들어서면 단지 위치상 일조나 조망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대형 브랜드 아파트 역시 분양가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수요자들이 올해 더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