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곽예지 기자]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이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까지 국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당초 국내 확진자가 제한적일 때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외산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확산세가 더 빠른 변이 바이러스의 상륙은 백신과 함께 치료제까지 출시를 앞당기고 있다.

지난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에서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1건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국내에서 집단감염과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셀트리온과 대웅제약,  GC녹십자, 종근당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유력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일정 및 성과가 주목 받고 있다.

숨은감염·집단발병·변이 바이러스 변수...국내서 남아공발 변이발견

최근 국내에서는 구치소, 요양병원, 종교시설, 군부대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역 당국은 지역사회에 숨은 감염과 집단 발병,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변이 바이러스 등 3가지를 향후 방역 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지난 4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역사회에 숨은 감염의 위험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취약시설 집단 발병이 지속되고 있어 지역전파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영국과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잇따라 유입됨에 따라 전파력 증가 위험을 경계하는 것도 현재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존 코로나19 대비 전파력이 70%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발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에 이어,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도 국내에서 확인돼 전파력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12명,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1명 등이다.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인천공항으로 들어왔으며, 지난 12월26일 입국 때 검역 과정에서 발열 증상이 발견돼 공항 시설 내에서 검사를 받았다. 이후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시설로 바로 이송됐다.

정부는 이 감염자가 지역 사회와 접촉은 없었고, 동반 입국자 1명도 검역 과정에서 발열 증상이 나와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국내 상륙한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기존 백신 효과 의문 제기

기존 코로나19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글로벌 확산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기존 코로나19 백신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했다. 그러나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존 벨 옥스퍼드 의대 교수는 타임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개발된 백신들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남아공 변이는 모르겠다. 큰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벨 교수는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는 단백질 구조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했고, 이 변이가 인간 세포에 결합하는 능력을 키우며 전염력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개발된 백신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응할 항체를 생성하며, 사람의 신체는 스스로 스파이크 여러 부분을 공격할 수 있도록 학습한다. 이 때문에 스파이크의 일부가 변이해도 백신의 효능은 유지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돌연변이가 출현해 백신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식하기 어려워지면 바이러스 감염은 지속될 수 있다.

벨 교수는 "변이가 백신 효능을 완전히 무력화하는 것은 아니며 잔류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필요하다면 몇 주 내 새로운 백신을 만드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새 백신을 생산하는 데 6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유력 코로나19 치료제 후보...셀트리온·대웅제약 등 

기존 코로나19와 영국·남아공 변이 바이러스가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코로나19 치료제가 주목된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유력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업은 셀트리온(068270)과 대웅제약(069620) 등이 있다.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오는 13일 대한약학회가 주최하는 ‘2021 하이원신약개발심포지아’에 참여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의 글로벌 임상 2상 결과를 최초 공개한다. 이에 렉키로나의 국내 조건부 승인이 예상된다. 

대웅제약도 앞서 지난달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레이트)’의 임상 3상을 승인받은 바 있다. 

이번에 승인받은 임상은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대웅제약의 호이스타정과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를 병용 투여해 효과를 확인하는 시험으로, 임상시험 실시기관은 국립중앙의료원 등이며, 목표 대상자 수는 총 1072명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은 앞서 지난달 17일 경증 및 중등증 환자 대상의 임상 2·3상을 승인받았고, 호이스타정은 만성 췌장염 등에 사용되는 경구용 치료제로 기존 주사제 대비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다.

이 밖에 GC녹십자도 현재 진행 중인 치료제 'GC5131A'의 임상 2상의 중간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고, 종근당도 자체 개발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의 러시아 임상이 순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