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사옥 전경. 출처=롯데카드
롯데카드 사옥 전경. 출처=롯데카드

[이코노믹리뷰=금교영 기자] 롯데카드가 베트남 법인인 롯데파이낸스에 약 153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현지 법인의 영업자산 확대에 따라 운영자금 제공 및 향후 신규사업 진출 여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법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에도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분기 중 150억원 투입… 지난해에도 200억원 증자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해 말 이사회를 통해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에 1400만달러(약 153억원) 투자를 승인했다. 투자는 올해 1분기 중 이뤄질 예정이며, 이에 따라 롯데파이낸스의 자본금은 65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번 투자는 할부금융, 신용카드, 대출 등 현지 법인의 영업자산이 늘어나면서 운영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진행된다. 롯데카드는 작년 2월에도 롯데파이낸스에 2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시행했다. 당시에도 영업자산 확대에 따라 이에 맞는 베트남 당국의 최소자본 법적 기준을 충족시키고 추가 사업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자금을 투입했다.

실제 롯데카드 베트남 법인의 자산은 지속 확대되고 있다. 매년 3분기 기준 ▲2018년 357억원 ▲2019년 670억원 ▲2020년 948억원 등으로 성장했다.

국내 카드사 중 베트남 첫 진출… 비용 투자 많아

롯데카드는 지난 2018년 국내 전업 카드사 중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사업진출 방식도 남달랐다. 기존의 영업을 영위하던 회사를 인수해 운영비만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성장잠재력에 주목해 2009년부터 대표사무소를 통해 현지 진출을 추진해왔다. 그러다 2017년 베트남 현지 소비자금융 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와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고, 2018년 3월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지분 100% 인수를 최종 승인 받으며 본격적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테크콤 파이낸스는 현지 신용카드, 할부금융, 소비자대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당시 모회사인 테크콤뱅크가 2015년 인수 후 부실자산 정리에 주력해왔다. 이에 부실자산이 없는 우량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었지만 외부 영업은 미미하며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있지는 않았다.

롯데카드는 지분 인수 후 약 9개월 간의 영업 준비를 마치고 같은 해 12월 현지법인인 롯데파이낸스를 정식 출범시켜 신용대출과 할부금융 등 소비자금융 영업을 시작했다. 2019년 4월에는 롯데 파이낸스 비자·비자 플래티넘 등 신용카드 2종을 출시하며 신용카드 사업도 개시했다. 이 역시 국내 카드사 중 처음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은 기존에 영업을 영위하던 회사를 인수해 운영비만 들이면 되는 형태가 아니다”라며 “라이선스가 있고 재무 건전성이 좋은 회사를 인수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시스템 투자부터 영업점 확충 등 모든 부분을 구축해야 하다 보니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자료=롯데카드 분기보고서
자료=롯데카드 분기보고서

흑자 전환 조기 달성 기대감↑

롯데카드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베트남 법인의 완전한 정착을 유도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진출에서는 첫 주자이지만 수익성에서는 앞서가지 못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국내 시장 포화 등 수익성 악화 요인이 커지자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진출 및 선점을 위해 공을 들이면서 비교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롯데파이낸스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손실 127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상태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영업수익은 3분기 기준 2018년 4억3200만원에서 2019년 39억600만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91억400만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초기 인프라 구축 등에 큰 비용이 들어가는 카드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당기순이익 지표만으로 사업의 성패를 논하기는 어렵다. 당초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수익전환 시기는 최소 4~5년 정도로 예상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법인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초기 비용 투입이 많이 시기이며 한동안 추가적인 자본 확충 등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본 확충을 통한 영업력 확보는 물론 베트남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시장 공략, 베트남 금융시장 발전 등에도 힘쓰며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운영 효율성 등에 집중해 수익 전환 시기는 예상보다는 빠르게 향후 3~4년 내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