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클라우드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프로세스 및 워크플로우를 클라우드에 올려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각 기업들이 더욱 파격적인 클라우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최고의 열쇠가 바로 클라우드라는 논리다.

<이코노믹리뷰>가 라즈 파이(Raj Pai) AWS EC2 제품 관리, EC2 코어 제품 관리 부사장을 17일 온라인 단독인터뷰했다.

출처=AWS
출처=AWS

AWS에 주목하라
라즈 파이 부사장은 글로벌 1위 클라우드 기업인 AWS에서 제품 관리 및 마케팅 과 제품 전략 및 제휴를 총괄하고 있다. Amazon EC2의 제품 관리를 비롯해 다양한 AWS의 서비스를 총괄하는 중이다.

최근 AWS 리인벤트 2020이 열린 가운데 그는 그래비톤2(AWS Graviton2) 인스턴스와 다양한 관련 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비톤2는 Arm 네오버스 코어를 사용하는 AWS의 서버용 반도체다. 그는 "내년 상반기에 인텔 하바나 가우디 가속기가 활용된 AWS EC2 인스턴스 기반으로 공개될 예정"이라면서 "그래비톤2는 맞춤형으로 설계된 Arm 기반 프로세서며 현재 세대의 모든 인스턴스를 통틀어 최고의 가성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온프레미스와 비교했을 때 그래비톤2의 성능 및 처리량(throughput)은 각각 최대 6배, 10배까지 증가했으며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의 풋프린트를 8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그는 "리인벤트에서 여러 고객들의 발표를 통해 전통적인 x86 플랫폼에서 그래비톤2로 워크로드를 옮김으로써, 최대 40% 비용 절감을 달성한 사례들을 소개했다"고 부연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는 '탈'인텔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다. 애플이 A 시리즈를 통한 모바일AP 독립을 일찌감치 이룬 상태에서 오랫동안 인텔과 협력하던 맥에서도 M1을 필두로 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인텔의 오랜 우군이던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인텔과의 결별을 선언하며 Arm 기반의 자사 데이터센터용 서버용 CPU 개발에 나서며 '하드웨어 인텔-소프트웨어 MS'의 40년 동맹이 무너지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AWS도 그래비톤을 통해 인텔과의 거리두기는 물론, 인텔의 x86 플랫폼 기술력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확보했다는 것이 라즈 파이 부사장의 주장이다. 물론 하바나와의 연결고리가 여전하기에 인텔과의 협력도 현재 진행형이지만, 서버용 반도체에 대한 AWS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AWS의 무기는 그래비톤2에만 머물지 않는다. 라즈 파이 부사장은 AWS 트레이니엄(AWS Trainium) 및 최상의 블록 스토리지(block storage) 성능을 제공하고 , 336TB 이상의 스토리지로 클라우드에서 가장 큰 하드디스크 스토리지를 제공하는 인스턴스는 물론 4.5GHz의 고주파수의 인텔 Xeon 확장형 CPU가 적용되어 클라우드 상에서 가장 빠른 올 코어 터보 컴퓨트를 제공하는 아마존 EC2 M5zn(Amazon EC2 M5zn) 인스턴스 등 다양한 전략이 이번 리인벤트를 통해 공개됐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리인벤트 기간 발표된 EC2 맥(Amazon EC2 Mac) 인스턴스가 눈길을 끈다. 라즈 파이 부사장은 "애플과 협력해 맥 미니(Mac mini) 하드웨어를 우리의 AWS 니트로 시스템(AWS Nitro System)에 포함시키면서 AWS 구동을 지원하게 됐다"면서 "아마존 EC2 맥 인스턴스는 다른 EC2 인스턴스와 마찬가지로 EC2 인스턴스 및 온디맨드 방식으로 런칭할 수 있으며, 아마존 VPC(Amazon VPC)와 아마존 EBS(Amazon Elastic Block Store)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WS는 아마존 머신 이미지(Amazon Machine Images, AMI)를 제공해 개발자들의 작업을 돕는다는 설명이다. 라즈 파이 부사장은 "애플 생태계를 겨냥한 개발 워크로드를 AWS 환경으로 가져오기 위해 이미 아마존 EC2 맥 인스턴스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AWS는 다양한 사업자와 협력하면서도 자체 서버용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라즈 파이 부사장은 "서버용 반도체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면서 "엔비디아(NVIDIA), AMD, 인텔(Intel), 자일링스(Xilinx) 등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서버용 반도체 비율을 공격적으로 올리면서도 파트너들과의 연대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주장이다.

그는 "범용이든, AWS 그래비톤2 프로세서와 같은 CPU, AWS 인퍼런시아(AWS Inferentia)와 같은 추론용 칩, AWS 트레이니엄과 같은 딥러닝 훈련용 반도체 등을 통해 혁신해 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출처=갈무리
출처=갈무리

Arm의 모든 것이 AWS에 올라온다
이번 리인벤트 최고 백미 중 하나는 Arm과의 협력이다. Arm이 자사의 전자설계 자동화(EDA) 워크로드의 대부분을 포함한 클라우드 사용에 AWS를 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최대 반도체 IP 기업인 Arm이 포트폴리오 구성 및 반도체 설계 등의 작업을 모두 AWS로 올린다는 뜻이다. 서버용 반도체 시장에서 Arm이 영향력을 키우는 가운데, 자사의 모든 반도체 설계 워크플로우를 AWS에서 작업한다는 것은 묘한 시사점이 있다.

라즈 파이 부사장은 "컴퓨팅 집약적인 작업을 클라우드에서 수행하는 최초의 마이그레이션"이라며 "클라우드에서 인스턴스를 론칭할 때 얻을 수 있는 확장성을 제공하고, TCO을 절감하는 등 AWS 클라우드의 이점을 고성능 워크로드에 제공할 것"이라 말했다. 이를 통해 Arm은 AWS 클라우드로 마이그레이션하여 처리량을 늘리고 10배 더 빠르게 설계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으며 시뮬레이션 결과 AWS 클라우드 성능은 기존 온프레미스 대비 6배 향상했다는 설명이다.

Arm의 사례는 각 기업의 클라우드 전략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클라우드를 기업의 기반 인프라로 활용할 경우 의미있는 생산성 및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보안적인 측면의 문제는 없을까. 무엇보다 Arm이 IP 기반 기업이라 특히 민감하다. 그러나 라즈 파이 부사장은 "그런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다른 인스턴스와 마찬가지로 AWS 니트로 시스템에 의해 보호된다"면서 "AWS 니트로 엔클레이브(AWS Nitro Enclaves)와 같은 보안 강화 역량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라즈 파이 부사장은 AWS EC2에 대한 강한 자부심도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그는 "아마존 EC2(Amazon EC2)는 모든 클라우드 벤더를 통틀어 가장 폭넓고 깊이 있는 인스턴스 유형을 가지고 있다"면서 AWS 니트로 시스템 전반의 강력한 보안 인프라도 눈여겨 볼 지점이라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AWS가 특히 AWS 그래비톤2를 통해 서버용 반도체 부문에서 이룬 혁신에 관심을 가져 달라"면서 "이를 통해 인퍼런스 워크로드에서 고객들은 35~40%에 달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훈련 워크로드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서버 칩 혁신을 통해 고객들에게 비용 절감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