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퀄컴이 1일(현지시간) 온라인을 통해 테크서밋 2020을 열어 스냅드래곤 888을 전격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스냅드래곤 875가 등장할 것으로 봤으나 퀄컴은 888이라는 숫자를 택하며 x60 5G 모뎀-RF 시스템이 들어간 5G 통합칩의 비전을 분명히했다.

출처=갈무리
출처=갈무리

스냅드래곤, 그리고 888
스냅드래곤 888은 밀리미터파(mmWave) 및 Sub-6를 제공한다. 다이나믹 스펙트럼 쉐어링(DSS, Dynamic Spectrum Sharing) 등의 기술이 가능하며 퀄컴 헥사곤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6세대 퀄컴 AI 엔진으로 무장했다. 초당 26테라 운영(TOPS)이라는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하며 2세대 퀄컴 센싱 허브로 저전력 기능도 선명해졌다. 무엇보다 스냅드래곤 888 5G에 탑재된 3세대 스냅드래곤 엘리트 게이밍은 역대 아드리아노 GPU 기능 중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는 설명이다. 퀄컴 스펙트럼 ISP로 2.7MP 사진과 영상이 촬영가능하며 12MP에서 초당 120장의 이미지를 캡쳐할 수 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은 Q&A 세션을 통해 스냅드래곤 888 네이밍의 이유를 설명했다. 아몬 사장은 " 지난 10여년부터 스냅드래곤은 8시리즈는 퀄컴 프리미엄 제품군을 대변하고 있으며 퀄컴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제품으로 관련 제품의 방향성도 제시한다. 바로 8 시리즈의 정체성"이라면서 "지금까지 출시한 제품중 가장 프리미엄 제품군이란 의미에서 888로 정하게 되었다. 수많은 고객사도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도 매우 적합한 네이밍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몬 사장은 지난해 테크서밋에서 등장한 스냅드래곤 865를 두고 ‘괴물(beast)’라 표현한 바 있다. 그러나 888에 대해서는 "특별한 별칭은 없다"면서 "888 그 자체로 충분히 잘 설명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냅드래곤 888을 탑재한 제품은 2021년 등장한다. 나아가 새로운 Windows on Snapdragon (WoS) 프로세서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 타진도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카투지안 부사장은 "WoS의 매우 성공적으로 제품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노력해 윈도우PC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제품군과 솔루션 개발은 지속될 것이며 모바일에서 익숙한 기능이 모두 PC에도 도입되는 과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엑시노스가 아닌 퀄컴 스냅드래곤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으나, 5나노 정국에서는 다시 엑시노스 고도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파운드리와 모바일 AP에 대한 퀄컴과 삼성전자의 협력 방정식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일단 내년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스냅드래곤 888을 탑재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투지안 부사장은 스냅드래곤 777의 가능성에 대해 "제품 계획은 있다. 제조사와 시장에서도 굉장히 수요를 보이며 매우 성공적"이라 강조했다.

스냅드래곤 8 시리즈를 제외한 다른 제품군에서의 5G 전략을 두고는 "8시리즈부터 4시리즈까지 5G를 지원하는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2021년까지 해당 모든 제품군을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맞아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도 변화가 오고 있으나, 스냅드래곤 888의 비전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각오다. 카투지안 부사장은 "프리미엄 제품군은 시장수요 측면에서 여전히 굉장히 높게 나타난다. 또 스마트폰 지원금을 제공하는 지역도 많다. 중국, 미국, EU, 한국, 일본, 인도, 일부 동남아 및 중남미 지역에서도 여전히 굉장히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라 말했다.

아몬 사장도 "코로나 시대에 두드러진 현상중 하나는 ‘연결성’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카메라, 연결성 등 더욱 최고급 기능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퀄컴의 5G 전략
퀄컴은 밀리미터파(mmWave)에 부쩍 집중하고 있다. 이번 테크서밋에서 아몬 사장은 미국의 밀리미터파가 6GHz 이하 대역(sub-6GHz)의 5G 대비 11배 더 빠르다는 우클라(Ookla)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하기도 했다.

아몬 사장은 "미국의 경우, 계속해서 5G 서비스가 확산중에 있으며, 현재 밀리미터파 지원은 프리미엄급 제품군의 필수조건으로 인지되고 있다. 다양한 제조사들이 밀리미터파를 지원하는 제품을 출시하여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밀리미터파 서비스는 한국과 일본에도 선보일 것으로 보이며, 현재 130여개의 이통사가 밀리미터파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에서 2022년 동계올림픽 시점에 맞춰 중국에도 밀리미터파 서비스 출시되기를 매우 기대하고 있다는 소망도 슬쩍 내비쳤다.
 
다만 아몬 사장은 "퀄컴이 밀리미터파에 강점이 있는 것은 맞지만, 현재 퀄컴 대다수의 제품군은 6GHz 이하 대역을 지원하고 있으며, 해당 부문의 성과에 대해서도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5G 전략 전반에 대해서는 고무적이다. 아몬 사장은 "5G는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면서 "커버리지와 연결성은 이통 시장에서 역대 가장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도 5G 서비스 출시는 가속화되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1분기 이상 앞당겨졌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다이나믹 스펙트럼 쉐어링(DSS)와 캐리어 어그리게시연(Carrier aggregation) 기술이 5G에 주요 기술로 부각되며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가 기회"
퀄컴의 AI 전략에 대한 전망도 나왔다. 카투지안 부사장은 "AI 전략은 기존과 동일하게 간다"면서 "약 13년 이상의 AI 연구개발의 결과로, 전세계 10억명 이상의 사용자들의 퀄컴 AI 엔진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6세대 AI 엔진은 선보였다. 올해 선보이는 26TOPS 기록, 이는 업계 최고라 생각한다"면서 "AI는 수많은 분양에 활용되며 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사진촬영"이라 말했다.

애플이 최근 ARM 아키텍처를 활용해 M1 프로세서를 선보인 가운데, 퀄컴이 받을 수 있는 영향에 대한 힌트도 나왔다. 카투지안 부사장은 "ARM 기반 솔루션의 노트북에 제공가능한 하나의 솔루션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퀄컴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미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미중 관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중국 시장의 비중이 커지고 있으나 미중 신경전이 심해질수록 퀄컴의 입지는 상당히 불안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몬 사장은 "퀄컴의 핵심인 라이센싱 비즈니스 모델은 기술이전이 아닌 지재권(IPR)과 기술 공개를 기반하여 미국과 중국 모두 이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미국 입장에서는 반도체 수출로 중국과 교류를 증진시키는 방향에 기여하고, 중국 입장에서는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며 국내 시장의 5G 전환을 장려하는 한편 해외 시장 진출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퀄컴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입장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