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달러인덱스가 8개월째 하락추세를 보이며 약달러 시장의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약달러 장세에 따라 상대적인 원달러 환율의 하락 영향과 외국인 투자금의 유입으로 코스피는 연일 최고점 신기록을 경신하며 끓어오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비교 대상 6개국 통화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크로네, 프랑이며 각 통화의 비중은 그 국가의 경제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뉴욕 상업거래소(ICE)에서 종가 기준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14p(-0.16%) 하락하며 달러당 91.82로 연중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4일 연속 하락세다.  연중 최고점인 지난 3월19일의 103.60 대비 8개월 만에  12% 하락했다.

또한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 26일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05.00원을 기록하며  다시 하락세를 보여 1100원 붕괴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연중 최고점인 지난 3월19일의 1280.00원 대비해서는 달러당 175.00원, 14% 하락했다.

弱달러 시장 신흥국에 투자금 유입

약달러 환경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이유는 먼저 코로나19의 팬데믹 확산이 3차 대확산으로 지목할 만큼 전 세계 국가로 창궐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의 경제-정치환경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민심 혼란과 경기 침체,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이다. 여기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2023년까지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공표했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는 수 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 의한 경기 부양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달러화 과잉 공급에 의한 약달러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된 것이다.

더구나 약달러 환경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은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신흥국과 신흥국의 유망기업에 투자금을 집중시키며 투자처를 옮기고 있다. 특히 동남아 신흥국으로 자금이 지속 유입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흥국 중 한국은 바이오-헬스케어 산업과 반도체, IT 등 정보기술 산업이 발전하여 고성장이 기대되는 데다 원달러 환율도 하락하고 있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국가중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면서 ”코로나19 백신이 연말부터 보급되기 시작하더라도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확대, 즉 원화 강세 심리는 계속될 것이고, 성장성이 기대되는 신흥국으로 외국인 투자금이 유입될 것이므로 한국은 고성장 이머징국가에 해당하기 때문에 한동안 원화 강세의 환경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화통장‧달러ETF‧달러RP’로 달러 투자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 상승)할 경우에는 동일한 가치의 원화로 더 많은 달러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달러화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외화통장을 개설하여 원화를 환전하여 달러화로 예치하는 방법, 달러 ETF, 달러 RP 등에 투자하는 방법 등이 있다.

달러예금은 원화를 미국 달러로 환전해 통장에 예치했다가 필요할 때 원화나 달러화로 찾아 쓸 수 있는 상품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자유입출 외화통장의 예금금리는 연 0.1%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원화 보통예금 이자율과 같다. 또한 원화 환산금액이 5000만원 이내면 예금자 보호도 받는다. 예금이자에 대해서는 배당이자소득세 15.4%도 징수한다. 다만, 달러 예금은 금리가 낮은 상품이지만 환율 차이에 의한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환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붙지 않는 점이 유리하다. 환차익은 연간 2천만원 이상 이익이 발생해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만약 가족 중에 유학생 자녀나 주재원 가족이 해외에 있을 경우 달러를 미리 예치했다가 생활비나 학자금 등 명목으로 송금할 수 있어서 환차익을 볼 수 있다.

달러 ETF를 통한 투자방법이 있다. ETF는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결합해 놓은 상품으로 주식처럼 아무때나 사고 팔수 있다. 달러통장은 환율이 떨어지면 손해를 보는데 달러 ETF는 달러 가치가 떨어져도 이익을 볼 수 있는 인버스(역방향) ETF가 있어서 상승, 하락장을 예견해서 어느 쪽에도 투자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ETF상품은 달러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현재 달러 시세대로 달러 환율을 적용하지 않고 미래 가치가 오를지 내릴지를 예견해서 투자하므로 미래 환율변동을 예견해서 투자해야 하므로 그만큼 위험이 큰 상품이기도 하다.

달러RP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달러RP란 은행에서 보유하고 있는 달러 표시 채권을 고객에게 팔고 약정한 기간이 되면 다시 사들이는 것을 조건으로 판매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판매하는 은행이 채권을 다시 환매하는 조건의 상품이므로 은행의 신용을 믿고 투자하므로 은행이 부도나지 않으면 부도나 환매 불가의 투자 위험은 없다. 이처럼 안전성이 높은 채권을 고객에게 파는 것이기 때문에 이자율은 다소 낮다. 평균적으로 연 0.5% 내외 정도다. 입출금이 자유롭고 환차익은 비과세이지만 이자에 대해서는 15.4% 이자소득세가 과세된다. 은행과 증권사에서 가입할 수 있다.

외화예금을 제외한 ETF와 RP는 예금자보호 대상 상품이 아니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서 투자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외화자산에 투자할 경우 환차익에 매몰되지 말고 안전자산으로 포트폴리오 배분 차원에서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2021년 상반기까지 弱달러 전망, 원유-원자재-물가관련 상품 투자

박옥희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자산배분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 기조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 면서 “하락세가 중간에 코로나 백신 보급 등에 따라 주춤거리며 속도가 늦어질 수는 있으나 미국 차기 대통령의 경기부양정책과 각 국가 중앙은행의 경제 정상화를 위한 유동성 공급, 미 연준(Fed)의 금리 완화정책, 위험자산 선호 심리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내년 상반기까지는 달러화 하락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그는 “이같은 약달러 환경이 변화를 맞이하는 터닝포인트는 코로나19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내년 하반기에는 유동성 공급 기조가 끝나고 코로나19 대응 정책도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시장에서는 반등 기조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급격한 이슈가 나타나지 않는 한 약달러가 서서히 전환할 것으로 본다” 하고 “그러나 이후에는 글로벌 국가와 기업, 가계까지 모든 경제 주체들의 부채가 너무 많이 커져서 새로운 경제 이슈로 부각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서 “달러 약세의 환경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위험선호 심리가 계속 작용하고 2분기 이후에는 포지션을 조정하는 단계에 이를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상반기까지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고, 원유-원자재-곡물류 등 물가 관련 상품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하고 “경기가 올라가면서 리사이클링 하는 고점까지는 주식시장이 활성화 할 것이므로 그 시점까지는 위험 선호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