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근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부터 OTT 강자 넷플릭스, 최강의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이 속속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를 둘러싸고 관련 업계가 들썩이는 가운데, 글로벌 거인들의 한국 시장 진출 과정에서 확인되는 5개의 공통점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출처=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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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용자 경험 적극 풀어낸다
우버와 넷플릭스 및 아마존 등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섰거나 준비중인 거인들은, 당연한 말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기업들이다. 실제로 우버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의 최강자며 넷플릭스는 디즈니 플러스 등의 추격을 받고 있으나 여전히 글로벌 OTT 시장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마존은 말이 필요없는 이커머스의 절대자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한 강력한 사용자 경험 및 관련 노하우를 적극 풀어낸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일한 사용자 경험에서 오는 글로벌 전략이다. 당장 우버는 글로벌 통합앱을 바탕으로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어디에서도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보장하며 넷플릭스도 콘텐츠의 종류와 양은 국가마다 달라도 기본적인 인터페이스 및 미디어 전략은 비슷한 편이다. 11번가와 손을 잡는 아마존은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오지 않았으나 직구라는 동일한 사용자 경험의 확대 및 극대화를 통해 서비스 스펙트럼의 확장을 추구한다.

이러한 전략은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모델을 한국 시장에 덧대기 때문에 당연히 승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세계 어디에서든 비슷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독특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출처=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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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파트너가 있다
우버와 넷플릭스 및 아마존은 모두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현지 파트너와 손을 잡았다.

실제로 우버는 SK텔레콤과 동행을 준비하고 있다. 우버는 한 때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야심차게 도전했으나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막혀 꿈을 접었던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탈통신 전략을 구사하는 SK텔레콤은 상당히 매력적인 파트너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를 주축으로 한 4대 사업부문을 완성했으며 여기에 모빌리티가 포함되며 5대 사업부문이 완성된 상태다. 뉴 ICT 전략을 적극 가동하며 모빌리티 시장에서 우버라는 훌륭한 동맹을 얻었다.

넷플릭스도 동일하다.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LG유플러스의 손을 잡았으며, 이제는 KT도 든든한 동맹군으로 포섭한 상태다. 유료방송인 IPTV를 보유한 통신사와의 결합은 당장의 가입자 증가와 함께 결제 인프라의 확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아마존 역시 11번가의 손을 잡았다. SK텔레콤의 뉴 ICT 전략과 글로벌 이커머스 아마존의 만남이 성사됐다는 점에서 역시 의미가 있다.

출처=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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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아쉬운 파트너와 만난다
우버와 넷플릭스, 아마존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선택한 파트너들의 공통점도 있다. 바로 파트너들이 '항상 아쉽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의 경우 국내 이동통신 시장 1위 사업자지만 모빌리티의 경우 도전자의 위치에 섰다. 카카오 모빌리티라는 커다란 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근 자회사로 분사되는 티맵모빌리티 직원들이 처우에 대한 우려를 보인 것도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시장에서 도전자며,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넷플릭스의 초기 파트너인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헬로비전 인수 등으로 IPTV 덩치를 키우고 있으나 티브로드를 인수한 SK브로드밴드와 최근 현대HCN 인수전에 나선 KT와 비교하면 다소 중량감이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손을 잡아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전략이 선명하다.

아마존의 손을 잡은 11번가도 비슷한 분위기다. 사실 네이버와 쿠팡으로 사실상 전선이 좁혀지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11번가는 다소 모호한 위치에 포지션된 상태였다. 2018년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받았으나 상장 일정에 쫒기는 한편, 국내 시장에서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아마존과의 협력은 직구 시장부터 물류 인프라까지 다양한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우버와 넷플릭스, 아마존은 파트너들의 아쉬운 상황을 십분활용하며 추후 시장의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은밀한 신경전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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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진출 이상의 가치
우버와 넷플릭스, 아마존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단순히 '비즈니스'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그 이상의 큰 그림을 그리고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을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려는 공통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력한 5G 인프라를 가진 상태에서 인구밀집도가 높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한국은 훌륭한 테스트 베드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실험을 하기 전, 한국에서 유의미한 실험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K-팝 등 한국의 콘텐츠 전반에 대한 명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글로벌 파이프 라인과 연결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분위기도 연출된다. 우버는 SK텔레콤과 함께 한국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실험을 하는 한편, 이를 다른 국가에 적용하는 선순환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넷플릭스는 우수한 한국의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열어주며 윈윈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아마존도 11번가와 만나며 국내 셀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돕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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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의 반격에 시달리다
우버와 넷플릭스, 아마존 모두 한국 시장에 매끄럽게 진출하거나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나 토종 사업자들의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당장 우버는 택시업계의 반발을 넘어 다른 토종 모빌리티 사업자들이 제기할 '기울어진 운동장' 이슈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넷플릭스는 상황이 다소 심각하다. 넷플릭스의 아태지역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미디어 시장에서 넷플릭스를 일종의 '물리쳐야 할 외산 세력'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분위기가 연출되기 때문이다. 이는 망 이용료 문제와 연결되며 격렬한 난타전으로 비화되는 중이다.

아마존은 아직 11번가와 협력을 선언하는 수준이라 큰 틀에서 충돌은 벌어지고 있지 않지만, 일본계 소프트뱅크의 자금이 쿠팡에 유입되는 것 자체를 국내에서 탐탁치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일부 감지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네이버 등이 강력한 견제에 나설 경우 소모적인 논란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