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오피스를 중심으로 3분기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 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동기보다 71% 증가한 6조270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가 바라보는 3분기 상업용 부동산 성적과 4분기 전망은 각 시장마다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여의도 파크원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여의도 파크원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신규 공급에 휘청 ‘오피스’...안정성·유동성에 수요는 견고

올해 상반기 서울 주요 권역의 평균 오피스 공실률은 두 자리에 가깝게 늘었다. CBRE에 따르면 3분기 서울 A급 오피스 시장의 평균 공실률은 11.4%를 기록하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이하 C&W)의 집계 결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C&W에 따르면 서울 A급 오피스 시장의 평균 공실률은 9.4%다. 신규 오피스 공급이 하반기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CBRE 관계자는 “예정대로 파크원 등 여의도권의 대형 신규 오피스 공급이 진행돼, 서울 평균 공실률을 다소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C&W의 자료를 보면, 여의도 업무지구의 경우 ‘파크원’의 준공으로 공실률이 전기 대비 15.9%포인트 상승한 20.6%로 올랐다.

반면 도심과 강남권의 공실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다. C&W에 따르면 강남과 도심 업무지구의 공실률은 각각 1.5%와 10.3%다. 도심 업무지구 역시 서울역 ‘SG 타워’와 서대문역 ‘센터포인트 돈의문’ 등의 공급으로 전기 대비 5% 가량 상승했다. 다만 연내 사옥 이전을 앞둔 대림산업이 센터포인트 돈의문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권역 전체의 공실률은 상당 부분 완화됐다. 강남 역시 법무법인 등의 오피스 수요는 감소했지만, IT 기업의 입주가 늘면서 비교적 꾸준한 수요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오피스 시장 투자도 늘었다는 것이 CBRE 관계자의 설명이다. CBRE에 따르면 올 3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의 76%는 오피스 거래에 치중돼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기관투자자들의 안정적 자산 선호 현상과 저금리 기조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국내 오피스 시장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 3분기 도심과 강남 업무지구에서는 각각 역대 최고가 수준의 오피스 거래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C&W에 따르면 도심 업무지구에서는 ‘신한L타워’가 3.3㎡ 기준 3000만원에 ‘신한리츠운용’에 매각됐다. 강남 권역의 경우 ‘현대해상강남사옥’이 역대 최고가인 3.3㎡당 3407만원에 한국토지신탁에 매각되기도 했다.

CBRE는 이런 기조가 4분기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CBRE 관계자는 “4분기에도 도심과 여의도 권역의 신규 공급 물량이 예정돼 있다. 따라서 이들 권역의 공실 해소에는 일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도 “오피스 투자 기조는 이어져, 올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 거래량은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16조원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침체 속 ‘리테일’...글로벌 브랜드·온라인이 타개책

리테일 시장은 여전히 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의 희비가 극단으로 갈리는 상황이다. C&W 관계자는 “올해 8월 오프라인 매출은 지난해 동월보다 2.4% 감소했지만 온라인 매출은 같은 기간 20.1%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 8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4조383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는 것이 해당 관계자의 부연이다.

국내 소매 판매 비중과 판매액에서도 온라인 업체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CBRE에 따르면 전체 소매 판매액 중 온라인 판매액의 비중은 올해 8월 47%까지 증가했다. 국내 소매 판매액 역시 2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한 91조8000억원을 기록했지만, 3분기에 들어서면서 온라인 매출액 증가로 하락 폭이 완화됐다.

CBRE는 “전자상거래 성장으로 리테일러의 매장 오픈 활동은 비교적 축소되고 있다. 반면 소수의 매장은 주요 가두 상권에 대형 규모로 오픈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 19 장기화로 기존 임대인 우위 시장이 임차인 우위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리테일 시장의 경우 글로벌 브랜드의 임대차 활동이 시장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 CBRE 관계자의 판단이다. CBRE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 수요는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 관광객을 목표로 하는 일부 전통적 가두상권의 회복세는 글로벌 팬데믹 흐름에 따라 제한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전히 매력적인 ‘물류’...“투자·거래 모두 늘 것”

물류센터의 공급은 빠르게 늘고 있다. CBRE에 따르면 3분기의 신규A급 물류센터 공급 면적은 약 21만1200㎡ 수준이다. 공급 증가에도 수요는 탄탄하다. 대부분의 신규 자산이 빠르게 임차인 확보에 성공했다는 것이 CBRE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당 관계자는 “대다수는 주로 이커머스 플랫폼과 3자 물류 기업 업체의 신규 자산 시설 수요로 인한 것이다. 기존 물류 시설에 대한 수요와 물류 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수요도 견고하다”고 언급했다.

CBRE 관계자는 “평균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아직 오피스 자산 대비 높은 수준의 수익률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팬데믹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을 통해, 물류 시장은 향후 거래 건수와 참여 투자자 모두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