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테카바이오 전산 센터. 출처=신테카바이오
신테카바이오 전산 센터. 출처=신테카바이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편집자주> 바이오산업이 우리나라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산업은 가능성을 먹고 성장하는 고위험 고수익 산업이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제조업과 달리 연구개발(R&D) 단계가 길고 설령 상품화에 성공해도 100%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 신중하게 투자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코노믹리뷰>는 투자자들이 바이오산업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기대에서 벗어나 올바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국내 바이오기업들을 자체 검증할 계획이다.

신테카바이오, 바이오와 IT 시너지 내보인다

신테카바이오는 지난 2009년 설립된 유전체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로부터 2014년 ‘유전자 검사 전용 슈퍼컴퓨팅’ 기술을 받은 연구소 기업으로 다양한 의료 기관과 AI신약개발 연구를 수행하면서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신테카바이오는 이후 2016년 카이노스메드와 파킨슨병 치료제 공동연구 계약을 시작으로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와 신규활성 물질 발견 연구, JW중외제약과 신약개발 협업계약을 맺는 등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사업을 전개하면서 지난해 12월 17일 성장성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글로벌 곳곳에서 신약개발에 AI를 접목하는 사업모델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도 AI신약개발사와 공동연구를 통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AI신약개발 기술은 연구개발(R&D) 비용을 절감하고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신약개발은 성공률이 약 10%로 극히 난이도가 높다.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허가까지 필요한 시간은 평균 10년~15년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비용은 약 1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테카바이오 AI 플랫폼 모델. 출처=신테카바이오
신테카바이오 AI 플랫폼 모델. 출처=신테카바이오
신테카바이오 보유 주요 지적재산권(특허 등록). 출처=신테카바이오
신테카바이오 보유 주요 지적재산권(특허 등록). 출처=신테카바이오

신테카바이오는 ‘딥 매쳐’와 ‘네오스캔’ 등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딥 매쳐는 화학합성 신약후보물질 발굴을 가속화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이를 활용할 시 신약후보물질 발굴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딥 매쳐는 AI 기반 시스템에 유연성과 역동성이 있는 화합물 구조 특성까지 고려해 타겟 단백질과 화합물의 3차원 결합구조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다. 결합력은 AI로 예측하는 방법이다.

네오스캔은 암환자를 위한 정밀의료 기술 중 하나다. 신테카바이오는 암환자의 다른 신생항원의 신속하고 정확한 예측으로 완전 개인 맞춤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해 네오스캔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업계는 암 면역치료의 중요 주체인 신생항원 예측 부문에서 비교적 정확한 단백질과 신생항원에 대한 구조적 결합 모델링을 통해 예측 정확도를 높여 면역치료의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 원인 알아야 예방 및 치료 가능

신테카바이오를 이끌고 있는 정종선 대표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역할도 함께 맡고 있다. 그가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과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경력을 쌓는 동안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 등의 등장하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이 가능해졌다. 정종선 대표는 “질병은 원인을 알아야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종선 신테카바이오 대표이사. 출처=신테카바이오
정종선 신테카바이오 대표이사. 출처=신테카바이오

글로벌 정밀의료 업계는 NGS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하는 맞춤의학이 발전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유전자 정보 분석과 유전자 기능 및 질병연관성 분석까지 가능하게 됐다. 정종선 대표는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유전체 빅데이터 플랫폼 및 AI 딥러닝 신약개발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질병의 원인 규명과 완치를 앞당기고 정밀의료 바탕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AI신약개발로 코로나19 돌파 목표

신테카바이오는 자체 AI신약개발 기술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AI 기반 신약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인 딥매쳐를 활용해 2700여개의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승인 약물에서 3CL 프로테아제 억제 화합물을 탐색하고 유효할 것으로 예측되는 후보 약물 30종을 약 2주 만에 도출했다.

AI 분석은 지난 3월 단백질 정보 은행(PDB)에 공개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발현과 증식에 핵심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 ‘3CL hydrolase(Mpro)’ 구조 데이터에 기반을 뒀다. 세포 독성평가와 세포병변 억제 효능평가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세포에 감염시킨 후 약물의 효능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테카바이오는 30종의 물질들 중 3종에서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수준의 효능 결과를 4주만에 확인했다. 도출된 3개 물질 중 2개 물질을 쥐 등에 병용 투여했다. 시험 결과 2개 후보물질은 폐병변 치유율이 94%를 나타냈다. 이는 약물재창출에 기반을 두고 진행된 연구다.

약물재창출은 기존에 허가된 약물 가운데 다른 질병, 적응증에 효과가 있는 약을 찾는 기술이다. 이미 안정성이 확보된 약물이므로 효능, 부작용, 품질 모두를 평가해야 하는 신약개발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테카바이오는 해당 후보물질과 관련해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신테카바이오가 발굴한 후보물질 2종을 한미약품 흡입제제 시설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두 기업은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추가적인 검토에 따라 개발과 생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