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요새 오피스텔 투자를 다들 꺼려 한다. 세금 때문에 물건도 안나오고 물건이 나와도 잘 사려고 하지 않는다.” (종로 세무서 인근 B 공인중개업소)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수익형 부동산이 반사이익을 누렸다. 오피스텔은 아파트 ‘대체재’로 떠올랐지만, 최근 3~4년 간 공급 과다에 투자 가치는 더 이상 오르지 않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오피스텔 입주만 4만8146실이고, 올해 하반기에는 4만127실이 입주한다. 내년과 내후년에 공급 물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지만 오피스텔의 투자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지방세법 개정안이 지난 12일부터 시행되면서 주거용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됐다. ‘임대차 3법’이 적용되면서 오피스텔 투자에 여러 제약이 생겼다. 내년 6월부터 시행되는 전월세 신고제에 주거용 오피스텔도 들어가는데, 사무용 오피스텔로 신고해 부가세를 환급받았던 ‘꼼수’가 이제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여기다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의 100실 이상 오피스텔은 소유권 이전 등기일까지 전매제한이다. 

쌓이는 단기 부동자금… 거래도 늘고, 가격도 오르는 오피스텔

시장에는 투자처를 잃은 단기 부동자금이 쌓이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광의통화량(M2) 잔액은 307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23조2000억원 증가했다. M2는 시중에 풀린 돈의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현금과 쉽게 현금화가 가능한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MMF(머니마켓펀드) 등을 포함한다. 

▲ 출처 = 한국은행. 표 = 이코노믹리뷰

급격히 늘어난 신용대출이 시장에 유동성을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발표한 ‘2020년 2/4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가계빚이 1637조원을 돌파했다.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은 9조1000억원 급증했다.

이런 흐름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년 동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오피스텔은 총 6826건이 거래됐다. 이는 전년 동기 4281건에 비해 59.4% 늘어났다. 같은 기간 5억원 이상 오피스텔 거래량은 지난해 214건에서 올해 452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는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6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 140㎡는 22억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10월 거래가인 21억원보다 1억원 이상 오른 금액이다.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전용 137㎡ 역시 지난달 17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은 지난해 5월 14억원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거래가 늘고, 가격이 뛴 것은 규제를 피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서울 아파트는 가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20%~40%인데, 오피스텔은 70%까지 가능하다. 건설사 보증으로 중도금 집단대출도 가능하다. 6·17 대책에 따른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도 없다.

오피스텔 수익률 감소세… “언제쯤 회복?” 

그러나 오피스텔 수익률은 계속 하락세다. 한국감정원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오피스텔 수익률은 연 4.75%다. 오피스 수익률은 4.10%, 중대형상가 소득수익률은 3.78%로 집계됐다. 연 수익률 5% 미만으로 떨어졌어도 여전히 오피스와 중대형상가 수익률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 (빨간색은 '오피스텔 전국 평균 수익률', 주황색은 '오피스 평균 소득 수익률', 노란색은 '상가 평균 소득 수익률'이다.) 출처= 한국감정원. 표 = 이코노믹리뷰

전국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은 4.75%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6.88%, 광주 6.25%, 세종 5.45% 순으로 높았고 울산이 4.15%로 가장 낮았다. 서울은 4.33%로 전국 평균 수익률 4.75%보다 낮았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타 지역보다 수익률이 낮은 것은 월세 대비 매매가가 높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오피스텔 투자와 관련해 강남구 도곡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임대 금액이 비싸고 수익률이 무조건 높은 물건은 없다”며 “이런 경우는 중개료나 오피스텔 유지 비용 등 부수 비용을 빼고 얘기한 걸 수도 있다”며 투자 물건을 고를 때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피스텔 투자에 대해 궁금한 점

아파트의 ‘대체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 오피스텔 투자 수요는 계속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진곤 ‘미래를 읽다’ 투자 자문 대표는 “수익률이 낮아져도 현재 돈을 크게 굴릴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도곡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오피스텔이 더 나오는 게 없다”며 “아파트는 대출이 막혀 있지만, 오피스텔은 대출이 아직 된다”고 덧붙였다.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 등 중대형 오피스텔 가격이 치솟았다. 한국감정원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는 전용면적 별로 차이를 보였다. 서울 전용 85㎡ 초과 매매가가 0.34% 올랐다. 서울 전체 평균 매매가격 0.03%을 크게 웃돌았다. 수도권도 85㎡ 초과 오피스텔 시장은 0.19% 상승했다. 지방 일부 지역도 중대형 가격이 올랐다.  

최진곤 ‘미래를 읽다’ 투자자문 대표는 “‘아파텔’의 경우 매매가는 아파트보다 저렴한데 전세는 아파트와 비슷하다”며 “전세비율이 높다보니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얼마나 오를지는 다른 문제다”고 덧붙였다.

오피스텔 매입시 주의해야 할  건 세금 문제다. 최진곤 대표는 "이전에는 오피스텔을 여러채 갖고 있어도 취득세와 연관이 없었다"며 "이제 오피스텔은 주택수로 들어가서, 조정지역에서 기존 주택과 오피스텔이 있는 상황에 아파트를 한 채 더 사게 되면 취득세가 12%가 된다"고 설명했다. 

지방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주거용 오피스텔은 추후 주택을 매입할 때 주택 수에 포함돼 취득세가 중과된다. 지난 11일 이후 오피스텔 취득분부터 적용이 된다. 그 이전에 취득한 경우 취득세 중과 시에 주택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8.0%의 취득세율, 3주택자는 12%다. 비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은 1~3%이고, 3주택은 8%, 4주택은 12%다. 

▲ 미사강변신도시.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택지개발지구 내 오피스텔 투자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최 대표는 “택지개발지구에 있는 오피스텔은 초기 분양가와 현재 분양가를 비교하면 1억원 정도 올랐다”며 “임대수익은 굉장히 낮지만 매매차익은 많이 올랐다”고 했다. 마곡지구 내 D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기업들이 차례로 입주하고 오피스텔 공급이 멈추자 임차수요가 급격히 늘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택지개발지구는 주변 단지 입주가 시작되면 임대수익은 낮아지지만 투자 가치는 충분하다”며 “마곡지구의 경우 초기 분양가 원룸 기준 1억30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2억3000만원이다”고 설명했다.

초기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최초 분양가보다 떨어진 가격)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매매차익은 많이 났기 때문에 투자처로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 대표는 “물론 지방 내 택지개발지구는 다른 얘기지만 서울 택지개발지구는 가격 매매차익을 많이 얻었다”고 했다.

오피스텔 투자에 나서도 괜찮을지에 대해 질문했다. 최 대표는 “아파트를 다 사고 오피스텔을 여러 채 산다면 취득세 관련해서 계속 4.6%다”며 “주택을 다 사고 오피스텔 여러 채 사서 임대수익을 올리는 방법도 썩 나쁜 선택 같지 않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최 대표는 “상가 공실보다 오피스텔 공실이 훨씬 적다”며 “역세권 위주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이 잘 나오기 때문에 그 방법도 있고, 택지개발지구 초창기 때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입주할 때 마피 기회를 잡아서 분양가 이하 물건을 살 수도 있다”고 했다.

최 대표는 “하남 미사의 경우 초창기 마피가 많았다. 최근까지도 아파트는 올라도 오피스텔은 마피가 계속됐는데, 얼마 전 5호선이 개통되고 마피가 빠르게 사라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