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기적처럼’ 사라질지도 모른다던 코로나바이러스가 오히려 더 기승을 부리면서 많은 미국인들은 ‘집콕’에 지쳐가고 있다.

특히나 집크기는 작고 집값은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의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움직일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집콕’을 몇 달간 버티는 것이 버겁다.

대도시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너른 정원과 목장, 과수원 등에서 바깥바람을 쐴수 있고 또 원하면 운전을 해서 사람들이 없는 산이나 강 등으로 캠핑을 갈 수도 있다.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가정당 최소 1대 혹은 그 이상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과 달리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의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개인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100여년 된 오래된 건물이 수두룩한 뉴욕에서는 주차장이 건물내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설사 주차장이 있더라도 월 수백달러의 추가 비용이 부과된다.

집의 주차장 문제는 해결하더라도 회사의 주차장은 또다른 문제라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손쉽게 우버나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노란색 택시와 우버가 뉴요커의 상징처럼 여겨졌는데 최근들어 뉴요커들이 자동차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전에는 기차나 지하철, 택시등을 이용했을 뉴요커들이 낯선 이들과의 접촉을 피해 렌트카로 몰린 것인데 이 때문에 최근 뉴욕 인근에서는 렌트카 품귀현상이 일었다.

여행사이트인 프라이스라인에서의 6월 렌트카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73%나 증가했다.

또다른 여행사이트인 카약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데 5월에는 전년 동기에 비해 56% 예약이 증가했고 6월에는 지난해에 비해서 98%나 예약이 늘어났다.

렌트카 예약이 급증하면서 필요한 시기보다 훨씬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아예 차량을 구하질 못하거나 아니면 하루 렌트에 수백달러를 지출해야만 차량을 구하는 상황이다.

렌트카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차량 공유서비스인 집카 등으로도 몰렸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에는 1~2시간의 짧은 시간동안 차량을 이용하고 반납하는 차량 공유 서비스인 집카 등을 피했지만 렌트카 품귀현상에 집카 역시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집카는 지난해에 비해서 올 여름 예약율이 70% 가량 증가했다.

뉴욕뿐만 아니라 시카고, 워싱턴DC 등 대도시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렌트카 예약이 30% 가량 모두 증가했다.

반면 차량 보유율이 높은 지역인 캘리포니아의 LA와 같은 곳은 렌트카 예약이 지난해에 비해서 30% 이상 하락했다.

렌트카 업체들이 다른 지역에 있는 차량들을 일제히 동북부의 대도시 인근으로 재배치하는 이유기도 하다.

렌트카 품귀현상이 이어지면서 일부 뉴요커들은 차량 구입으로 눈을 돌렸는데 중고차 가격 역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렌트카 품귀 현상이 대도시에 국한됐다면 중고차 가격 상승은 미국 전체적인 현상으로 중고차 딜러들이 차를 팔기 위해 안달이 난 것이 아니라 중고차를 사는데 안달이 난 상황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이 시작된 3월과 4월에는 사람들이 집에만 머물면서 중고차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9% 가량 하락했다.

신차 판매는 전년에 비해서 거의 50% 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대중교통을 피하면서도 외출을 할 수 있고 바깥 바람을 쐴수 있는 기회가 차량 이용밖에 없게 되면서 중고차 판매는 상승세로 전환됐다.

중고차 가격도 6월중 지난해에 비해서 4% 상승했으며 중고차 판매가 둔화됐던 4월에 비해서는 무려 16%나 가격이 상승했다.

중고차 가격 상승의 주요 이유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자동차 생산시설이 일정 기간 동안 폐쇄되면서 공급이 줄어든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차의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코로나 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개인 차량 이동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늘어나면서 중고차 시장으로 수요가 몰려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