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마트가 15일, 캐나다의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쇼피파이(Shopify)와 제휴한다고 발표했다.    출처= Walmar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월마트가 제3자 판매 시장을 확장하고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급증하는 온라인 시장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캐나다의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쇼피파이(Shopify)와 손을 잡았다.

쇼피파이는 웹호스팅 제작 전문 기업으로 일반 판매자에 쇼핑몰 구축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회사다. 쇼피파이는 또 코로나19 최대 수혜 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쇼피파이의 주가는 미국 및 토론토 증권거래소(TSX)에서 올들어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지난 5월에는 캐나다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제프 클레멘츠 월마트 부사장은 "월마트가 올해 안에 1200개의 쇼피파이 판매자들을 유치하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19로 온라인 시장 급성장

디지털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eMarketer)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6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오프라인을 포함한 미국 전체 유통업 매출이 지난해 보다 10.5% 감소한 4조 8940억달러(5900조원)로 예상되지만 전자상거래 판매는 당초 전망치인 13% 보다 높은 18%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예상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오프라인 매장들이 문을 닫은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소비자들이 집에 머물며 온라인으로 필수 생활용품을 많이 구매하기 때문이다.

이마케터의 앤드루 리프먼 애널리스트는, 올해 미국 전자상거래 판매가 7097억 8000만달러(860조원)로 예상되며 식음료가 가장 큰 폭인 58.5%, 의류가 8.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마트, 이베이 제치고 온라인 시장 2위로

온라인 판매가 급성장하는 가운데 월마트도 지난 5월 이커머스 매출이 74% 증가했다. 월간 이용자도 1억 2천만명에 달한다.  

이마케터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아마존은 시장 점유율 38.0%를 차지하며 부동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월마트는 5월에 5.8%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4.5%에 그친 이베이를 제치고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 애플(3.5%)과 건축자재 전문점 홈디포(1.9%)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마켓워치(Market Watch)는 아마존이 적어도 상당 기간 동안 전자상거래 1위를 지키겠지만 월마트, 타깃, 코스트코 등 기존의 유통매장들이 전자상거래를 강화하며 아마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 이번 제휴로 쇼피파이의 판매자 1200여곳이 월마트 시장에서 상품을 팔 수 있게 되었다.    출처= Walmart

월마트+쇼피파이, 시너지 효과 낼 수 있을까

쇼피파이에게 이번 제휴는 쇼피파이 네트워크 상에 있는 수 백만 명의 판매자들이 월마트의 고객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쇼피파이는 5월에 페이스북과의 연계를 통해 소매업체들이 페이스북 샵에 쇼피파이 제품 카탈로그를 올리도록 허용한 바 있다.

쇼피파이의 사티쉬 칸와르 제품담당 부사장은 "전 세계에 월마트 같은 규모를 갖고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 이번 제휴로 쇼피파이의 중소기업들은 월마트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매달 1억 2000만 명의 고객들과 연결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2006년에 설립된 쇼피파이는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온라인에 접속하려는 크고 작은 기업이 선택하는 플랫폼이 되었다. 월 수수료는 29달러에 불과하며, 가상 매장과 결제, 재고 및 배송을 관리하는 도구 등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는데 필요한 모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월마트-쇼피파이의 제휴는 전자상거래 사업의 규모와 수익성을 확대하려는 월마트의 적극적인 시도다. 최근 몇 년 동안 월마트는 제3자 판매자를 위한 이행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3자 판매자로부터 물건을 산 고객이 월마트 매장에서 반품하도록 허용했고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백만 개의 제3자 품목을 폐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쇼피파이 웹사이트는 지난 1분기에 월마트의 웹 사업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제3자 판매자가 판매를 하면서 수수료를 지불하고 종종 배송비까지 부담하기 때문에 제3자 판매는 일반적으로 수익성이 더 높다.

월마트는 2009년 8월부터 온라인 사업을 시작했지만 본래 오프라인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이 회사는 아마존의 급성장세를 일찍 간파하지 못했고 온라인 사업의 성장은 지지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 2014년에 더그 맥밀런이 CEO가 되면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2016년 온라인 스타트업 제트닷컴(Jet.com)을 인수하고 제트닷컴의 설립자인 마크 로어를 미국 전자상거래 사업부 책임자로 임명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맥밀런 CEO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온라인 매출이 급등하기 이전에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도구와 서비스의 관점에서 볼 때, 아직까지 우리가 온라인 시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모든 것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클레멘츠 부사장은 월마트와 쇼피파이기 손을 잡기 위해 수년 동안 계속 협의해왔지만 지난 6개월 동안 논의가 가속화되었다고 말했다. 최근 쇼피파이의 판매자 몇 곳을 대상으로 한 파일럿 테스트도 좋은 결과를 보였기 때문에 이번 제휴로 수 천 개의 쇼피파이 판매자가 월마트 시장에 들어오면 두 회사 모두에게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