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스마트폰을 포함한 IT기기부터 전기자동차까지 배터리는 제품의 핵심 구성 요소다. 이들 배터리는 2차전지로 계속 충전해서 쓸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최근 업계서는 2차전지 원료 확보를 위해 기업들의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량 확보가 가장 큰 이유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에는 리튬이 포함된 리튬산화물이 사용된다. 양극에서 실제 배터리의 전극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을 ‘활물질’이라고 부르는데 이 활물질로 리튬산화물이 사용된다. 또 양극재에 들어가는 전구체는 코발트,니켈, 망간 등을 결합해서 제조한다. 전구체와 리튬을 결합해 최종적으로 양극재가 만들어 진다.

음극(-)에는 안정적인 구조를 지닌 흑연이 사용된다. 흑연은 음극 활물질이 지녀야 할 조건인 안정성, 낮은 전자 화학 반응성 등을 갖춘 재료다.

▲ 리튬이온배터리 개념도. 출처=삼성SDI

2차전지 핵심 소재 확보 적극 나서는 국내 기업들

LG화학, 삼성SDI, LG상사, 삼성물산, 포스코 등 2차 전지 생산과 관련된 우리 기업들 역시 2차전지의 핵심 원재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방법도 여러 가지다. 직접 생산 법인을 설립하거나 컨소시엄을 만들어 원료 확보에 나서기도 한다. 직접 외국의 광산과 접촉해 사업 여부를 타진하기도 한다.

LG화학은 11일 중국 화유코발트와 전구체 및 양극재 합작 생산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화유코발트는 지난해에만 정련 코발트 2만t을 생산한 세계 1위 업체다. 향후 LG화학은 2020년까지 총 2394억원을 출자해 전구체 생산법인과 양극재 생산법인을 각각 설립한다. 전구체 합작 생산법인은 중국 저장성 취저우시에 설립되고, 양극재 합작 생산법인은 장수성 우시시에 설립된다.

2020년부터 본격 생산이 가능해지고, 생산능력은 각각 연간 4만t이다. LG화학에 따르면 4만t은 한 번 충전으로 320km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기준 약 40만대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생산된 전구체와 양극재는 중국 남경 배터리공장과 유럽 폴란드 공장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LG상사도 지난달 호주 코발트광산업체인 코발트블루에 투자했다. LG상사는 코발트블루에 600만달러를 투자해 약 6%의 지분을 확보했다. LG상사는 코발트블루가 진행중인 ‘태카링가’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코발트 확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도 전 세계 코발트의 60%이상이 매장돼 있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광산기업 소미카와 접촉해 사업 가능성을 타진해 봤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코발트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관련 내용을 알아보고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삼성SDI도 폐휴대폰에 들어가는 광물자원을 다시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삼성SD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리튬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두 회사는 지난달 9일 칠레 생산진흥청으로부터 칠레산 리튬을 원료로 현지에서 양극재를 생산하는 리튬프로젝트 사업자에 선정됐다. 생산 시기는 2021년 하반기부터고 연간 3200t 규모의 전기차용 고용량 양극재가 생산된다. 또 포스코 단독으로는 호주 리튬광산 개발 기업 필바라 지분 4.75%도 인수했다.

포스코도 최근 LG화학과 코발트 협업을 진행중인 중국 화유코발트사와도 협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1월 화유코발트사와 양극재 및 전구체 생산공장 합작 계약을 체결했다.

▲ 최근3년간 리튬 코발트 가격 추이. 출처=한국자원정보서비스

높아지는 원자재 가격...투자를 안할 수가 없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2차전지 핵심 원료와 관련한 투자를 진행하고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고 있기 떄문이다. 비싸지는 원자재를 조기에 확보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고, 이에 따른 경쟁에서 경쟁국가에 뒤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다.

LG화학 관계자는 “코발트의 가격이 최근 2년 내 가격이 3배 가까이 급증해 안정적인 수급 체계 확보가 중요해 졌다”고 중국 화유코발트사와 협력 배경을 설명했다. 영국 전문지 런던 메탈 불레틴에 따르면 코발트 가격은 kg당 32.7달러에서 올해 3월말 기준으로 95.6달러까지 상승했다.

리튬 역시 가격 상승폭이 가파르다. 삼성SDI관계자는 “리튬이온배터리 수요가 스마트기기에서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등으로 확대돼 발생하기 때문에 완제품에 들어가는 배터리 핵심원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2차전지 음극재를 구성하는 흑연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 광산 기업 ‘리딩 엣지 머티리얼스’는 스웨덴에 위치한 흑연 광산 개발에 착수했다. 블룸버그는 “원자재에 들어가는 비용 중 흑연이 차지하는 비용도 상당하고,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를 개발하는 흐름에 맞춰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