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호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가 있었습니다. 학창 시절 단 한 번도 일등을 놓치지 않았을 정도로 아주 똑똑한 아이였지요. 석호는 공부해서 나중에 부자도 되고, 유명한 사람도 되고 싶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석호는 우연히 절에 놀러 갔답니다. 거기서 석호는 인생을 바꿀 사람인 ‘도문’이라는 주지 스님을 만납니다. 석호는 도문 스님과의 만남을 통해 불법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학교를 마친 석호는 편안하게 사는 대신에, 더 큰 깨달음을 얻기 위해 홀로 수행 생활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문경에 있는 봉암사로 가서 100일 동안이나 침묵 수행을 했어요.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오로지 밥을 짓고, 마당을 쓸고, 청소하는 일만 계속하며 깊은 생각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석호는 큰 깨달음을 얻고 ‘법륜’이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법륜 스님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배고픔을 해결하고, 가난한 사람에게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 굶주리는 사람을 돕고 싶어 하지만, 실천하는 게 쉽지 않아서 망설입니다. 그러나 법륜 스님은 실천하는 것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밥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는 것이 곧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라고요.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면 세제를 적게 쓰게 되고, 물도 아낄 수 있지요.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들면 음식물 처리에 들어가는 돈 4,000억 원을 넘게 아낄 수 있게 되고, 그 돈으로 굶주린 아이들을 돕는다면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 수십 만 명을 살릴 수 있게 되지요. 깨끗하게 비운 밥그릇이 자연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고, 나아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살리는 것입니다.” 법륜 스님은 ‘에코붓다’라는 환경 단체를 만들어 밥을 먹을 때 마지막 한 톨까지 싹싹 긁어 먹는 ‘빈 그릇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밥을 다 먹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운동까지 벌이느냐고 하겠지만, 이 비용을 아끼면 1년에 굶주리는 8억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해요. 법륜 스님은 굶주리는 아이들과 질병과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한국 JTS’라는 국제기구도 만들었습니다. 

스님과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은 인도, 미국, 아프가니스탄, 필리핀, 스리랑카, 캄보디아 등 여러 나라에서 제3세계 사람들을 위한 구호 활동을 펼쳤지요. 법륜 스님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법륜 스님과 뜻을 함께하는 많은 사람이 ‘좋은 벗들’이란 기부 단체를 만들었는데 이들은 금요일에는 점심을 먹지 않아요. 이날만큼은 커피도 마시지 않고, 군것질도 하지 않지요. 대신 그렇게 나갈 돈을 모아서 북한 동포들을 돕는 데 보탠다고 합니다. 북한의 탁아소, 학교, 고아원으로 보내지요. 한 끼 식사 값은 비록 큰돈이 아니지만, 여러 사람이 뜻을 합한다면 엄청난 힘이 되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니까요. 훌륭한 일을 많이 한 법륜 스님은 상도 많이 받았어요. 2002년 스님이 받은 ‘막사이사이상’은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 불릴 만큼 의미 있고 큰 상이지요. 법륜 스님은 대단한 것부터 하려고 하지 말고 작은 것부터 실천해 보라고 강조합니다. 내가 먹는 밥그릇 깨끗하게 비우기, 밥 한 끼를 굶고 그 돈으로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기. 이런 것들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모이면 큰 힘이 되니까요. 가득 찬 밥그릇은 나를 배부르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만, 빈 밥그릇은 나는 물론이고 이웃 사람들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줍니다. 일주일에 딱 한 끼는 다른 사람을 위해 비워 둔다면, 여러분도 착한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아하경제신문 2014년 제 22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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