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했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보는 습관이 키워드

권대우 아시아경제·이코노믹리뷰 회장 president@asiae.co.kr

짐 호던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그는 20여 년 동안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 조직이 숨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3명의 벽돌공에게서 그 답을 찾아냈습니다(The Art of Engagement-몰입과 소통의 경영에서 인용). 내용은 이렇습니다.

벽돌공 3명이 함께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각자 벽돌을 집어 들고 회반죽을 바른 다음 벽돌을 쌓고 있었습니다. 한 어린 아이가 그들에게 질문했습니다.

“아저씨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첫 번째 벽돌공이 대답했습니다.

“난 벽돌을 쌓고 있다. 보이지 않니?”
이어 두 번째 벽돌공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성당 서쪽의 담벽을 쌓고 있지.”
세 번째 벽돌공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하느님의 성당을 짓고 있지. 이 성당은 사람들이 착하게 살도록 오랫동안 감명을 줄 거란다.”

짐 호던은 3명의 벽돌공에게서 두 가지 핵심을 찾아냈습니다. 한 사람은 시간을 메우기 위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 한 사람은 맡은 업무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사람은 일에 정말 몰두해 자기 일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잘 이해하며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벽돌을 쌓는 일과 성당을 건축하는 일은 엄청나게 다릅니다. 그는 객관적으로 보기에 자신이 하는 일이 중요하든, 그렇지 않든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는지에 따라 결과에도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 국정 브리핑에 이와 유사한 사례가 제시됐습니다. 미국 서부 개척 시대에 있었던 철도회사 사장과 직원의 대화 내용입니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이니 짐 호던의 결론을 뒷받침해주는 사례인 셈입니다.

당시 철도회사에 새로운 사장이 부임했습니다. 신임 사장은 부임하자마자 현장을 순시했습니다. 그런데 직원 가운데 수염이 덥수룩한 사람이 사장에게로 다가와 손을 덥석 잡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게. 날세. 정말 반갑네. 자네와 나는 20년 전 텍사스에서 하루 5달러를 받기 위해 같이 일했었지. 기억이 나는가?”

사장도 그를 알아보고는 반가이 포옹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반갑네. 그런데 20년 전에 자네는 5달러를 벌기위해 일했는가? 나는 온전히 철도 발전을 생각하며 일했다네.”

20년 전 두 사람은 같은 입장이었습니다. 하루 5달러를 받으며 목구멍에 풀칠을 하는 신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나 20년 후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사장으로, 한 사람은 20년 전과 같은 일용직 노동자 신세였습니다. 무엇이 두 사람의 운명을 갈랐을까?


답은 생각의 차이였습니다. 똑같이 5달러를 받으며 일했지만 한 사람은 하루 5달러를 벌기 위해 일했고, 한 사람은 자신이 철도회사 발전의 주역이 되겠다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 일을 했습니다.

짤막한 사례에서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는 이치를 읽을 수 있습니다.
가로등 청소만 하는 40대 중년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 가로등을 닦으며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일에 짜증이 났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 일만 계속해야 했으니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직업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를 찾아가 상담을 했습니다.

“자네, 그 일 말고 잘하는 일이 있는가?”
“없네.”
“그러면 말이야. 자네가 가로등 청소를 하면 누가 이득을 보는가?”
“그거야 밤거리가 밝아지니까, 그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겠지.”
“그럼, 자네는 가로등 청소부가 아니라 사람들을 위해 어두운 세상에 빛을 주는 사람이네.”
“!!!”

그 후 그는 스스로를 어두운 세상에 빛을 주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즐겁게 가로등 청소를 했다고 합니다. ‘행복 세일즈’를 쓴 김용일(재정설계사)씨는 이 사례를 들며 자기 직업에 대한 철학의 중요성을 얘기합니다.

그는 이처럼 자신의 생각을 바꾼 덕분에 새로운 인생을 개척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지금 좌절과 역경을 이겨낸 보험업계의 신화라는 닉네임을 가지게 된 것도 생각을 바꾼 반사이익이었습니다.

눈 앞에 책을 너무 가깝게 하면 무슨 글씨인지 알아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독서가 가능하고 눈의 피로를 덜 느끼게 됩니다. 일상에서 소중한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가까이 있기에 느끼지 못할 때가 적지 않습니다.

뒤로 한 걸음 물러나 생각하고, 행동하면 저절로 한 걸음 넓어지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익숙했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보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말을 합니다. 한 발 물러나 더 넓은 세상을 보는 습관, 생각의 관점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내는 노력은 그래서 필요한 것입니다.

행복한 인생, 성공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대부분은 늘 하는 일이지만 그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그동안 보지 못했던 가치관을 찾아내고, 다시 그 일에 몰입했던 사례를 우리는 자주 목격했습니다.

1977년. 남미 파나마에서 복싱 선수 홍수환이 상대인 카라스키아에게 4번 다운됐습니다. 홍 선수는 헤드코치에게 말했습니다.

“아이구, 나 지쳐서 도저히 못 하겠습니다.”
그때 헤드코치가 말했습니다.
“야, 이 자식아, 저놈은 더 지쳐 있어."
그 한 마디를 듣고 힘을 내서 홍수환 선수는 상대 선수를 제압했습니다.

주말 잘 쉬셨습니까? 휴가는 언제 떠날 계획입니까? 날씨 무척 덥지요? 일상을 벗어나 심신을 단련하는 것,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자연과 책을 벗삼아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 하는 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몰입하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