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더위는 탈수 증상을 초래하고 신체 조절 기능에 이상을 가져온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나 신진대사가 상대적으로 느린 노약자에게 폭염은 더욱 위험하다. 고혈압 환자에게 더위는 혈압 변동성을 유발해 심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이기도 한다.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며 연일 30℃ 안팎의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초여름 더위쯤이야’ 하며 방심하는 태도는 금물이다. 갑작스러운 더위는 탈수와 함께 신체의 조절기능 이상을 초래한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을 가진 환자나 노약자들은 더 위험이 높아진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6월 1일~9월 6일)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총 984명이었으며, 그중 사망자는 14명에 달했고 70대 이상이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체가 더위를 느끼면 우리 몸은 적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활발히 이뤄지게 되는데, 이는 하루 동안에 혈압이 들쭉날쭉 오르내리는 ‘혈압 변동성’을 일으켜 혈관에 무리를 줘서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몸이 열을 발산하기 위해 말초 혈관을 확장시키면 땀을 흘리게 되고 그렇게 확장된 말초 혈관으로 피가 몰리면 혈압이 떨어지는데 이 경우 심장은 더 많은 혈액을 보내려고 더 많은 일을 하게 된다. 심박동수가 빨라지고 심근 수축이 증가하는 등 심장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다른 계절보다 심장에 부담이 더 가기 때문에 평소 고혈압, 당뇨, 심부전 등 심장질환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땀으로 인해 수분이 손실되면서 혈액의 농도가 짙어져서 혈전(피떡)이 만들어지기 쉽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구조 중 가장 안쪽 층인 내피세포가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흡연 등에 의해 손상되어 급성으로 혈전(피떡)이 생기게 되는데, 이렇게 생긴 혈전이 혈관을 막아 심장 근육의 일부가 괴사되는 것이 심근경색증이다. 갑자기 흉통(가슴통증)이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발생해 30분 이상 지속되고 안정을 취해도 사라지지 않거나 점점 더 심해진다면 재빨리 병원을 찾아 응급조치를 받는 것이 돌연사로 이어지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심장근육이 괴사되기 전에 혈액을 공급하도록 서둘러 혈관을 뚫어줘야 한다. 2시간 안에 조치해야 하며, 늦어도 6시간 안에 막힌 심장 혈관을 뚫어주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최근 들어 관상동맥 중재술이란 최신 치료술이 활발히 시술되고 있다.

관상동맥중재술은 좁아진 혈관을 풍선으로 넓히고 금속그물망(스텐트)을 삽입하는 것으로, 사타구니의 동맥을 통해 가는 관을 관상동맥까지 삽입한 후 풍선으로 넓히고 스텐트로 넓어진 혈관을 고정하는 시술이다.

심근경색은 간혹 환자들이 소화기병으로 오인해 그대로 방치하는 바람에 더욱 위급해질 때가 많은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증상이 나타나자마자 응급실을 찾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 그리고 평소엔 심장에 관심을 갖고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심근경색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폭염 시에는 별다른 지병이 없다가도 돌연사할 가능성이 있기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체온조절중추의 기능이 쇠퇴하기 때문에 신체의 열 변화를 잘 감지하지 못하고 뇌가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감지한다 하더라도 노화로 신진대사가 느려져 땀샘이 감소해 체온 조절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무더위에는 평소보다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장시간의 야외 활동이나 작업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특히 폭염에 취약한 노년층과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흉통,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근육경련 등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즉시 응급실을 찾거나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 폭염 시 9가지 건강관리 수칙

1. 식사는 가볍게 하고, 물을 충분히 섭취한다.

2.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염분과 미네랄을 보충한다.

3. 헐렁하고 가벼운 옷을 입는다.

4. 무더운 날씨에는 야외활동을 삼가며 햇빛을 차단한다.

5. 가급적 실내에서 활동하며 냉방기기를 적절히 사용해 실내온도를 적정수준(26~28℃)으로 유지한다.

6. 자신의 건강상태를 살피며 활동의 강도를 조절한다.

7. 주변 사람의 건강을 살핀다.

8. 주정차된 차에 어린이나 동물을 혼자 두지 않는다.

9.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19나 1339에 전화 후 응급처치를 취한다.

양동주 현대유비스병원 심장내과 과장(혈관조영센터)

내과 전문의, 의학석사

심혈관/말초혈관 질환 중재시술 전문

심장 초음파 인증의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건양대학교 심장내과 외래교수

미국심장협회 전문 심폐소생술(ACLS) 자격증 및 지도 자격증

Asan Medical Center Interventional Cardiology Training Program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