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공간에서 힐링을 실천하는 주거 방식이 최근 뜨고 있다. 주중에는 서울 집에서 출퇴근하며 생활하다가 주말에는 서울 인근의 전원주택에서 전원생활을 즐기는 게 바로 그것이다. 이를 일명 ‘주말주택’이라 한다. 주말주택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주거형태로는 땅콩주택과 타운하우스가 있다.

 

# 직장인 이성호(만 39세) 씨는 최근 강남에 갖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평수를 줄여 전세로 옮겨갔다. 그리고 경기도 양평에 타운하우스를 구매했다. 그리고 주중에는 서울의 전셋집에서 출퇴근을 하며 가족과 생활을 하다가 주말이 되면 양평의 타운하우스에서 전원생활을 즐긴다. 이제 막 6살이 된 아이도 좋아한다. 함께 집 앞의 텃밭을 가꾸며 자연을 체험하니 교육에도 좋다.

최근 이 씨처럼 주중에는 서울에서, 주말에는 서울 인근의 전원주택에서 생활하는 일명 ‘주말주택’이 새로운 주거형태로 뜨고 있다. 이런 추세는 이번에 진행한 ‘아줌마들의 수다’에서도 나타났다. 현재 아줌마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 형태는 아파트였다. 아이가 있을수록 주택보다는 아파트에서 살기를 원했는데, 이유는 안전성과 편의성 때문이다. 그리고 모두 입을 모아 노년에는 텃밭을 가꿀 수 있는 전원주택에서 살기를 꿈꿨다. 로망이라고 말한 주부도 있었다. 이러한 주부들의 희망사항을 반영한 것이 세컨드하우스 개념의 주말주택이다. 세컨드하우스는 말 그대로 또 하나의 집을 갖는다는 의미다. 이에 발맞춰 세컨드하우스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주거 형태로 땅콩주택과 타운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말주택 생활을 즐기려면 서울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보다는 차로 1~2시간 거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주말주택 선택 시 장단점 꼼꼼히 따져야

땅콩주택은 한 개의 필지에 소형의 단독주택 두 채를 나란히 지어 그 모습이 땅콩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미국에서는 듀플렉스(Duplex)홈으로 불린다. 땅콩주택은 두 가구가 가격을 공동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단독주택의 이점은 살리면서 용지 매입과 건축 비용은 절감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공사기간도 한 달 이내로 짧은 데다 정원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땅콩주택의 장점이다. 또한 지난 5월 1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으로 땅콩주택을 지을 수 있는 단독주택용지에 적용해 온 층수 규제가 기존 2~3층에서 3~4층으로 완화돼 더 넓은 실내 공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다만 한 개의 필지에 공동으로 집을 짓는 만큼 재산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두 사람이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기 때문에 각각 50%의 지분을 소유하게 되므로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집을 팔 때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하다. 대출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분양 아파트와 달리 택지를 담보로 한 대출만 가능하다. 환금성도 떨어진다. 땅콩주택은 최초 건축주가 원하는 스타일로 맞춤 설계를 하기 때문에 집을 처분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최근에는 출퇴근이 편리한 지역에 독채의 건물이 여러 채 이어져 마을을 이루는 형태인 타운하우스 단지도 많이 조성되는 추세다. 간혹 형태가 기존 빌라나 연립주택과 유사해 혼동하는 경우가 있으나 엄연히 형태가 다르다.

타운하우스는 크게 도심형과 전원형, 레저형으로 구분돼 추구하는 생활 방식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도심형은 타운하우스 주변에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것을 말한다. 전원형은 말 그대로 주변이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트나 시장 등이 집과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레저형은 주로 골프클럽 내에 위치해 있다.

타운하우스는 도심권 근처에 많이 있는데 파주 지역 타운하우스가 대표적이다. 파주는 일산 및 강북 생활권자에게 유리하며 주변에 출판단지나 헤이리 등의 문화시설이 갖춰져 있다. 다음으로는 판교가 있다. 판교는 중도심 접근성과 생활 인프라가 좋아 시세가 다른 타운하우스보다 높은 편이다. 화성 동탄 역시 주변에 초중학교가 있고 마트와 같은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생활이 편리하다.

 

전문가 5人에게 묻다

새로운 주거 형태로 부각되고 있는 주말주택이나 전원주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전원주택을 활용한 재테크를 유망하게 보는 전문가가 있는 반면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도 있다. 이에 김광석 리얼투데이 리서치&컨설팅 실장, 김연화 기업은행 부동산 팀장,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 등 부동산 전문가 5인에게 물었다.

Q 은퇴 후 서울이나 수도권을 떠나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은퇴 이전에 주말주택 형태로 전원지에 주택을 마련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데, 주말주택, 전원주택은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 미래 전망이 어떠한가?

김연화 팀장: 전원주택의 투자가치는 지가 상승 여부가 관건이다. 서울 근교에 위치하되 대중교통 접근이 유리하거나 지방이라도 혁신도시, 행정도시, 산업단지 등 개발계획이 있는 지역이 쾌적한 주거목적과 지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즉 입지 선택이 주요하다.

박합수 팀장: 주말주택이나 전원주택의 전망이 좋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로망이고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안민석 연구원: 전원주택을 마련하려면 적지 않은 투자비용이 들어간다. 아울러 전원주택 특성상 외곽지에 위치해 개발 호재가 발생되기 쉽지 않아 가격 상승이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수요 개념으로 접근해서 교통, 교육, 문화 등 제반 여건이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수준인지 확인해야 매각할 때도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정태희 팀장: 투자가치가 있는 곳은 한정적이라고 본다. 전원생활을 하려면 노후자금이 넉넉하게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대부분 가구는 노후 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전원생활을 할 수 있는 수요층은 극히 제한적이다. 투자보다는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노후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노년층 거주지 패턴은 양극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도시 인근에서 전원생활을 하겠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는 대다수 계층은 구도심에 남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Q 주말주택과 전원주택으로 추천하는 입지는?

박합수 팀장: 전망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추천을 하라고 한다면,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를 권하고 싶다. 서울 잠실에서 20~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30분 만에 도심에서 자연으로 회귀할 수 있는 지역이다. 전원주택이라 하더라도 유사 시 출퇴근이 가능해야 하며, 병원이나 쇼핑 등 편의시설 접근이 수월해야 한다. 또한 주변의 주민들의 텃세가 없어야 하며, 거주민의 수준, 커뮤니티가 좋아야 한다.

정태희 팀장: 일부러 강원도 오지 산골에서  전원생활을 할 것이 아니라면 도시 인근이 좋다. 전원생활을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생활이 편리해야 한다. 도시와 떨어져 있으면 갑자기 아프거나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조치가 어렵고 생필품 구입 등도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거리면 좋겠다.

김연화 팀장: 서울 근교에서는 접근성과 쾌적성이 뛰어난 가평, 양평, 청평, 하남, 광주, 용인, 평택, 화성 일대가 좋고, 지방은 원주 등 기업, 혁신도시 부근을 추천한다.

김광석 실장: 서울과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양수리 인근을 권하고 싶다. 이 지역은 환금성도 괜찮은 편이고 자연환경도 우수하다.

안민석 연구원: 개인적으로는 파주 운정, 교하 쪽을 추천한다. 수도권 남부는 이미 전반적으로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고, 교통량이 많아 불편하지만 파주의 경우 최근 제2자유로가 뚫렸고 경의선도 연장 개통해 교통여건이 개선됐다. 또한 일산 생활권과 매우 가까워 상업, 문화시설을 이용하는 데도 불편함이 없고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돼 주변 개발에 따른 시세 상승도 예상되고 있어 부동산 가치 상승도 노려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Q 주말주택이나 전원주택으로 추천하는 형태는?

안민석 연구원: 직접 거주할 목적이라면 전원주택지를 구입해 직접 짓는 형태나 단독주택이 연립형으로 지은 땅콩주택이나 타운하우스보다 장점이 많다. 하지만 전문 시공업체가 지은 고가의 타운하우스를 최근 경기침체로 30~40%까지 할인해 분양하는 곳도 있어 모든 시설이 갖춰진 고급 주택을 원가 수준에 매입해 향후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에 시세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박합수 팀장: 전원주택은 금액도 작게, 크기도 작게 접근해야 한다. 항상 되파는 환금성을 확보해야 하므로 3억원 전후에서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전원주택은 여차하면 펜션으로의 변신도 필요하므로 입지 선택 시 계곡을 끼고 매입하는 전략은 항상 유효하다. 특히 땅콩주택은 주의해서 접근해야 하며, 일반적인 선호형태는 아니므로 전원주택 생활을 하며 협소한 공간에 거주할 이유는 없다. 타운하우스 위주의 접근은 매입보다는 전세 위주로 한번 살아보고 결정하는 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태희 팀장: 주택 형태는 토지 형태, 자금 등 개인 여건에 맞는 주택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토지를 매입해 직접 주택을 지을 것인지, 기존 주택을 매입할 것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최근에는 조립식 주택과 이동식 주택 등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개인 상황에 맞는 주택을 꼼꼼히 살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김연화 팀장: 세컨드하우스 개념의 주말주택은 힐링이 주목적이므로 싱글하우스(단독주택)가 좋으며, 상시 거주 목적인 전원주택은 (인근 편의시설을 고려한 집단촌락 형태로) 타운하우스, 땅콩주택, 싱글하우스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