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 효과란 불황기에 저가임에도 소비자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상품이 잘 판매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은 립스틱에 들이는 돈마저 아까워하고 있다. 이에 중저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립스틱, 립글로스, 립틴트 등의 제품을 합친 ‘올인원’ 립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가격 부담은 줄었는데도 세 제품의 효과를 모두 담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여성들의 입술이 짙어진다고들 한다. 화장할 때 큰 돈 들이지 않고도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수단이 ‘립스틱’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불황기에 소비자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저가 상품이 잘 판매되는 현상을 ‘립스틱 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은 립스틱에  들이는 돈마저 아까워하고 있다. 립스틱, 립글로스, 립틴트 등 다양한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추세이다 보니 입술 화장에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은 것. 이에 따라 립스틱 가격마저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화장품 회사들이 ‘올인원(all-in-one)’ 립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기초화장품의 트렌드였던 ‘올인원’ 열풍이 립 제품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이다.

올인원 제품을 사용하면 평소 립 제품 구입에 들이는 비용이 약 3분의 1로 줄어든다. 더페이스샵에서 지난 4월 말 출시한 ‘페이스 잇 레슨 아티스트 핑거 글로스’ 제품의 경우 가격이 1만1900원으로 자사의 대표 제품인 ‘페이스 잇 아티스트 터치 립스틱’, ‘페이스잇 리얼 다이아몬드 립글로스’, ‘러블리믹스 아쿠아틴트’ 3개 제품의 가격을 합친 2만2200원과 비교했을 때 절반 정도다.

올인원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 부담을 덜 수 있는 데다 세 가지 제품의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틴트의 지속력과 립글로스의 광택감, 립스틱의 선명한 발색 등 세 제품의 장점만을 모았다. 더페이스샵을 운영하는 LG생활건강의 김지숙 대리는 “선명한 발색만을 원한다면 립스틱 제품만, 광택에 초점을 둔 메이크업을 원하면 립글로스 제품만 사용하되 각 제품의 중간 제형을 원하면 올인원 제품을 사용하면 된다”며 “고객은 매장에서 테스터 제품을 사용해본 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각사에서 내놓은 올인원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더 페이스샵에서 출시한 ‘페이스 잇 레슨 아티스트 핑거 글로스’는 지난 5월 한 달간 4만 개 이상 판매됐고, 미샤의 신제품 ‘시그너처 글램 아트 트리플 립스’는 출시 한 달 만에 10만 개가 넘게 판매됐다. 아리따움이 출시한 ‘쿠션 틴트’도 출시된 다음 달 초에 물량 6만 5000개가 품절된 것은 물론 신규 구매 고객 비중이 70% 이상 증가했다.

평소 립스틱과 립글로스를 동시에 이용해 오다 지난달 올인원 립 제품을 이용한 구효선(27세) 씨는 “비용도 절감되는 데다 세 개의 제품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하나로 해결돼 화장품 파우치가 가벼워졌다”며 만족해했다. 지난 5월 ‘컬러팝 반짝 틴트’ 제품으로 인기를 모았던 에뛰드 하우스 관계자는 “컬러팝 반짝 틴트는 출시하자마자 품절 사태를 빚었고 인기 컬러 제품는 지속적으로 추가 생산을 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어 알뜰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이민훈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미샤,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브랜드일수록 가격이 구매요인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하려는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비싼 색조화장품이 아닌 가격 부담이 적은 립스틱과 같은 제품이 소구력을 갖는 상황이라 올인원 립 제품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 립스틱, 립글로스, 틴트 합쳐진 올인원 제품 잇달아 출시

 

올인원 립 제품들은 최근 미샤,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중저가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입생로랑의 ‘루쥬 쀠르 꾸뛰르 베르니 아 레브르’ 등 해외 고가 브랜드가 올인원 립 제품을 내놓은 경우는 있었지만 국내 중저가 브랜드가 저렴한 올인원 립 제품을 내놓아 인기를 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LG생활건강, ‘페이스 잇 레슨 아티스트 핑거 글로스’ ‘글램 디자이닝 풀 틴티드 루즈’

LG생활건강의 더 페이스샵에서 지난 4월 출시한 ‘페이스 잇 레슨 아티스트 핑거 글로스’(4ml, 1만1900원)는 립스틱, 립글로스, 틴트의 느낌을 한 번에 표현해 주는 제품이다. 한 번 가볍게 바르면 틴트처럼 가볍고 자연스러운 느낌이지만 여러 번 덧바르면 더 진하게 발색돼 립스틱을 바른 듯 보인다. 또한 일반 제품보다 수분을 30% 이상 더 함유하고 있어 립글로스를 바른 듯 촉촉하게 연출할 수도 있다.

LG생활건강의 드러그스토어 전용 메이크업 브랜드인 보브도 채도가 높은 푸시아핑크 컬러의 립 제품인 ‘글램 디자이닝 풀 틴티드 루즈’(5g, 1만4000원)를 내놨다. 틴트의 오랜 지속력과 립글로스의 광택감, 립스틱의 선명한 발색 등 세 제품의 장점을 모두 모아 화사하고 촉촉한 핑큿빛 입술을 연출할 수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자사의 대표 립스틱과 립글로스, 틴트 3개 제품의 가격을 합친 약 2만원과 비교했을 때 절반의 가격으로도 다양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라며 “불황기 립스틱 효과와 더불어 최근 드라마에 출연한 여배우들의 립을 강조한 메이크업 홍보 효과에 힘입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 미샤 ‘시그너처 글램 아트 트리플 립스’

지난 3월 출시된 미샤의 ‘시그너처 글램 아트 트리플 립스’(6ml, 1만7800원)가 출시 이후 10만 개 판매를 돌파하며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등극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인기요인은 터치하는 횟수에 따라 가볍게 한 번 발랐을 때는 틴트, 두 번 펴 발랐을 때는 글로스, 세 번을 바를 경우 더욱 더 선명한 립스틱의 기능을 발휘하는 멀티-트랜스(Multi-trans) 제품이라는 점이다. 색상도 맘보 핑크(TPK01), 맘보 오렌지(TOR01)를 비롯해 총 8가지로 다양하다.

미샤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다양한 립 제품을 가지고 다니며 상황에 따라 다른 제품으로 립 메이크업을 연출하는데, 한 가지 제품으로도 다양한 효과가 가능하다는 점이 폭발적 판매고를 이뤄낸 것으로 보인다”며 “트리플 립스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립 제품 매출이 전체적으로 약 25%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 아리따움 ‘쿠션 틴트’

아리따움이 지난 2월 출시한 ‘워너비 쿠션 틴트’(1.1g, 8500원)가 이틀 만에 11가지 컬러 6만5000개 물량이 모두 매진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워너비 립 쿠션 틴트’는 스틱 제형의 ‘틴트’와 ‘스머징 쿠션’이 일체형으로 설계된 립 메이크업 제품이다. 주로 아이 메이크업에서만 유행하던 스머징 기법을 립 메이크업에 적용했다. 스머징 쿠션을 이용해 틴트를 입술 전체에 자연스럽게 펴 바를 수 있는데, 틴트 스틱의 양과 스머징 쿠션의 사용법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틴트 스틱에도 ‘매트 버터 시스템’이 적용돼 매끄러우면서도 더욱 선명하게 발색되도록 했다.

아리따움 관계자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매트한 광택과 선명한 발색의 립 메이크업 트렌드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 메이크업에만 사용하던 스머징 기법을 립 메이크업에 적용한 발상의 전환과 틴트와 스머징 쿠션이 일체형으로 설계된 혁신적인 어플리케이터가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에뛰드 하우스 ‘컬러팝 반짝 틴트’

에뛰드하우스는 지난 5월 올여름 메이크업 트렌드인 오렌지 컬러 메이크업을 강조한 ‘컬러팝’ 컬렉션을 출시했다. 오렌지 색상을 다양하게 표현한 립스틱, 틴트(7g, 8500원)와 다양한 컬러의 아이 펜슬, 민트와 블루 계열 네일 컬러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립스틱과 틴트는 부드러운 코랄 빛 오렌지부터 강렬한 레드 오렌지까지 다양한 오렌지 컬러 스펙트럼을 갖추고 있어 소비자가 자신의 피부 톤에 어울리는 색상을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틴트의 지속력, 글로스의 촉촉한 광택, 립스틱의 선명한 발색력을 모두 담았다.

에뛰드하우스 관계자는 “’컬러팝 반짝 틴트는 출시하자마자 품절 사태를 빚어 인기 컬러는 지속적으로 추가 생산을 하고 있다” 며 “오렌지 컬러의 인기와 함께 틴트 하나로 립스틱과 립글로스 효과까지 낼 수 있어 알뜰 소비자들에게도 어필하는 듯하다”라고 전했다.

 

· 이니스프리 ‘크리미 틴트 립스틱’ ‘네온 컬러 팟 루즈’ ‘비비드 틴트 루즈’

크리미 틴트 립스틱(3.5g, 1만2000원)은 립스틱 용도뿐 아니라 블러셔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립스틱을 살짝 긁어서 덜어낸 후 파운데이션이나 비비크림 소량과 골고루 섞어 바르면 크림 블러셔를 바른 듯한 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 또한 사용법에 따라 립스틱 효과뿐 아니라 틴트를 바른 듯 연출할 수도 있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크리미 틴트 립스틱을 입술 정중앙부터 가볍게 톡톡 두드리듯 발라주고, 컬러 가장자리를 손끝으로 부드럽게 섞어 주면 틴트를 바른 것처럼 자연스럽게 퍼진 컬러감이 오랜 시간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네온 컬러 팟 루즈(5g, 8000원)도 립스틱뿐만 아니라 블러셔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립스틱으로 사용하려면 립 브러시 또는 손가락을 이용해 입술 중앙부터 톡톡 두드리듯 발라주면 크림처럼 부드러운 컬러 텍스처가 선명한 컬러의 립 메이크업을 완성해 준다. 블러셔로 활용하고 싶을 때는 팟 루즈를 소량 긁어내어 비비크림이나 파운데이션을 1:1로 섞어, 손가락을 이용해 볼에 바르면 촉촉하고 밀착력 있는 크림 블러셔를 바른 듯한 효과를 줄 수 있다.

비비드 틴트 루즈(5ml, 1만원)는 립스틱의 컬러감과 글로스의 광택, 틴트의 지속력이 더해져 오랜 시간 촉촉한 립 메이크업을 연출할 수 있는 제품이다. 사용법에 따라 다른 제품을 사용한 듯한 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 입술 중앙에 그러데이션해서 발라주면 틴트를 바른 듯한 효과를 줄 수 있고, 입술선을 따라 꼼꼼하게 채워주면 지속력 있는 립스틱을 바른 듯 연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