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국 우한에서 개최된 한국상품 판촉전.


“전자레인지에 넣어도 안전한 한국산 식품용기를 찾아달라.” 이는 금년 초 필자가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우한시(武漢市)의 모 유통업체 총경리로부터 받은 부탁이었다.

중국 내륙지역까지 안전 문제를 중시한다는 것에 놀랐고, 자신들의 안전을 담보하는 제품을 한국에서 찾는다는 사실에 뿌듯함도 느꼈다.

이후 필자는 그 총경리에게 다수의 한국산 식품 및 생활용품(이하 소비재)을 소개했고, 두 차례(4월, 9월) ‘한국 상품 판촉전’을 공동 개최하는 관계로까지 발전했다.

그간 중국 내륙 시장에서 한국 소비재는 의류와 일부 식품류에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전반적인 인지도 면에서는 일본,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은 말할 것 없이, 대만이나 홍콩에도 밀렸다.

유명 스타들과 드라마를 통해 조성된 한류붐이 내륙지역에서는 실제 소비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다.

우한시와 같은 내륙 최대 도시에서조차 한국산 소비재는 안정적인 판매채널을 갖추지 못하고 제품군 또한 단조로운 편이었으며, 로컬 도매상들이 연해로부터 소량씩 구매한 제품이 주로 유통되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대내외적인 경제환경 변화는 우리 소비재 기업의 중국 내륙시장 진출에 큰 기회를 제공해 주게 된다.

멜라닌 파동 등으로 내륙 소비자들도 안전인식이 높아졌고, 인민폐 절상에 따른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제고되는 등 긍정적 요인이 발생했다.

때마침 중국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의 초점이 내륙지역에 맞춰지면서 내륙지역 소비가 상대적으로 덜 위축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강하게 일어난 웰빙 바람으로 인해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고, 중국의 내륙 소비자들도 한국산은 신뢰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이러한 대내외적 환경 변화로 인해 우리 기업들은 중국 내륙 시장 진출을 위한 매우 유리한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번 ‘한국 상품 판촉전’ 행사를 통해 한국 소비재가 이제는 제 대접을 받을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앞으로 한국 소비재의 점유율이 크게 높아질 것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내륙 시장은 물류 문제 및 유통구조의 복잡함으로 인해 한국 기업이 직접 진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내륙 최대 도시에 속하는 우한만 하더라도 한국 교민수가 200명이 채 안 되기 때문에 한국 제품이 대량 유통되는 데는 제약이 많다.

이러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우한시와 같은 내륙 로컬 시장에 한국 소비재가 안착을 했다면, 이는 중국 어디에도 될 수 있다고 봐도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9월 개최된 우한 ‘한국 상품 판촉전’에서 한국 소비재가 성황리에 판매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산 소비재 중 주요제품의 내륙 시장 전망을 다음과 같이 정리 할 수 있다.

첫째, 식품류 중에서는 유자차의 약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당도가 높고 생산공정이 우수하여 중국산이 적수가 못 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또한 금년 하반기부터 우한 시장에서 유통이 시작된 신선우유는 곧 스타상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중국산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가격에도 우수한 품질과 맛으로 내륙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기타 각종 음료, 과자류 등도 소비를 높여갈 전망이다.

둘째, 소비재류 중에서는 고급 식품용기가 계속 각광을 받을 것이다.
환경호르몬 파동의 여파는 내륙 소비자의 소비패턴도 바꾸고 있다.

장상해 우한KBC 센터장

유사 중국 제품이 범람하고 있으나, 월등한 품질과 안전성으로 고급 소비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기타 각종 주방용구, 화장품 등이 소비자들의 반향을 불러오고 있다. 내륙에까지 불기 시작한 한국 소비재에 대한 선호 바람.

지금은 미풍에 불과하지만 올바른 전략과 현지 시장에 맞는 콘셉드를 잘 잡는다면 머지않아 제2의 한류이자 광풍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