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눈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직장생활에서 격무와 스트레스로 찌든 40대 이후 남성들이라면 ‘중심성 망막증’을 조심해야 한다. 중심성 망막증은 갑자기 눈앞에 동전 모양의 그림자가 생겨 잘 안 보이고 물체가 이중으로 겹쳐 보이는 시력 장애가 나타난다.

이른 아침 아직 피곤하지만 출근을 위해 세수를 하고 아침밥은 당연히 거르고 집을 나선다. 만원 버스에 몸을 싣고 운이 좋아 자리가 나면 앉아 정신없이 졸거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한다. 아침 9시 업무가 시작되고 하루 종일 컴퓨터로 근무, 6시 퇴근시간이 되어도 할 일이 많아 야근을 하거나 가끔 회식을 하기도 한다. 회식 자리에서는 상사의 권유로 술을 마시게 되고 폭음으로 이어진다.

개인차는 있지만 아마  직장인 대부분이 이런 생활 패턴을 매일 반복할 것이다. 과도한 업무와 회식이 반복되면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기본적인 건강관리조차 못하는 게 직장인들의 현실이다. 이렇게 스트레스가 쌓이고 과도한 업무, 음주, 흡연이 반복되는 직장인들의 생활습관은 각종 안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우리의 눈은 인체에서 가장 민감한 부위 중 하나이기 때문에 평소 생활습관을 바로 해 눈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할 만큼 눈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40대 전후 남성 직장인들은 같은 또래의 여성이나 다른 세대보다 더 왕성히 오랜 시간 직장생활을 했기 때문에 각종 안 질환이 많이 발생할 수 있는 나이이다.

40대 전후 남성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안 질환 중 하나는 ‘중심성 망막증’이다. 중심성 망막증은 망막 아래의 맥락막에서 삼출액이 흘러나와 초점을 맺는 황반부에 고이는 질환으로 갑자기 눈앞에 동전 모양의 그림자가 생겨 잘 안 보이고 물체가 이중으로 겹쳐 보이는 시력 장애가 생긴다.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호르몬의 과다 분비나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 복용이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유력하다. 특히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게 되면 카테콜라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로 인해 맥락막과 망막색소 상피층에 염증이 생겨 이 같은 질환이 나타나게 된다. 중심성 망막증은 저절로 치유되거나 레이저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재발 가능성이 높고 재발이 반복되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취미활동을 통해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잦은 회식으로 술자리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회식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장인들도 매우 많다. 술자리가 잦다 보면 자연스럽게 과음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음은 결막을 붓게 하고 눈이 수분을 빼앗겨 충혈되기 쉽다. 또한 알코올의 독성은 직접적으로 시신경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눈의 노화를 가속한다.

술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흡연을 많이 하게 되는데 담배 연기 역시 눈 건강에 좋지 않다. 간접흡연으로 접하는 담배 연기는 물론 직접 담배를 피울 경우 대표적인 실명 질환인 황반변성이나 녹내장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회식 자리를 무조건 피할 수는 없겠지만 되도록 잦은 술자리는 자제하고 참석하더라도 폭음을 삼가는 것이 좋다.

또 사무실에 앉아 하루 종일 일을 하다 보면 습관적으로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된다. 커피 외에도 요즘에는 각종 에너지 음료가 많이 나와 카페인 섭취가 저절로 늘게 됐다. 적당한 카페인 섭취는 각성 효과를 줘 직장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카페인은 안압을 상승시켜 녹내장을 일으킬 수 있는데 만약 특별한 이유 없이 자주 눈꺼풀이 떨린다면 본인의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체크해봐야 한다. 커피는 하루에 한 잔 이상 마시지 않도록 한다.

아무리 눈 건강을 위해 조심한다고 해도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완벽하게 관리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따라서 평소 영양분 섭취를 통해 눈 관리를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먼저 카페인의 다량 섭취를 막기 위해 커피나 에너지 음료는 삼가고 대신 눈에 좋은 결명자차나 오미자차를 마시도록 하며 눈의 피로와 건조함을 예방하는 비타민 A가 풍부한 토마토나 파프리카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루테인이 풍부한 시금치나 브로콜리, 케일을 하루에 한 번은 먹도록 한다. 비타민 C가 풍부한 산딸기는 술로 인한 눈의 탈수와 충혈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만약 음식물 섭취가 번거로울 경우에는 시중에 나와 있는 눈 영양제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

김진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전문의

·카이스트 파팔라도 메디컬센터 겸직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안과학교실 외래교수

·前 동아대 안과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