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왠지 곱게 차려입고 나가고 싶은 계절이다. 뚝섬 한강공원으로 가보자. 깔린 잔디 위에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눈에 띈다. 공원의 규모는 82만5000㎡(249562.5평). 그중 잔디는 10만㎡(30250평)에 걸쳐 있다. 전체 규모의 약 12%가 잔디인 셈이다.

조경 공사 시, 잔디는 보통 ‘뗏장’을 이용해서 깐다. 뗏장은 흙이 붙어 있는 상태로 뿌리째 떠낸 잔디의 조각을 뜻한다. 개당 가로 18cm × 세로 18cm 크기다. 보통 잔디 농가에서는 뗏장 다섯 개를 한 묶음으로 판매하며, 7묶음을 잔디 평수로 한 평이라 친다(실평수로 따지면 0.6평). 천연잔디를 재배하는 농원은 주로 전남 장성과 광주에 있다. 농가에서 직거래로 구매할 경우 장당 90원, 평당 약 3000원이다. 만일 뚝섬 한강공원 잔디에 뗏장을 깔았다고 하면, 풀 비용만 1억원 이상 들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사실 공원에 깔린 건 인조잔디다. 인조잔디는 1956년 미국에서 처음 제작됐다. 가짜 티 풀풀 난다고 우습게보면 안 된다. 인조잔디는 폴리염화비닐리덴(PVDC)ㆍ폴리에틸렌(PE)ㆍ폴리프로필렌(PP)ㆍ나일론 등 합성섬유로 만드는데, 넘어질 때 부상 예방을 위해 바닥에는 충진재를 넣는다. 그래서 대개는 천연잔디보다 더 비싸다. 축구장용(풀 길이 55mm) 인조잔디는 평당 15만원 전후, 조경용(19mm)은 평당 9만원 정도다. 일반적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천연잔디의 2배 정도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이 인조잔디를 둘러싸고, “일견 반영구적이라 실용적으로 보이지만, 6개월~1년 단위로 보수 공사가 필요한 등 수명이 짧아 결과적으로 천연잔디만 못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올여름이 되면 공원의 잔디는 사람들이 ‘풀(full)’로 찰 것 같다. 서울시는 7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한 달간 이곳에 임시 캠핑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텐트 100동이 설치될 계획이다. 캠핑장 바로 앞에는 풀장도 있어서 좋다. 다음 달 28일부터 개장한다. 8월 말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며 이용요금은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파인리조트’가 위탁운영을 맡기로 했다.

오랜 시간 수영하면 허기진다. 야외 풀장은 군것질하기 자유로워서 좋다. 특히 공원에는 풀빵장수도 있다. 붕어빵을 왜 풀빵이라 부를까. 요즘에는 화학풀을 쓰지만 예전에는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풀을 썼다. 거기에 팥만 넣고 구우면 빵이 되니 이름이 풀빵이다. 동네마다 다르지만 보통 3개에 1000원이다.

사이좋게 풀빵을 나눠먹는 커플이 지나간다. 어찌나 착 달라붙어 있는지 떨어질 줄을 모른다. 풀로 붙이기라도 한듯. 전 세계 접착제 시장은 680억달러(약 76조원) 규모다. 그중 44%를 공업용 풀이 차지한다. 풀이 쓰이는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건축에 사용되는 못, 징이나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볼트 등의 금속제품들을 대체하고, 의료분야에서는 상처를 봉합할 때 실과 바늘 대신 사용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특수 풀의 연간 시장규모는 100만달러에서 10억 달러 이상으로 급상승 중이다. 국내 풀 시장 또한 연 3.5~5.5%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제아무리 이것저것 붙이는 풀이라 해도 한 번 헤어진 인연은 다시 붙일 수 없다. 작년 이맘때 ‘풀잎사랑’을 불러주던 그가 문득 생각난다. 갑자기 기분이 처진다. “왜 풀이 죽어 있냐”며 박카스를 건네던 그…. 국내 자양강장제 시장은 2011년 기준, 연간 1600억원 규모다. 동아제약 박카스, 일양약품 원비디, 영진약품 영진구론산 등이 대표 제품이었다. 최근 몇 년 전부터는 롯데칠성음료의 ‘핫식스’가 그 아성에 도전하고 있으며 롯데제과가 ‘왕올빼미’, 한미약품은 ‘프리미엄레시피’로 자양강장제 업계에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