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가 하락에 힘입어 수출입 상품의 교역조건이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4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10년 100기준)는 89.1로, 전년 동월보다 5.4% 올랐다. 지난 3월에 2.3% 올라 3개월 만에 상승세를 보인 데 이어 두 달 연속 개선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2011년 교역조건이 나빠 아직 기준치 100을 밑도는 수준이다.

한은에 따르면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크게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수출가격지수가 작년에 비해 4.0% 하락하는 동안 수입가격지수는 두 배 이상인 8.9%나 떨어졌다. 수입가격이 하락한 것은 원유와 유연탄, 동광석 등 원자재 제품, 나프타, 벙커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모두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현형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엔화약세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 우려에도  원자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한 수입단가 하락 효과가 커 전체적으로 교역조건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도 순상품교역조건 개선 및 수출물량 증가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대비 15.9% 상승했다. 유류 등 수입품 가격이 수출품보다 더 많이 하락해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상승한 데다가 수출물량도 늘어 소득교역조건지수가 더 큰 폭으로 향상됐다.

교역여건이 나아졌다고 해도 내수가 취약하면 성장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특히 주요 선진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이로 인한 유동성 확대만큼 통화 간 마찰음이 빈번하고, 환율 변동성에 수시로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국내 경제의 회복세를 강하게 체감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 정부는 내부적으로 정책을 통한 돌파구를 찾는 동시에 미국 이외의 수출지역으로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1분기는 정부 인선이 늦어지면서 정책적인 공백이 있었지만 2분기 중 이어진 재정과 통화정책의 공조는 긍정적 변화로 보여진다. 하지만 정책당국이 꾸준히 정책적 대응 의지를 보여주며 경제주체의 심리가 개선 조짐을 보이는지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