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던 일본 증시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 23일 일본 니케이 지수는 하루 만에 7.3%나 떨어졌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장기채와 시중금리 상승에 대한 긴급 대책으로 내놓은 2조8000엔 규모의 유동성 정책 때문이다.

현재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4월 중순 0.50%를 하회한 이후 다시 0.60%로 올랐다. 5월 들어서도 상승세가 이어졌으며, 일본 국채 금리 또한 상승폭이 커졌다. 니케이 지수가 하락한 23일에는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에 이어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0.94%를 상회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엔저 심화에 대한 불안과 미국 장기채 금리의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일본 국채 금리도 가파른 속도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칫 일본의 금리 변동성 확대가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리스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일본 증시의 하락은 곧 아시아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도 전일대비 -1.24%(24.64포인트)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과도한 급등세가 이어졌던 니케이 지수 하락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니케이 지수 하락이 이미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반응도 있다. 이제 시장은 다시 엔달러 환율에 주목한다. 엔달러 환율은 일본 내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킨 가격변수이자  아베노믹스의 성패를 결정지을 가격변수이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대한 발언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미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서 “아직 실업률이 높고 정부가 재정지출을 감축하는 상황에서 자산매입 규모를 감축하면 금리 상승은 물론 미국 경기회복세가 늦춰지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양적완화 유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노동시장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얻을 경우 경제지표 개선 여부에 따라 자산매입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